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4시간 뉴스 채널’을 내세운 YTN의 유튜브 라이브 채널 구독자는 19일 현재 323만 명으로 주요 방송사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을 신속하게 전하는 뉴스채널 경쟁력을 증명한 셈이지만, 단편적 보도가 나열된다는 지적 또한 직면하고 있다.

유투권 YTN 보도국장이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이슈를 두려워하지 않는 보도국”은 현 YTN 보도국의 과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3일 인터뷰에서도 유 국장은 “기계적 중립성에 매몰된 부분이 오랜 기간 관행으로 굳어지다보니 적극적 이슈파이팅이 안 됐다”며 “이를 점진적으로 해소하자는 문제의식을 일깨우는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YTN 보도국을 이끌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내부적으로 누적된 갈등이 있다. 세대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지난 10년간 공정방송 투쟁이 이어지면서 그 여파로 이어진 문제도 있고, 이런 걸 해소하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동시에 철저하게 보도의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업무 중심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재편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소극적인 부분이 있어서 공격적인 보도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이 큰 방향이다.”

▲유투권 YTN 보도국장. 사진=본인 제공

-어떤 면에서 소극적이라는 건가.

“YTN을 볼 때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무색무취하거나 기계적 중립에 매몰되는 부분들. 공정보도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보도 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여러 내부의 한계를 이유로 기계적 중립성에 매몰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문제의식을 일깨우고 분위기를 만드는 과정이다.”

-어떻게 바꿔갈 계획인지.

“기획탐사팀은 하반기부터 촬영·취재기자를 포함해 많은 기자들을 배치해서, 차별화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선거 보도 관련해 후보자에 대한 치열한 검증과 유권자에게 의미 있는 판단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획물이 부족했다, 단순하게 공약을 나열하거나 정치적 공방, 후보자 동정 중심으로 보도가 진행됐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대에게’ 기획 같은) 나름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다. 일단 지방선거의 경우 지방 소멸의 위기 관점에서 선거 의미를 조명하고, 각 정당의 허술한 공천 과정을 지적하는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YTN 보도국은 어떤 기준으로 부서를 꾸리고 있나.

“기존처럼 출입처 위주로 정리돼있다. 사실 우리 채널 속성과 맞닿은 문제다. 출입처나 주요 담당 영역에서의 발생 스트레이트가 원천적인 존립 근거이다보니, 그에 맞춰 효율적으로 한 부서 편성이 아직은 대안을 찾지 못한 상태이고 내부에서 다양한 고민이 있다.”

-스트레이트가 나쁜 건 아닌데, 보도 완결성 등을 높이려는 논의가 있나.

“‘오보 방지 가이드라인’을 TF를 구성해 해외 언론사의 사례까지 종합하고 있는데 완결 단계에 있다. 어떤 실수를 할 경우에 의례적 반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대응 방안을) 가이드라인으로 만들어보자는 차원의 논의가 시작됐다.”

-긴 호흡으로 이슈를 끌고 가려면 특정 사안을 오래 취재하거나 천착할 수 있어야 할 텐데, 데일리 리포트 하면서 가능할까.

“결국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일선 현장 기자들에게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주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하고, 성공적 사례는 격려하고 내부에서도 보도의 가치를 환기시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서울 마포구 YTN 사옥

-YTN 보도를 ‘무색무취’라 표현했다. 그런데 지난 대선 당시 YTN은 국민의힘 항의방문처럼 정치권으로부터 가장 공격을 받은 매체이기도 하다.

“사실 대선 과정에선 보도국이 아닌 보도제작국의 프로그램을 문제 삼았는데, 대선이 워낙 치열하게 전개되다보니 바람직하지 못한 정치권 개입이 있었던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한다.”

-앞서 보도국 운영 방향을 이야기하면서 갈등을 언급한 이유는 뭔가.

“여러 형태의 갈등을 이런저런 이유들로 피해온 측면이 있다. 때로는 묻히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세대 간의 간극, 차이인데 그 자체를 인정하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시스템에 따른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인포멀한 소통의 중요성도 알지만 시스템이 갖는 체계가 있다. 전임 국장들은 하루 세네 번 회의를 하셨는데 취지는 공감하지만 형식적으로 흐르는 부분도 있고, 그 시간에 현장이랑 대화를 하라는 의미로 회의를 하루에 한 번으로 줄였다. 부장 회의를 조금 더 실질적인 의사교환의 장으로 만들려 한다. 여러 형태로 누적된 장벽을 넘어서 일단 업무 중심으로라도 충분히 토론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스템, 분위기. 그게 상당히 힘든 것 같다.”

-개선점을 주로 이야기 했는데, YTN 보도국 강점으로는 뭘 꼽을 수 있을까.

“균형감각, 표현이 좀 그런데. YTN은 어느 언론사보다도 현장 기자·제작진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움직이고 있고, 신뢰도나 공정성 면에서 상위권이 유지될 정도로 반열에 올라온 부분은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YTN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 생각한다.”

-뉴스 프로그램, 포맷 면에서의 변화가 있나.

“6월7일 편성 개편하면서 오전 8시~10시 신설되는 뉴스 프로그램이 있다. 통상 그 시간대에는 전날 저녁이나 밤 사이에 발생한 뉴스를 중심으로 조금 힘겹게 끌어간다. PD와 앵커의 개성을 충분히 반영해서 스트레이트 포맷을 벗어난, 이슈 두세 개를 중심으로 굵직하게 뉴스를 편성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팩트체크를 체계화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YTN플러스와의 합병 이슈도 있다.

“보도국 만의 문제는 아닌데, 그동안 YTN의 디지털 콘텐츠 생산이나 운영을 전부 자회사 형태였던 YTN플러스가 담당했다. 최근 YTN플러스와의 합병을 회사가 결의했고, 새로운 디지털 전략도 마련될 걸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보도국도 당연히 유기적으로 결합을 해야 하고, 실험적으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조직도 회사와 협의하며 고민해나갈 생각이다. 큰 틀에서 YTN이 그동안의 모습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유튜브 YTN 채널 라이브 콘텐츠 썸네일

-YTN 뉴스룸 내부와 관련해, 비정규직 현황은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나.

“주로 기획조정실에서 파악하고 인사 정책을 다루는데 기본적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건 당위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분들 처우 문제를 지속적으로 관심 갖고 개선해야 한다는 부분은 공감을 하는데 노동자성 부분은 논쟁적이다.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어서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방송 뉴스에서 이런 이야기를 잘 볼 수 없는 이유는 뭘까) 동종업계 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와 비슷한 맥락에서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계가 소극적으로 접근한다는 부분은 공감을 하고,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

-뉴스룸 내부, 뉴스룸이 재현하는 젠더 평등 관련 논의가 있나.

“문제의식은 있었는데 부끄럽지만 이걸 현실에 적용할 생각은 못하고 있었다. 큰 방향에서는 당연히 동참해야 하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번에 자극을 주셔서 본격적으로 고민해보려 한다.”

-미디어오늘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YTN이 취재 대상이니 회사와 관련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걸 떠나서 언론계 미래에 대한 고민, 내부에서 깨닫지 못한 관행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고, 대안을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자극제가 되고 있고, 좋은 기사를 계속 써주시길 부탁한다.”

* 이글은 2022년 05월 19일(목)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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