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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매체 종사자 ‘갈아타기’ 방지 법안이라니인터넷신문 심의하고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기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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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1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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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간 매체, 재창간과 기자활동까지 제한하는 법안 추진

“전략적 봉쇄효과로 언론자유 침해” “정권 바뀌면 보수언론 옥죌 우려”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신문까지 심의하고, 방송사 재허가·재승인은 물론 포털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짜뉴스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입법 과제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언론 폐간 조치뿐 아니라 언론사 재창간과 종사자의 기자 활동까지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례 없는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방통위는 18일 종합대책을 통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가짜뉴스 신고 창구를 마련하고, 관련 신속 심의에 나서겠다고 했다.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제도의 경우 심각한 위반 행위시 재허가·재승인 기한을 3년 미만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포털 등 인터넷사업자에는 가짜뉴스 근절 대응 협의체 참여 및 다양한 자율규제 조치를 요청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짜뉴스 논란 심의 진행시 포털이 해당 보도에 ‘심의 중’ 표시를 띄우는 방안도 추진한다.

▲ 8월28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연합뉴스

이 외에도 입법 사안으로 △가짜뉴스 콘텐츠 삭제·차단 서면·전자심의  △언론 폐간을 결정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가짜뉴스 매체 이익환수 △가짜뉴스 매체 사업자·종사자 ‘갈아타기’ 방지 등 법안을 추진한다.

폐간하고 기자활동까지 제한? 기준 모호하고 과잉

배중섭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 직무대행은 18일 브리핑에서 “원스트라이크 아웃 처분을 받은 사업자가 다른 매체로 다시 활동하는 이른바 갈아타기 방지까지 강력한 대응책을 입법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언론 등록취소는 물론 이후 재창간과 기자 활동까지 제한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김성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 변호사는 “허위정보 유통이 1회만 인정돼도 등록취소를 시키겠다는 취지라면 과잉 입법으로 인한 위헌 소지가 존재한다”며 “등록취소 대상 행위, 제재 조치의 절차, 불복 절차 등이 잘 마련돼 위헌 논란을 피한다 해도 신문법 등록 제도의 특성상 관여자들이 다른 언론을 등록할 수 있다면 규제 회피가 어렵지 않다”고 했다. 다른 구성원의 이름을 내세워 재창간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방통위가 18일 발표한 보도자료 갈무리

김성순 변호사는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등록 언론사에 대한 규제 및 편집국과 기자에 대한 규제까지 종합돼야 하는데, 범위 상정이 쉽지 않고 과잉 입법 소지가 크다”고 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은 “가짜뉴스를 정의하기도 어려운데 그것을 생산하고 유포한 언론사와 기자를 특정해 언론과 기자로서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것은 독재정권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관련 법 조항 및 절차, 심의, 규제 방안을 모르지 않고서야 이런 발언이 나올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18일 미디어오늘에 “가짜뉴스를 생산 유포 재확산할 경우 언론사 기자나 언론 매체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만큼의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더 고민하고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터넷언론 가짜뉴스 심의? 졸지에 신문도 심의 대상

방통위는 방통심의위 차원의 가짜뉴스 대응 신속심의 등 심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배중섭 대행은 “방통심의위에서 인터넷 언론 보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로 했다”며 인터넷신문도 심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심의 권한과 기준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우선, 방통심의위는 인터넷신문은 심의하지 않는다. 인터넷게시물 심의는 정보통신망법에 근거하는데, 인터넷신문 보도는 정보통신망법에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문과 인터넷신문은 신문법 등 언론관계법에 따른 규제를 받는다. 이와 관련 방통심의위 홍보 관계자는 “현재는 심의하지 않는다”면서도 “21일 구체적인 (가짜뉴스) 심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기존 규제 체계를 뒤흔들 수 있어 논란이 불가피하다. 신문과 인터넷신문은 자율규제기구와 언론중재위원회가 기능을 해왔다. 방통위 논리대로라면 신문사의 인터넷 보도 역시 심의 대상이 되는데, 신문에 대한 과잉 규제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통신심의 안내 화면 갈무리

