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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팩트체크 사이트, 기준도 원칙도 없다조선일보 팩트체크 사이트 분석 보고서(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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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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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기간 : 2017224~55

모니터 대상 : 조선일보 팩트체크 사이트(https://goo.gl/kfX1bd)

정리 : 배나은 민언련 활동가

3월 24일. 조선일보는 팩트체크 전용 사이트(https://goo.gl/kfX1bd)를 오픈했다. 명분은 각 후보 발언의 진위 여부를 가리고, 미 대선 이후 화두로 떠오른 ‘가짜뉴스’를 잡겠다는 것이었다.

주요 일간지들이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가 운영하는 SNU FactCheck(http://factcheck.snu.ac.kr/)에 동참하거나, 자사 홈페이지에 개설된 팩트체크 코너에 관련 보도를 배치하는 정도의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선일보의 ‘팩트체크’에 대한 ‘열정’은 가히 ‘선도적’이었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조선일보가 자체 사이트를 통해 야심차게 선보인 이른바 ‘팩트체크 보도’들은, 유권자들을 위해 “후보들을 둘러싼 여러 논란과 쟁점의 사실 여부를 진단”한다는 당초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선거 개입 도구’였을 뿐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조선일보 팩트체크 사이트 속 각 후보별 보도 양상과 해당 보도의 지면 인용 양상을 검토해 보았다.

어떤 후보를 가장 열심히 검증했는가? 검증 결과는?
조선일보는 어떤 후보 검증에 가장 관심을 기울였을까? 팩트체크 사이트 내에서 ‘발언 루머’ 코너의 △후보별 보도량 △첫 보도 시기 △바이라인 △지면 반영 비율을 확인했다. 검토 기간은 코너 내 첫 보도가 올라온 2월 24일부터 5월 5일이다.

1위 문재인(22건), 2위 홍준표(17건)
이 기간 조선일보가 가장 많이 검증을 시도한 후보는 문재인 후보였다. 문재인 후보 카테고리에 분류된 검증 보도는 총 22건이었다. 그 뒤를 잇는 것은 홍준표 후보(17건)와 안철수 후보(14건), 유승민 후보(10건)였다. 심상정 후보에 대한 팩트체크 보도는 3건에 지나지 않았다. (A후보가 B후보에게 의혹을 제기했을 경우, 해당 팩트체크 기사가 두 후보의 카테고리에 모두 분류)


첫 보도 시기 역시 문재인 후보가 2월 24일로 가장 빨랐으며, 홍준표 후보 3월 21일, 안철수 후보 3월 28일, 유승민 후보 4월 3일, 심상정 후보 4월 4일 순이었다.

해당 사이트에서 바이라인은 ‘팩트체크팀’으로 적힌, 사실상 ‘무기명 기사용 바이라인’과 실제 조선일보 기자의 이름이 명시된 ‘기명 기사용 바이라인’으로 나뉜다. 이 중 기명 기사용 바이라인 보도가 가장 많았던 것 역시 문재인 후보(15건)였다. 여기에 팩트체크팀이라는 바이라인과 기자 이름이 적힌 바이라인이 함께 붙어있는 협업기사 2건을 더하면 기명 기사용 바이라인이 달린 문재인 후보에 대한 검증 보도는 총 17건에 달한다.

그 뒤를 이은 것은 안철수 후보로 기명 기사용 바이라인만 달린 보도가 6건, 협업 보도가 2건으로 총 8건이었다. 홍준표 후보는 기명 기사용 바이라인 보도가 4건, 협업 보도가 1건으로 총 5건을 기록했다. 유승민 후보는 총 10건의 보도 중 기명 기사용 바이라인이 달린 기사가 고작 2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8건은 모두 ‘팩트체크팀’ 바이라인이 달려있었다. 심상정 후보는 기명 기사용 바이라인 보도가 단 1건이었다.


