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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미국 ‘신냉전 전략’ 적극 참여 -남북 특수성 고민해야[연재] 고승우의 ‘미국의 한반도 개입 151년’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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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0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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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세기 들어 중국이 경제 강국으로 떠올라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인도, 호주, 일본과 함께 중국을 포위한다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했다. 이를 대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Quad ;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라 부른다.주1)

미국은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나토와 쿼드를 연결시킨 군사적 시스템을 발족시켰다. 지구촌을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진영이 중국, 러시아와 대결하는 방식의 신냉전 시대를 시작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윤 대통령, 신냉전시대를 선포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6월 29일 한미일 정상들이 만났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두 달도 되기 전에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오늘날 국제사회는 단일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안보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며 향후 미국의 세계전략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대내외에 밝혔다.주2)

윤 대통령은 당시 회의 공식연설을 통해 북한에 대해 날을 세우면서 미국의 대북 압박, 봉쇄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도전”이라면서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 한국과 나토의 협력관계가 이러한 연대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동시에 “대한민국과 나토는 지난 2006년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수립한 이래로 정치·군사 분야의 안보 협력을 발전시켜왔으며 향후 경제안보, 사이버안보 등을 통해 나토 동맹국과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나토 회의 참석을 통해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중국의 예상되는 경제보복이나 북한의 반발 등에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구조 속에서 동북아의 신냉전에 대처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그런 정책의 후순위로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행한 연설을 통해 미국 등 동맹과 함께 북한핵과 미사일 문제를 국제공조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남북한이 별개의 채널로 관계를 개선하려 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미국도 그 후 윤 대통령의 방침에 호응하고 지지하는 의사를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의 공식연설을 통해 확인했다. 라캐머라 사령관은 지난 7월 28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동맹재단 주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미한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양자 동맹을 다국적, 다면적 연합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주3)

라캐머라 사령관은 “북한의 위협 역량이 과거보다 더욱 강력하고 정교해졌다. 대북 억지를 강화하기 위해 미한 동맹을 다국적, 다면적 연합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는 대북 억제를 강화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더 잘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주도하고 유럽, 아시아, 호주권 주요 국가들이 참석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는 러시아, 중국을 위험한 국가로 규정하면서 지구촌을 두 개의 진영으로 쪼개놓는 조치를 취했는데 윤 대통령이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뒤 한반도 주변정세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한국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추가 배치를 시사하는 태도를 취하자 이에 경고를 발하고 미국이 중국에 대해 주권침해라며 한국 편을 드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예고하자 중국은 ‘불장난하면 타죽는다’는 식의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고 미국은 한미일 동맹체제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 올인 하면서 중국, 러시아와 맺고 있는 경제관계가 막중하다는 점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대북 군사적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미일과의 관계 증진을 꾀하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이 중국, 러시아의 관계 악화 등으로 상당한 정도의 대가를 치른다 해도 미국이 주도하는 진영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나토 정상회의, 신냉전 시대 개막 선포

우크라-러시아 전쟁이 진행되고 미중 간 대치가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열린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지난 달 30일 이 회의 폐회식에서 밝힌 아래와 같은 합의 사항은 신냉전의 시대의 개막과 같은 의미였다.주4)

---나토 정상들이 1억 유로의 군 혁신기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고 나토 신속 대응군을 8배로 늘려 동유럽에 전진 배치하는 등 나토의 새로운 전략개념을 모든 정상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전략개념에 처음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회의는 나토가 인도와 태평양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음을 예고했는데 이 때문에 안보 뿐 아니라 경제적 블록화 등 국제질서를 새로운 냉전 체제로 몰고 갈 것이란 불안한 전망이 나왔다. 12년 만에 다시 쓴 나토의 바뀐 전략개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군사적 영향력 강화'로 냉전 이후 나토의 집단적 방어와 억지력을 가장 크게 재정비하는 것이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게 되고, 앞으로 2년 사이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빠르게 늘려 냉전 이후 슬림화된 유럽의 군사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는 우크라-러시아 전쟁이 서구와 러시아간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장기화되고 트럼프 시절 본격화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과 견제가 탄력을 받는 시점에 열려 나토의 새 전략개념으로는 러시아를 동맹의 안보에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중국이 공언하는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미국과 나토 회원국 등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대한 도전으로 중국의 위협을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미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토는 군사력을 강화해 동유럽 쪽으로 동진하겠다고 밝혀 러시아의 맞대응으로 인한 긴장 조성은 불가피해 보인다. 러시아의 턱 밑 국가인 폴란드에 미 육군 제5군단 전방사령부 본부가 처음으로 주둔하게 되면서 결국 냉전 종식 30여 년 만에 새로운 군사적 대결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주5)

이번 회의는 아시아 태평양의 주요 국가인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도 초청해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체제를 중시하는 국가들이 권위주의 체제 성격인 중국, 러시아와 본격적인 힘겨루기를 선언하면서 결속을 다짐한 단합대회 비슷한 성격이었다.

