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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스탠딩토론 자부했던 KBS, 결과는 ‘공평성·유익성 상실’[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 대선주자 TV토론 모니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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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0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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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기간 : 2017413~25

모니터 대상 : SBS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자 초청토론>(4/13), KBS <2017 대선후보 KBS 초청토론>(4/19), JTBC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4/25)

정리 : 방송모니터위원회 김민정 회원

이번 평가항목은 후보 간 발언기회의 공평함을 나타내는 ‘질문-답변 횟수 차이’와 시청자가 기대하는 정보제공 여부를 뜻하는 ‘유익성’(주제 이탈 질문 비율), 정책 토론을 유도하는 ‘사회자 역할’로 설정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사회자의 공통질문을 제외한 ‘후보 간’ 질의응답 및 사회자의 개입 횟수로 한정했습니다. 3사 토론의 후보자별 발언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토론의 공정성유익성 좌우하는 ‘토론 포맷’, 역시 KBS가 ‘최악’
KBSㆍSBSㆍJTBC 방송사 3사 모두 대선토론에서 각 후보자간 발언시간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했습니다. 따라서 후보자 간 방송 노출 시간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많은 시청자들은 방송 3사의 토론을 보면서 후보 간 발언 분배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KBS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답변만 하다 시간을 소비한 반면, 같은 시간을 할당받은 심상정 후보는 타 후보에게 아무런 질문을 받지 못해 마치 주변인 같이 보였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후보들의 발언 ‘시간’이 아니라, 발언 ‘횟수’에 기인합니다. 토론의 방식에 따라 후보들이 똑같이 부여 받은 시간을 쓰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먼저 각 방송사의 토론 방식을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토론의 방식, 즉 ‘포맷’은 유익하고 공평한 토론을 가르는 핵심 기준입니다. 공평한 발언기회가 돌아가도록 규칙을 세세하게 짰는지, 정책토론이 네거티브공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토론영역을 나누거나 견제장치를 마련했는지 등에 따라 토론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KBS는 가장 단순한 포맷을 택했습니다. 이른바 ‘스탠딩토론’이라고 불리는 ‘시간총량제 자유토론’이었는데요. 주로 미국 대선에서 볼 수 있는 토론방식입니다. 양당제인 미국에서야 발언기회가 공평하게 돌아갈 수 있지만, 5당 후보가 나온 19대 대선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특정 후보만 집중포화를 받아 어떤 후보는 대답만 하다 끝나고, 어떤 후보는 시간이 남아돌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한 없는 토론은 유익성도 보장해주지 못했습니다. KBS 토론은 1부 ‘정치/외교/안보’, 2부 ‘교육/경제/사회/문화’ 정책토론으로 구성됐습니다. 인물검증 등 정책 이외의 것에 대해 토론할 시간을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후보들이 정책토론 시간을 활용해 인물검증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반면 SBS와 JTBC에선 공정성ㆍ유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도가 엿보였습니다. 우선 후보들의 발언 기회를 보장하고자 하는 규칙이 있었는데요. 두 곳 모두 발언 당 제한시간을 두었습니다. 가령 SBS는 정책검증토론에서 ‘질문-답변 각 1분 30초’ 룰을 두었습니다. JTBC는 가급적 1분 30초 발언 지킬 것을 당부했습니다. 특정 후보가 장시간 발언권을 독차지하는 경우를 막기 위함입니다. 또한 두 곳 모두 주도권토론에서 3명의 후보를 지목하라는 규칙을 두었는데요. 지지율이 낮은 후보에게도 질문이 갈 수 있도록 한 장치입니다. 인물검증 시간을 따로 마련한 것도 공통점입니다. SBS는 주도권 토론 전체를, JTBC는 주도권 토론 2라운드를 인물검증 시간으로 채웠습니다. 자질ㆍ도덕성 검증 시간을 따로 둠으로써 정책토론은 온전히 공약을 검증하기 위한 시간으로 쓰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통점 이외에도 두 곳 모두 토론의 질을 높이는 참신한 시도들이 꽤 있었는데요. SBS는 5명의 후보 모두 정책PT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시청자들이 각 후보의 주요공약과 이를 전달하는 태도를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JTBC는 ‘실시간 팩트체크’, ‘100인 방청객’ 두어 후보들이 발언에 주의하는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또한 ‘1분 찬스발언’을 마련해 발언 기회의 결과적 평등을 유도했습니다.