조선닷컴 팩트체크가 지면에 반영된 비율도 문재인(9건, 44%), 2위 홍준표(3건, 18%)
해당 사이트 내 팩트체크 보도가 지면에 반영된 비율 역시 문재인 후보가 가장 앞섰다. 지면 반영 기준은 기사의 모든 내용이 같지 않더라도 ‘동일한 기자’가 ‘당일 혹은 근시일내’에 ‘온라인 지면 보도와 상당수의 같은 문장’을 사용하여 ‘기사 내에 같은 문제의식’을 담아낸 경우로 한정해 중복 집계했다.

그 결과 문재인 후보에 대한 총 22건의 팩트체크 보도 중 44%에 달하는 9건이 지면에 반영되었다. 홍준표 후보는 18%(3건), 안철수 후보는 14%(2건), 유승민 후보는 10%(1건)였다. 심상정 후보와 관련한 팩트체크 보도는 단 한 건도 지면에 반영되지 않았다.


즉 조선일보가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해가며 가장 검증에 관심을 기울인 후보는 문재인 후보였으며, 그 외에는 홍준표 후보, 안철수 후보, 유승민 후보, 심상정 후보 순으로 관심을 쏟았다고 할 수 있다.

판정결과, 문재인만 사실아님이 10건, 홍준표는 일부만 사실이 6건
팩트체크 보도는 기본적으로 ‘사실인지 사실이 아닌지 밝히겠다’는 함의를 지닌 보도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판정 결과일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팩트체크 사이트 역시 각 이슈에 대한 ‘사설’ ‘일부만 사실’ ‘사실 아님’ ‘판정보류’ ‘말바꿈’이라는 다섯 가지 판정 기준을 설정해두고, 이를 각 기사마다 붙여두고 있다. 이 결과에 대한 최종 통계는 해당 사이트 메인화면과 후보별 통계 페이지 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그렇다면 판정 결과는 어떠했을까? 문재인 후보는 전체 22건의 보도 중 10건(45%)의 보도에서 ‘사실아님’ 판정을 받았다. ‘일부만 사실’은 3건, ‘판정보류’는 2건, ‘말바꿈’은 1건이었다. 사실은 6건(27%)에 그쳤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17건의 보도 중 4건의 보도에서만 ‘사실아님’ 판정을 받았으며 ‘사실’은 7건이었다. 나머지 6건은 모두 ‘일부만 사실’ 판정을 받았다.


안철수 후보도 ‘사실’이 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실아님’과 ‘일부만 사실’이 각각 3건이었다. 나머지는 ‘판정보류’가 2건, ‘말바꿈’이 1건이었다.


유승민 후보도 ‘사실’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실아님’은 2건, ‘일부만 사실’이 4건이었다.
심상정은 아예 ‘사실’ 판정이 없었다. 3건의 보도 중 ‘일부만 사실’이 2건이었으며 다른 1건은 ‘사실아님’이었다.


즉 ‘사실’과 ‘사실아닌’ 판정이 모두 있었던 6명의 후보 중 ‘사실아님’ 판정이 ‘사실’ 판정보다 많았던 후보는 문재인 후보뿐이었던 셈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사실, 혹은 일부만 사실 보도가 ‘사실아님’보다는 많았다. 이는 얼핏 대선 정국에서 ‘거짓말을 가장 많이 했던 후보’가 홍준표 후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이 가지 않는 결과다. 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조선일보 ‘팩트체크’의 수법을 알려주마

방법 하나. ‘후보 주변 얘기’가 함정
일차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카테고리 분류 기준상의 문제점이다. 조선일보는 A후보의 발언이 사실일 경우에도 ‘사실’ 판정을 내리지만, A후보에게 문제를 제기한 쪽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에도 이를 ‘사실’ 판정을 하고 있다.