이런 중요성을 윤 대통령이 십분 인식하고 참석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외교는 일정한 공식이 있다기보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 제로섬이냐, 상호 윈윈이냐 하는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기에 아슬아슬하다. 한국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나토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윤 대통령이 외교 문외한이라는 점에서 집권 한 달 여 만에 지구촌이 두 개의 불럭으로 쪼개지는 큰 국제회의에 참석한 것은 시기상조였다는 감을 준다.

미국은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규범에 입각한 질서가 존중되는 연대를 만든다는 명분을 앞세워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나토와 비슷한 지역안보체제인 쿼드에 참여시키고 나토 회원국도 동참시키는 형식으로 중국을 포위한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는 사실 신냉전시대의 본격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신냉전은 과거의 냉전시대와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과거에는 미소 간에 군사력만으로 대치하는 형국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체제에 속하는 국가들과 러시아,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대단히 긴밀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21세기 신냉전시대에는 고차원적인 외교 방정식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점은 최근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에 동조했던 호주와 필리핀에 중국에 호의적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국제정세는 군사안보와 경제안보 상황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대단히 신중한 대처가 요망된다.


중국, 윤 대통령 행보 등에 대해 경고

윤 대통령의 나토 회의 참석과 관련해 중국은 지난 달 28일자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를 통해 ‘북한은 한미일 3개국이 아시아에서 나토와 같은 군사동맹을 만들려 한다고 비판했다’면서 ‘미국의 이런 시도는 한반도에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한국이 쿼드나 인도태평양 경제기구에 참여해 결과적으로 대미의존 심화로 외교적 독립이 상실될 경우 한중관계는 복잡해질 것이고 중국의 대응에 직면할 것이다. 한미 두 나라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할 경우 한국은 중국, 러시아, 북한으로부터 강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주6)

중국은 윤 대통령 당선이후 미국에 밀착하는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그럴 경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이 나토 회의 참석을 결정한 것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참여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결과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회의 참석을 계기로 지난 5년 가까이 공백상태이던 한미일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미국이 가장 고대하던 과제를 해결해준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일본 정상과 만나 4년 9개 월 만에 3국간 회담을 열어 중국의 경고에 반하는 동북아 질서가 전개될 것을 예고했다. 한미일 정상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강화와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3국간 안보협력 수준을 높여가는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한 것이다.


윤 대통령 나토 회의 참석 후 한국군 림팩 훈련 참여, 북 인권대사 임명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후 행보는 문재인 정부가 취했던 국제공조, 대북관계, 한일관계 등에 대한 기조와 정반대로 나타났다.

2000년 6월 미국이 주도하는 지구 상 최대 규모의 격년제 해상 연합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참가한 핵 추진 항공모함인 에이브러햄 링컨함(11만5700t) 항모전단 등의 모습. 22년 뒤인 지난달 초 실시된 이 훈련에 한국을 포함 26개국에서 모여든 함정 38척과 잠수함 4척 등이 참가했다.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윤 대통령은 7월 초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다국적 연합 해상 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한국군 특수부대를 참여시켜 미국과 함께 합동훈련을 벌이도록 했다. 한국과 미국·일본 등 26개국의 수상함 38척, 잠수함 4척, 항공기 170대, 병력 2만5000여 명 등이 참가하는 올해 림팩은 오는 8월 4월까지 미 하와이 및 캘리포니아주 해상 등지에서 실시된다.주7)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올해 ‘림팩’ 개시를 알리며 이번 훈련에 참여한 우리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과 미군 특수부대가 ‘선박 검문·검색’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 군은 최근 다양한 계기로 연합훈련을 하면서 그 내용 등을 공개했는데 이는 각종 탄도미사일 발사를 잇달아 감행하고 핵실험까지 준비 중인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복원을 서두르면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등으로 5년 가까이 열리지 않았던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도록 박진 외교부 장관을 일본에 보내 아베 전 총리를 조문토록 하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자신의 뜻을 전달하도록 했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감정 등을 고려해 추진했던 대일관계를 전면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주8)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아베 사망으로 강화된 우익세력이 한일관계 정상화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해 한국 정부에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가 아베 수상의 사망이후 보수세력의 입김이 세지자 한일 관계 정상화가 자칫 역풍을 맞을까 우려해 한국 측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이를 놓고 윤 대통령이 일본정세에 너무 어두워 결과적으로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지난 7월 19일 5년간 공석이었던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에 이신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내정했는데, 이는 윤석열 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 국제규범 등 ‘가치 외교’를 앞세우면서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제기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주9)