■ 3사 모두 문재인 후보에 ‘발언 쏠림 현상’
이러한 토론 포맷에 따라 각 방송사 토론에서 후보들 간의 발언 횟수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후보자들 모두에게 주도권 토론을 부여해 질문의 기회를 주고 이때 반드시 3명의 후보를 지목하도록 하여 질문에서 소외되는 후보가 없도록 한 SBSㆍJTBC는 질문과 대답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반면 시간만 정해놓고 자유롭게 토론을 하도록 한 KBS는 이 차이가 5명 후보 모두 상당한데 특히 심상정 후보는 질문만 10번, 대답은 없었습니다. 즉 질문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질문과 대답을 모두 합친 총 발언 횟수에 경우 3사 토론 모두에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입니다.


총 발언 횟수를 보면 JTBC의 경우 문재인ㆍ안철수 후보의 발언횟수는 각각 100회, 73회에 달했지만, 심상정 후보는 31회에 불과했습니다. SBS에서는 문 후보의 발언횟수가 88회로 가장 많았고, 안 후보가 67회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나머지 후보들은 50회 언저리로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KBS는 문 후보 24회, 안 후보ㆍ유 후보 각각 17회, 홍 후보 14회, 심 후보 10회 순입니다. 가장 유력한 후보에게 질문이 쏠리는 대선 토론의 기본적인 특성 상 3사 토론 모두에서 문재인 후보의 총 발언 횟수가 가장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총 발언 횟수는 각 방송사 토론의 특성과 장단점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이에 민언련은 객관적인 분석을 위해 각 후보의 ‘질문-답변 횟수 차이’를 따로 산정해봤습니다. 또한 고정된 토론의 포맷과 달리 실시간으로 토론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사회자 역할’과 이에 따른 ‘주제에서 벗어난 발언 횟수’(유익성)도 따로 분석했습니다.

■ 누구는 질문만 누구는 대답만 하다 끝난 KBS
TV토론에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질문쏠림 현상이 존재합니다. 이 경우 어떤 후보는 답변만, 어떤 후보는 질문만 할 수 있습니다. 답변만 할 경우 타 후보를 견제할 기회가 없고, 질문만 할 경우 자신을 보여줄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3사 토론의 후보 간 ‘질문-답변 횟수 차이’의 평균값을 비교해면 이런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표3> 참조)

각 후보자별 질문과 답변의 격차를 분석한 결과 격차가 가장 큰 곳은 KBS였습니다. KBS는 후보 당 평균 10회 가량 차이가 났습니다. 문재인ㆍ안철수 후보는 줄곧 대답만, 유승민ㆍ심상정 후보는 질문만 한 셈인데요. 특히 심 후보는 10번의 질문을 하는 동안, 심 후보 본인은 단 한 차례의 질문도 받지 못했습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5번 밖에 질문을 못했지만 19번이나 타 후보 질문에 대답만 해야 했습니다.


SBS도 9.4회로 차이가 적진 않았습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편차가 컸던 KBS와 달리 SBS에선 안철수, 유승민 두 후보의 문답격차가 두드러졌는데요. 안 후보는 답변을 19회, 유 후보는 질문을 16회 더 많이 했습니다.


‘질문-답변 횟수 차이’가 가작 적은 방송사는 JTBC였습니다. 평균 1.6회로 질문-답변의 차이가 상당히 작습니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는 질문-답변 횟수가 같았고, 가장 큰 격차를 보인 안철수ㆍ심상정 후보도 3회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 ‘질문-답변 횟수 차이’ 너무 큰 KBS, 문제는 사회자
이렇듯 KBS의 시간총량제 자유토론은 질문과 답변의 횟수에서 후보자 간 공정성을 보장하지 못했습니다. SBS는 JTBC와 상당히 유사한 토론 방식을 택했지만 ‘질문-답변 횟수 차이’가 JTBC에 비해 너무 컸습니다. 이는 토론 포맷 외에도 후보 간 발언 횟수의 공정성을 가르는 다른 기준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 다른 기준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요소가 ‘사회자의 역할’입니다. 사실상 대선 토론에서 방향성을 바로 잡는 역할은 사회자에게 일임됩니다. 사회자는 현장에서 토론의 불공정함과 무익함을 바로 잡는 사람입니다. 형평성에 맞게 토론이 진행되도록 유도하고, 불필요한 설전이 오갈 땐 단호하게 제지한다면 토론의 질은 향상됩니다.