이슈가 된 후보 발언의 사실 판단 기준은 ‘후보 본인의 발언 사실 여부’이기에 여기에 ‘사실’이 많이 나올 경우 해당 후보는 ‘상대적으로 진실을 말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후보 주변 얘기’ 항목에서 나오는 ‘사실’ 판정은 대부분 해당 후보가 ‘거짓말을 했거나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조선일보는 이 두 사안을 그래프로 그릴 때 각각 ‘이슈가 된 후보 발언’과 ‘후보 주변 얘기’라는 항목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사를 직접 눌러 하나씩 확인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대략적인 설명만으로는 해당 판정이 실제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알지 못할 수밖에 없다. 이미지 소비자들이 ‘사실아님’ 판정이 많을 경우 해당 후보에 대해 부정적 인상을, ‘사실’ 판정이 많을 경우 긍정적 인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행태다.


예를 들어 <김진태 “홍준표 지사가 국회 운영위원장 판공비, 집에서 쓰게 한 것은 문제”>(3/29 팩트체크팀 https://goo.gl/Fc5ZR9)는 김진태 의원이 “홍 지사가 과거 국회에서 국회운영위원장의 판공비 일부를 집에 갖다 줘 모아서 썼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공격한 것에 대해 홍 지사가 “‘국회대책비’ 중에서 직책수당에 해당하는 급여 중 일부를 아내에게 준 것이 뭐가 문제냐”고 반발한 내용을 ‘검증’한 뒤 ‘사실’ 판정을 내렸다. 의혹을 제기한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판정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 文후보 진영 “선거법 위반, 이중 월급 받았다가 패소한 홍준표가 정의를 외치다니!”>(4/5 팩트체크팀 https://goo.gl/RKXdmS) 역시 문재인 후보 진영이 “홍 후보가 15대 총선에서 과거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고, 안기부 파견 검사 시절 이중으로 받은 월정 직책금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받았다”고 지적한 것이 ‘사실’이라는 의미에서 ‘사실’로 분류되었다.


반면 <홍준표 “동성애 때문에, 대한민국에 에이즈(AIDS)가 1만4000명 이상 창궐”>(4/27 팩트체크팀 https://goo.gl/mBemDf)이나 <홍준표 “미·일 방위조약은 전쟁나면 미국이 자동개입…한·미 조약은 아니다”>(4/27 팩트체크팀 https://goo.gl/Y9n62P), <홍준표 “한일 위안부 협정은 해서는 안 되는 협정…파기하는 수밖에!” 파기할 수 있나?>(3/31 팩트체크팀 https://goo.gl/0raSWh)등은 모두 홍 후보의 발언을 기준으로 ‘사실’ 혹은 ‘사실아님’ 판정을 내렸다.


< 문재인 전 대표의 집권 겨냥한 ‘예비 내각’?>(2/24 정우상 기자 https://goo.gl/OqrCqp)의 경우 ‘문재인 정부 내각-청와대 지라시가 사실이 아니다’라는 의미에서 ‘사실아님’ 판정이 나왔지만, 이건 문재인 후보 측이 어떤 잘못을 하거나 거짓말을 해서 나온 판정이 아니다.

방법 둘. 카테고리 중복 배치 기준도 ‘맘대로’
조선일보가 후보별 카테고리 통계를 내면서 ‘A후보가 B후보에게 제기한 의혹’을 검증한 기사를 A후보 카테고리와 B후보 카테고리에 중복해서 넣고 있다는 점도 통계의 가치를 떨어트린다.


이를테면 <“문후보, 세월호 단식 중에 식비 계속 지출…가짜 단식?”이라는 국민의당 주장은>(4/18 김아진 기자 https://goo.gl/7qDOkf)는 조선일보 팩트체크 사이트 내 문재인 후보 카테고리와 안철수 후보 카테고리에 동시에 들어 있다.

그런데 이 기사는 두 카테고리에서 모두 똑같이 ‘사실아님’으로 분류된다. 두 후보가 공방을 벌여 어느 한 쪽의 의견이 ‘사실’이라면 다른 한 쪽의 의혹 제기는 ‘사실아님’으로 분류되어야 한다. 위의 기사의 경우 검증의 기준점이 문재인 후보를 향해 ‘가짜단식’ 의혹을 제기한 안철수 후보 측에 있다.