외교부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북한인권‧인도적 상황 관련 외국정부‧국제기구 및 시민단체 등과의 협력, △세미나, 설명회 등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및 협력 제고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대만 고리로 중국 압박, 북미관계 뒷전

윤 대통령의 미일에 대한 태도와 대북 정책 방향은 미국이 수년전부터 쿼드를 앞세워 동북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미국이 대만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지원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공동보조 움직임 등이 가시화되고 있어 수년전부터 냉각된 남북관계가 호전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대만을 고리로 중국에 대한 압박공세에 박차를 가하면서 북미관계는 뒷전에 미뤄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에 대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전략’을 반복하면서 ‘시간은 미국 편이다’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미중관계를 경색시켜 중국의 대북정책을 비우호적으로 만들고 미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대한 봉쇄와 압박을 강화하면 언젠가 북한이 백기를 들고 나오겠지 하는 의도로 읽힌다.

미국은 중국을 자극하기 위해 대만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예를 들어 미국은 지난 7월 18일 올 들어 네 번째 대만에 대한 1억 800만 달러(32억 대만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고 중국은 크게 반발하면서 미국에 무기 판매 철회를 요구했다. 미국은 그동안 지대공 미사일과 관련 기술지원 수출을 했지만 이번에는 전차와 전투차량 관련 부품과 기술지원을 했는데 대만군의 육해공 역량이 차근차근 강화하는 모양새다.주10)

또한 대만을 방문한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7월 19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회동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은 유용성이 다됐기 때문에 미국이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주11)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화인민공화국(중국) 정부를 유일한 합법 정부로,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규정하는 내용으로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이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하면서 비공식적 외교 관계를 유지해왔다. 에스퍼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19년 7월~2020년 11월 미국 국방장관을 지냈는데 미국의 경우 외교에서는 여야가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상당정도 반영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은 ‘대만 문제’ 개입에 강력히 반발하며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12일 오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대만을 겨냥해 “대만 독립은 결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주12)

웨이펑허 부장은 “대만 민진당 당국은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현상을 바꾸려 하는데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자 망상일 뿐이니 자중하고 단념하라”고 경고하고 “누군가가 감히 대만을 분열(중국에서 분리)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일전을 불사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윤 대통령, 미국의 전략에 적극 동참 입장 밝혀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입장과 참여를 명확하게 하라는 압박을 가했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그런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군사안보와 경제안보를 양립시킨다는 입장이었지만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면서 그에 대한 대가는 감수하겠다는 식의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지난 5월 7일 VO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미동맹, 쿼드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아래와 같이 밝힌 바 있다.주13)

---한미동맹은 군사적인 안보에서 벗어나서 경제, 첨단기술, 공급망, 국제적 글로벌 이슈인 기후 문제, 또 보건 의료 등 모든 부분에서 포괄적인 동맹 관계로 확대·격상돼야 된다.

(5월 21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미한동맹 강화 방안과 함께 미국, 일본, 호주, 인도 간 안보 협의체 ‘쿼드(Quad)’와의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특히 쿼드 워킹그룹 참여와 관련해 백신 문제뿐 아니라 기후 문제나 첨단 기술 분야까지 워킹그룹의 참여 활동 범위를 넓혀나가는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쿼드의 단계적 가입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에 대한 중국의 견제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나 국제관계는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고 이익을 나누는 식의 거래에 의해 조정되는 게 상례다. 윤 대통령 나토행의 외교적, 국익적 득실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는 없다. 보이고 들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미 간에, 한국과 나토 간에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오가면서 서로의 이익을 챙기는 거래가 오갔는지는 후에 밝혀질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남북 간의 관계다. 남북은 지난 수십 년 간 여러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런저런 관계를 맺어왔다. 남북 간의 특수한 관계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해도 같은 민족이고 남북은 언젠가 반드시 재통합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비춰 역대 대통령들은 노력해 왔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을 윤 대통령이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지 하는 점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 역대 정권의 대공산권 및 대북 정책 살펴야