그러나 KBS 토론에서 사회자의 역할은 미미했습니다. 사회자의 제지ㆍ중재는 10번의 개입 중 단 1번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9번은 ‘시간알림’용 발언이었습니다. 이마저도 질문공세를 받던 문재인 후보가 “질문할 기회를 달라. 심판께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자 “관련된 추가 질문인 것 같으니 잠깐 답변을 주고받고 질문 기회를 드리겠다”고 수동적으로 개입한 것뿐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방조가 후보 내 불공정성과 무분별한 주제이탈 발언을 낳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JTBC도 27번의 개입 중 5번만 제지 및 중재에 활용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약 18%로 KBS의 10%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 수치만 갖고 단순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앞서 살펴봤듯, JTBC의 주제이탈발언 비율은 3%로 가장 낮았습니다. 개입 필요성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치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사회자 손석희 씨는 각 토론 전후로 ‘주제에 맞는 질문을 하라’는 식의 주의를 지속적으로 줬습니다. 사회자의 노력이 토론의 질을 좌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BS는 총 9번의 개입 중 절반에 가까운 4번을 제지 및 중재에 썼습니다. 3사 중 가장 높은 비율인데요. 첫 TV토론임에도 불구하고 SBS의 주제이탈 질문 비율이 14%밖에 안 되는 데엔 사회자의 공이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주제 이탈만 31%인 KBS, 가장 유익하지 못해
유익성은 전체 질문 중 주제에서 벗어난 질문 수의 비율로 판단했습니다.

주제이탈 질문은 그 자체로 시청자의 기대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생산적인 토론을 할 시간 빼앗는다는 점에서 토론의 질을 낮춥니다.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SBS, KBS, JTBC 모두 정책토론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간에 타 후보 비방 및 인물 검증성 질문을 던지는 경우, 모두 유익성을 저해하는 발언으로 간주했습니다.


유익성이 가장 낮은 곳은 KBS였습니다. 전체 41개 질문 중 3분의 1에 달하는 13개가 주제이탈 질문이었습니다. 주제이탈 질문의 수는 낭비된 시간과도 비례했는데요. 1·2부 자유토론 시간 95분 중 30분을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에 허비했습니다.


타사에 비해 주제이탈 질문자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4명 모두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1번 이상했습니다. 특히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주제이탈 질문 비율이 높았는데요. 홍 후보는 9개의 질문 중 7개가, 안 후보는 3개의 질문 중 3개 모두 주제에서 벗어난 질문이었습니다.


홍 후보의 경우 1부 ‘정치/외교/안보’를 논하는 시간에 ‘대북송금’과 ‘송민순 회고록’ 이야기를 꺼내 안철수ㆍ문재인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안 후보의 경우 2부 ‘교육/경제/사회/문화’ 정책을 얘기하는 시간에 문재인 후보의 ‘적폐세력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특히 이 논란과는 관련 없는 유승민 후보에게 “문재인 후보가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향해 적폐세력이라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어 유 후보를 당황케 했습니다.


JTBC와 SBS의 주제이탈 질문은 각각 3%, 14%로 양호한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JTBC의 경우 총 133개 질문 중 4개의 질문만 주제에 어긋났는데요. 이 발언은 모두 홍준표 후보, 단 한 사람에게서만 나왔습니다. 부적절한 질문의 수와 그런 질문을 한 후보의 수가 모두 적은 것인데요. 이 때문에 JTBC는 정책위주의 토론이었다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 KBS의 새로운 시도, 결과는 ‘대실패’
요컨대 방송 3사의 TV 대선토론에서 KBS는 발언 횟수에서도 후보 간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사회자의 역할도 미미했습니다. 자사 토론을 앞두고 사상 최초로 스탠딩토론을 시도한다며 홍보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 세간의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날 것의 토론’이라는 이상보다 중요한 건 ‘다자구도’라는 현재 우리 대선의 현실입니다. 이 상황에서 유권자의 판단을 돕기 위해 필요한 건 개입할 땐 개입하는 사회자와 유익성을 담보하는 세련된 포맷입니다. 후보자에겐 되도록 공평한 자기어필 기회를 주고, 시청자에겐 판단의 근거가 되는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대선후보토론의 본질인데요. KBS는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겁니다. 특히 3사 중 유일한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 책임은 더욱 큽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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