방통심의위는 인터넷상의 가짜뉴스를 심의할 근거도 부족하다. 방통심의위엔 허위정보 제재 규정이 없다. 대신 ‘사회질서 혼란’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데 이 역시 과도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2020년 방통심의위가 문재인 대통령의 경례 모습의 좌우를 반전시킨 허위정보 심의 당시 언론노조 방통심의위 지부,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도 비판했다. 당시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은 “사진이 가짜면 문재인 대통령이 (명예훼손 관련 조치를) 신청하면 될 일”이라며 “청부 심의이자 외압”이라고 주장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8일 성명을 통해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인터넷 게시물에 조치를 취할 법적 권한이 없고, 인터넷 언론은 방통심의위 심의 대상이 아니다. 이는 정보통신망법, 방통위 설치법 등 법률이 정한 방통심의위의 직무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포털에 ‘심의 중’ 표시를 도입하는 데 관해 “내가 싫어하는 보도에 ‘가짜뉴스 의심’이라는 꼬리표를 달 수 있게 되고, 공론장의 질서는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결정과 엇갈린 판결 리스트. 디자인=이우림 기자

방송심의는 공정성, 객관성 등 조항을 토대로 오보를 심의할 수 있지만 정부여당 추천 위원이 다수인 방통심의위에서 ‘공정한 심의’가 어려울 수 있다. 실제 국민의힘 집권 때 방통심의위가 중징계 결정을 한 KBS ‘추적60분’, CBS ‘김현정의 뉴스쇼’, RTV ‘백년전쟁’ 등 프로그램이 재판에서 제재 취소 판결을 받았다.


재허가·재승인 기간 단축, 정권 바뀌면 보수종편 옥죌 수 있어

방통위가 문제 발견시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기간을 3년 미만으로 단축하는 방안은 언론 길들이기 논란이 불가피하다.

특히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 ‘옥죄기’가 될 수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마음에 안 드는 방송사는 매년 심사를 받게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방송법 4조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에 정면으로 충돌하는 조치다. 모든 방송사가 정권에 따라 재허가·재승인 기간 1년을 받지 않기 위해 정권 눈치 볼 수밖에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방송사 관계자는 “정파적인 심사가 문제가 돼왔다. 기간을 단축하냐 안하냐를 떠나 그 기준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며 “누가 보더라도 객관화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재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권 교체시 악용될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포털에 가짜뉴스 대응 촉구, ‘칼자루’ 주나

정부가 포털에 가짜뉴스 관련 자율규제를 촉구하는 등 압박하는 조치가 취지와 달리 포털에 칼자루를 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네이버 사옥. ⓒ연합뉴스

유승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는 “포털이 오히려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있다. 그는 “사업자 입장에선 가짜뉴스 대응을 하겠다며 플랫폼의 권한을 더 강화하는 쪽이 될 수 있다. 이는 플랫폼의 사회적 책무를 요구하는 흐름에 역행할 수 있고, 오히려 뉴스 생태계를 혼란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가짜뉴스에 대한 자율규제 압박을 하면, 포털의 자의적인 심의를 통한 콘텐츠 삭제가 빈번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는 해외 사업자에도 대응을 촉구한다는 입장이지만 해외사업자가 수용하지 않으면 ‘역차별’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성순 변호사는 “역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가능할지, 역차별 아닌지, 구글 등 글로벌 역외 사업자의 시장 장악만 가중될 우려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치적 규제 논의, 필요한 규제도 논란거리로 만들어

정부 주도의 논의가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데다 가짜뉴스에 대한 기준 정립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경한 규제부터 거론되는 상황이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전체적으로 방통위 등 기관의 직권적 결정, 권한을 강화한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자들과 정부가 가짜뉴스 규제를 논의하겠다는 건 사업자들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 반민주적 국가들이 자행하고 있는 정부 주도의 정보 통제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했다.

김성순 변호사는 “플랫폼의 책무 강화와 허위정보 대응 등 종합적 논의가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문제는 현 정부 하의 방통위 등 기관이 정치적 후견주의를 노골화해 공명정대하게 행해질 수 있는지 의구심이 발생한다는 점”이라며 “행정제재 처분이 남발되는 경우 개별 행정 쟁송으로 다툰다고 해도 사실상의 억제효과는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전략적 봉쇄적 효과로 언론의 자유 침해가 발생할 개연성 매우 높다”고 했다.

유승현 교수는 “가짜뉴스 근절 종합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론 특정 방송사와 포털에 대한 규제 논의로 보인다”며 “(사람들에게 피해를 미치는) 현실의 가짜뉴스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음에도 규제가 있다는 착시를 줄 우려도 있다. 가짜뉴스의 정의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 이글은 2023년 09월 18일(월) 미디어오늘 박서연, 금준경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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