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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의 ‘무책임한 제평위 셧다운’. 자율 규제기구 논의, 지금이 딱이다[성명] 5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 관리자
  • 승인 2023.05.2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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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22일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제평위 사무국은 한 장짜리 보도자료를 통해 “네이버・카카오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제휴 모델을 구성하기 위해 현 제평위 외 새로운 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있다며 중단의 이유를 밝혔다. 덧붙여 “보다 나은 대안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한데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그 과정에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나, 어떤 논의를 할지는 일언반구도 없다. 미디어업계와 학계는 ‘제평위가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제평위 활동 중단으로 입점 심사가 멈추면서 언론사에 미치는 파장과 혼란도 상당하다. 네이버・카카오의 포털 사업이 갖는 특수성과 사회적 파급력은 여러 법률들로 하여금 포털의 권한과 책임을 명시하도록 만들었다. 신문법, 방송법, 언론중재법, 정보통신망법은 물론 공직선거법에도 포털이 등장한다. 그러나 양대 포털은 이처럼 무거운 사회적・법적 책무를 도외시한 채 자신들이 2016년부터 운영한 제평위를 일방적으로 멈춰 세웠다.

물론 기존 제평위 체제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간 네이버・카카오는 자신들의 법적・윤리적 책무를 민간 자율 규제기구인 제평위에 떠넘기면서, 포털이 ‘사회적 책임을 외주화’ 한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제평위 또한 불투명한 ‘입점 심사와 제재’로 뉴스생태계를 좌지우지하며, ‘불공정 평가’ ‘불투명 운영’ ‘지역언론 차별’ 등 숱한 비판을 받았다. 이런 무수한 논란과 비판의 한복판에 있던 제평위 체제는 반성과 대안 제출없이 양대 포털에 의해 일방적으로 중단되면서 그간의 무책임성과 오만함의 정점을 찍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정치권의 ‘포털 손보기’라는 압력이 ‘제평위 폐업’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포털은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는 건 아닌가. 정치권의 쏟아지는 비판을 막을 방패막이로 제평위를 내쳤다는 지적을, 포털은 곱씹길 바란다. 앞으로 제평위가 ‘새로운 안’을 마련해 다시 운영되더라도 ‘외압에 무릎 꿇은 민간 자율 규제기구’라는 흑역사는 두고두고 입길에 오를 게다.

정치권에도 묻지 않을 수 없다. 포털 사업자를 ‘김영란법’으로 옥죄고, 포털 뉴스 알고리즘 조사권을 만들고, 포털의 뉴스 수익 공개를 법으로 만들면 포털 문제가 풀리는가. 방통위가 추진한다는 ‘제평위의 법정 기구화’가 성사되면 포털 생태계가 바로 잡히나. ‘언론 이상의 언론’으로 군림하는 포털의 뉴스 생태계상 지배적 지위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법안만 남발하면 능사인가? 특히 야당일 때는 언론자유를 외치다가, 집권만 하면 비판 보도를 모조리 싸잡아 ‘가짜뉴스’로 몰고 ,모든 언론 플랫폼에 대한 국가 통제를 제도화하는데 열을 올리는 집권 국민의힘의 몽니는 오히려 포털을 둘러싼 건강한 논의의 싹을 죽이고,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2000년대 이후 양대 포털은 한국 뉴스 생태계를 지배해왔다. 의제를 설정하고 여론을 좌우하는 데 있어서도 오늘날 그 어떤 언론사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한국의 언론은 이에 철저히 종속되어 있다. 저널리즘, 취재윤리, 언론사 생존 문제마저도 포털이 구축한 뉴스 생태계의 질서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요는 법과 규제만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간 언론노조를 비롯해 현업언론단체들은 포털 문제를 사회적 공론을 통해 풀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정치적 셈법’만 따져 외면했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하는 땜질 처방만 내놓았다. 포털은 허울뿐인 제평위 체제로 책임을 외면해왔다.

거듭 촉구한다.

정치권과 양대 포털은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미디어 플랫폼과 언론 생태계의 건전한 긴장 관계를 고민하고 재정립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하라. 포털의 공적 책무, 제평위의 거버넌스, 제평위 대안 모델, 뉴스 생태계의 신뢰 회복, 이용자·시민의 권리와 공공성 보장 등의 의제를 언론계가 지난해 언론중재법 개악 국면에서 제안한 ‘통합 언론 자율 규제기구’를 중심으로 다시 논의하자. 자율 규제기구 논의, 지금이 딱이다.

2023년 5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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