따라서 이 사안에서 사실상 ‘사실아님’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할 후보는 ‘사실이 아닌 의혹을 제기한’ 안철수 후보(캠프) 뿐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이 기사와 평가를 문재인 후보 카테고리에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


반대로 안철수 후보측이 문재인 후보 측에 제기한 <국민의당 “안이 승리한 양자 대결 여론조사 의심스럽다고? 2,3월의 같은 방식 조사엔 왜 침묵했나?”>(4/5 팩트체크팀)는 국민의당의 의혹 제기 내용이 타당하다는 측면에서 ‘사실’ 판정이 붙었음에도 문재인 후보 측 카테고리에도 ‘사실’ 판정을 달고 노출되고 있다.

또 문재인 후보 진영이 홍준표 후보 측을 저격한 <문후보 진영 “선거법 위반, 이중 월급 받았다가 패소한 홍준표가 정의를 외치다니!”>(4/5 팩트체크팀 https://goo.gl/RcxPQ1)의 경우 “홍 후보가 15대 총선에서 과거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고, 안기부 파견 검사 시절 이중으로 받은 월정직책금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받았다는 문 후보 진영의 비판은 맞는다”며 ‘사실’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 기사는 문재인 후보 카테고리와 홍준표 후보 카테고리에서 모두 ‘사실’로 집계된다. 홍준표 후보가 딱히 ‘사실’을 말한 것이 없음에도 그렇다.

이런 ‘혼란을 야기하는 분류 기준’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이를 근거로 나온 통계를 별다른 수정도 없이 그대로 유권자들에게 직관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그래프 등으로 만들어 노출하는 것은 ‘팩트체크’ 사이트에 걸맞지 않는 문제적 행태다.

방법 셋. 맥락 지우고 일부 발언만 검증해 ‘사실’ 처리
논란의 핵심을 지우고 일부 발언만을 검증대에 올려 판정을 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홍준표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한 검찰 특수본부장은 문재인 비서실장 시절 사정 비서관 출신”>(3/28 팩트체크팀 https://goo.gl/lC75hp)에서 조선일보가 검증한 것은 검찰이 박근혜 씨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기 직전 홍준표 후보가 3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이영렬) 특수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때 문재인 민정수석, 비서실장 밑에서 사정비서관으로 일했던 사람” “아마 그것 때문에 (검찰이) 박 전 대통령 신병처리에 고민이 많을 것”이라는 발언이다.

이 발언의 본질은 조선일보가 기사 말미 언급한 그대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눈치’와 ‘바람’ 탓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여기에서 발언의 맥락을 걷어낸 채 “문 후보가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비서실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이영렬 검찰 특수본부장이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낸 것은 맞는다”며 홍 후보의 발언을 ‘사실’ 판정했다.


< 홍준표 “성완종, 참여정부서 두 번이나 사면” 사실은?>(4/24 팩트체크팀 https://goo.gl/GQuVt8)에서도 조선일보는 홍준표 후보의 “문 후보는 왜 성완종을 두 번이나 사면을 해줬느냐” “맨입으로 해줬나”는 공세에 대해 “노무현 정부 때 성완종 전 회장에 대해 두 차례 특별 사면이 이뤄진 것은 맞는다”는 이유로 ‘사실’ 판정을 내렸다.

총평에도 “그 배경에 대해선, 자민련·한나라당·이명박 당시 인수위 등의 요청에 따라 사면 대상에 대한 ‘여야 균형’을 이룬 것이란 설명이 많다”며 ‘맨입’을 운운하며 마치 대가라도 받은 듯 몰아붙인 홍 후보의 지적이 사실과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사면 사실 자체’ 만을 검증 대상으로 삼아 이를 ‘사실’ 처리 한 것이다. 이 두 예시가 모두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향해 쏟아낸 공세라는 점 역시 눈여겨 볼 만 하다.