2007년 3월 한미연합군이 실한 독수리 연습(Foal Eagle) 참가를 앞둔 미 해군 강습상륙함 에식스(LHD 2)에 착륙을 시도하는 수직이착륙기 맥도널 더글러스 AV-8B 해리어 II 전투기. 이 함정에는 공기부양정 3대 이상과 헬리콥터를 탑재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27일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남조선 정권과 군부 깡패들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수(부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라며 "그러한 시도는 즉시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한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나온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반응은 노골적이고 호전적이었다.주14)

김 위원장의 발언 사흘 뒤인 30일 열린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한미 두 나라는, 2018년 이래 축소·조정·취소된 연합연습과 고도화된 북한 핵·미사일 대응 관련 각종 제도를 정상화 내지 강화함으로써 대비태세를 확고히 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8월 중순 예정된 한미 연합연습은 국가 총력전 개념의 전구(戰區)급 훈련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또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가동을 통해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고, 북한의 핵 사용을 가정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을 강화해 정책·군사적 차원의 양면에서 대비태세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주15)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가 고조될 것이 예고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참고할 점이 있다. 한국 정부에게 남북관계는 미국 등 다른 외국과의 관계와 그 이해관계 등이 항상 일치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 대통령은 이 점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면 어떤 것이 최선일까? 이를 점검하기 위해 이승만 대통령 이래 역대 정권의 대공산권 및 대북 정책의 궤적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승만의 경우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공포와 증오가 남달라서 민족보다 이념을 우선하는 정책으로 일관했다. 그는 이념이 다르면 같은 민족이라 해도 집단학살을 당연시 했다. 또한 남북분단 해소에 대해 평화적인 해결책은 한 번도 제시한 적이 없고 전쟁을 겪었으며 집권기간 내내 무력에 의한 북진통일을 주장했다.

박정희는 월남파병 관련해서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받아내기 위해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안을 충복 차지철을 통해 국회에 제출하게 하는 등 한미동맹도 한미 간 거래에 이용했고 남북관계는 7.4공동선언을 통해 기본적인 통일로드맵을 제시했다.

노태우는 북방정책을 통해 소련과 중국을 포함해 동유럽과 아시아의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고, '7.7 선언'을 통해 ‘민족 자존과 통일 번영을 위한 특별 선언’을 하고 이어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남북은 1985년 7월부터 1991년 12월까지 42차례 비밀회담을 가졌고 그 결과 3단계 통일방안 즉, 교류협력단계, 남북연합단계, 단일민족국가단계 추진에 합의했다.주16)

김영삼은 김일성과 정상회담에 합의했고 김대중은 6.15공동선언을, 노무현은 10.4선언을 성사시켰다. 이명박은 금강산관광, 박근혜는 개성공단을 각각 문 닫게 만들었다. 문재인은 두 번에 걸친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북미회담을 성사시켰다.

이런 과거의 실적들을 참고해서 윤 대통령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어떤 대통령을 본받을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한중 및 한러 무역관계를 챙기는 식의 묘안이나 한반도가 힘 대 힘의 관계가 아닌 방식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무엇인지 정도는 밝혔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향후 지구촌, 동북아, 한반도의 미래가 어떤 그림일까를 속단키는 어렵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개개 국가들이 자주적으로, 공동의 선과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 고사에 나오는 식의 동맹이나 이합집산이 21세기 국제사회에서도 반복된다고 보기 어렵다.

훨씬 고차원적인 셈법으로 무장해야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미국, 나토 등과 함께 집단적 대응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체성을 원칙으로 세우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한미동맹의 실체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경제력 세계 10위, 군사력 세계 6위의 국가에 걸 맞는 철학과 방법론으로 살펴 행동해야 한다.

주)

1) Campbell, K. M., Patel, N. and V. J. Singh, 2008. "The Power of Balance: America in iAsia". Archived 14 November 2012 at the Wayback Machine 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2) 세계일보 2022년 6월 30일.

3) VOA 2022냔 7월 30일.

4) KBS 2022년 6월 30일.

5) 머니투데이 2022년 7월 30일.

6) 환구시보 2022년 6월 28일.

7) 한국경제 2022년 7월 3일.

8) 서울신문 2022년 7월 18일.

9) 통일뉴스 2022년 7월 19일,

10) http://news.tf.co.kr/read/world/1952715.htm

11) 뉴시스 2022년 7월 19일.

12) 쿠키뉴스 2022년 6월 12일.

13) https://www.voakorea.com/a/6561170.html

14) 연합뉴스 2022년 7월 28일.

15) 연합뉴스 2022년 7월 31일.

16) ‘안보엔 단호하되,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유연성 포기해서 안 돼 - 박철언 한반도복지통일재단 이사장 회견’, 민족화해 통권 117호(2022. 07-08월호). 2020.07.07.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 p.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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