방법 넷. 부실한 근거로 당당하게 판정 내리기
판정을 내리기 위해 제시한 예시가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듯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홍준표 “노 대통령이 간첩단 수사 국정원장 사퇴, 문이 수사 축소… 위키리크스에 나와”>(4/25 이민석 팩트체크팀 https://goo.gl/Fo6bCq) 기사다.

해당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홍준표 후보가 23일 TV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2006년 ‘일심회 간첩단’ 수사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김승규 국정원장을 불러 ‘수사를 그만두라’고 했다” “(사건) 관련자가 전부 386 운동권, 문 후보 측 진영 사람들이 많아서 수사를 못 하게 한 것” “위키리크스에 나온다”고 발언한 것을 ‘일부만 사실’로 판정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승규 국정원장 사퇴시킨 것은 맞지만 문재인 후보가 당시 수사를 막았다는 주장은 위키리크스 전문에는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노무현 대통령이 김승규 국정원장 사퇴시켰다’는 근거 자료로 인용한 위키리크스의 구절들은 “청와대가 국정원을 강력하게 장악하려는 것으로 보이며, 일부 의심론자들(skeptics)는 김만복을 승진시켜 청와대가 국정원 수사 초기 단계에 있는 ‘간첩사건’을 은폐하려는 것으로 본다” “비판론자(some critics)들은 노 대통령이 10월 25일(미국 시간 기준)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김승규 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말한다”는 것들이다.

이는 엄밀히 말해 위키리크스가 직접 ‘판단’을 내린 구절이 아니라 ‘일부 의심론자들’과 ‘비판론자’들이 이러한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전달하는 구절이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김승규 국정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가 노무현 정부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정황은 위키리크스 폭로 전문 외에도, 당시 관련자 진술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라 주장하며 이를 ‘일부만 사실’로 처리했다.

방법 다섯. 후보에 따라 ‘일부만 사실’되거나 ‘판정불가’되거나
백보 양보해, 검증 사안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사실일 경우 무조건 ‘일부만 사실’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해보자. 그래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제기한 의혹을 다룬 <박범계 의원 “안, 포스코 주가 절반 곤두박질 책임…거수기 사외이사 역할”>(4/12 신은진 기자 https://goo.gl/dMc39C)에서 조선일보가 “안 후보가 이사회 의장 재직 중에 ‘부실기업’ 성진지오텍 인수가 이뤄진 것은 맞지만, 이를 토대로 ‘안 후보가 포스코 주가 폭락에 책임 있다. 공정경제를 주장할 자격이 없다’고 바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며 ‘판정 보류’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반면 홍준표 후보와 관련해 ‘둘 중 하나만 사실인 사례’는 대부분 ‘일부만 사실’로 처리됐다. 실제 <홍준표 “독일의 슈뢰더 총리는 노동의 유연성 확보해주고, 실업률 3.4%로 낮췄다”>(5/3 팩트체크팀 https://goo.gl/rES4WG)에서 조선일보는 “하르츠 개혁으로 독일 실업률이 뚝 떨어진 것은 맞는다. 사회보장제의 수준과 노동 관련 의식이 독일과 많이 다른 우리나라에서 추가적인 사회적 불안 없이 이런 개혁이 적용될 수 있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많다”며 이를 ‘일부만 사실’로 처리했다.

또 홍준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대학 등록금 자율화해서 등록금 113% 올랐다”?>(5/3 박승혁 기자 https://goo.gl/u8V3er)에서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대학등록금을 자율화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두 정부 10년 새 대학등록금이 두 배 가량 뛴 것은 맞는다”며 이를 ‘일부만 사실’로 처리했다.

특히 <홍준표 “심상정, 유승민, 안철수 모두 4월9일 전 사퇴 했어야…안 한 것도 꼼수”>(4/13 팩트체크팀 https://goo.gl/LywM13)의 경우 조선일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역 의원도 대통령 보궐선거 3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홍 후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여기에다가 “일반적인 전례와 달리 ‘패배 시 정계 은퇴(문)’‘후보 등록시 의원직 사퇴(안)’를 선언하지 않은 현역 의원 유승민·심상정 후보에 대해 ‘꼼수’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며 이를 거의 어거지로 ‘일부만 사실’ 판정했다.

방법 여섯. 제기한 의혹들, 정말 ‘핫한’ 의혹 맞나
애초 조선일보가 ‘검증하려고 한 이슈’ 자체가 편향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도 있다. 예를 들어 안철수 후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의혹은 ‘부인 특혜 채용’이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와 관련한 팩트체크 항목에는 이 사안이 아예 없다. 부인을 언급한 검증 이슈는 <안후보 부인 “2012년 대선에서 남편은 문 도와 백의종군” 진실은?>(3/28 팩트체크팀 https://goo.gl/VgQE22)이 유일하다.


반면 문재인 후보와 관련한 팩트체크 이슈는 당장 지면에까지 반영된 보도들만 추려봐도 ‘예비 내각 명단 관련 지라시’, ‘전두환 표창’, ‘아들 특혜 채용 의혹’, ‘폴리페서들의 학생 동원 논란’ ‘노무현 사돈 음주운전’ ‘여론조사 양자구도 비판’ ‘정권별 북한 지원 금액 공방’ 등 문재인 후보와 관련한 주요 논란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민순 회고록 관련 논란의 경우 해당 사이트에는 올라가 있지 않지만, 지면에 <대선 팩트 체크>라는 별도의 표시가 붙은 보도 형식으로 언급된 바 있다. (<‘찬성할 수도 있다’ 전통문→북 반발 답신→유엔서 기권 투표>(4/25 임민혁 기자 https://goo.gl/0Tqr55))


그렇다면 혹시 안철수 후보 부인 채용 특혜 의혹도 지면에 별도로 팩트체크 보도로 다룬 것은 아닐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조선일보가 해당 이슈를 그나마 정면으로 다룬 보도는 <“안 부인, 서울대 특혜 채용 의혹”>(4/14 박국희 기자) 정도인데, 해당 기사는 그저 두 후보 진영간의 공방을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더군다나 이 기사 옆에는 같은 크기로 <“문 부인이 산 가구, 해명 오락가락”>(4/14 선정민 기자)가 붙어있다. 전형적인 물타기 편집인 셈이다.

기타, 사족 붙여서 지면에서 목적 달성하기

그 외 판정은 제대로 내렸지만 참지 못하고 ‘사족’을 붙인 케이스도 있다. 예를 들어 <홍준표 “지니계수, 盧정부 때 최고로 나빴다”>(5/1 선정민 기자 https://goo.gl/3VF5rz)는 “노무현 정부 때 지니계수가 가장 높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홍 후보의 지니계수 관련 발언을 ‘사실아님’으로 판정했다. 그러나 이 판정 앞에는 “두 후보의 말은 어느 쪽도 ''완전히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다.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했다”는 부연설명이 붙어있다.


이런 부연설명은 해당 ‘팩트체크’가 지면의 <대선 팩트 체크> 보도 형식으로 이동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실제 위 기사의 지면 버전 보도 <지니계수, 노정부때 최대폭 상승… MB정부때 최고치>(5/1 선정민 기자 https://goo.gl/1XaFzX)의 경우 “두 후보의 말은 어느 쪽도 ‘완전히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고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을 한 것이다”라는 문구를 기사 앞부분에 부각해 보여준 뒤 그 뒤에는 각 후보 캠프의 공방을 나열했다.

지면 기사에는 온라인 기사와는 달리 ‘사실아님’ 판정조차 없어 ‘두 후보가 다 틀렸다’는 조선일보의 ‘사족’이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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