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언론중재위원회 시정 권고가 역대 최다인 1291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언론의 문제적 보도가 많았다는 의미다.

언론중재위원회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시정 권고 건수는 전년(935건) 대비 1.4배 증가한 수치”라며 “언론에 의한 법익 침해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의 2021년 기사형 광고 적발 건수 역시 1만1342건으로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언론중재법에 따라 시정 권고 소위원회를 두고 언론 보도로 인한 국가적‧사회적‧개인적 법익 침해사항을 심의해 해당 언론사에 서면으로 시정을 권고하고 있다. 권고에 강제성이 없어 지금껏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부터 신문사 정부 광고 집행 기준으로 ‘사회적 책임’ 지표를 도입하며 시정 권고 건수를 활용하기로 해 앞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예상된다.

▲언론중재위원회.

시정 권고 결정현황을 침해유형별로 살펴보면 사생활 침해에 따른 심의 기준 위반이 40%(517건)로 가장 높았고, 기사형 광고가 14.1%(182건), 자살 보도가 12.1%(156건), 피의자·피고인 신원 공개가 7.8%(101건)로 나타났다. 언론중재위는 기사형 광고의 경우 그 폐해가 가장 심각한 의료분야만 심의하고 있다. 사생활 침해 관련 시정 권고 결정은 2020년 188건에서 2021년 517건으로 무려 2.75배 급증했다.

언론중재위는 “사생활 침해 보도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남녀 간 성관계와 같은 내밀한 사항을 폭로한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게시물을 여과 없이 인용 보도한 경우가 약 56%(290건)로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설명하며 “이런 유형의 보도는 당사자가 유명인 또는 그 가족이더라도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로 보기 어렵다”며 관련 보도 자제를 당부했다.

‘“부모님께 말하자” 김선호-전여친 임신 당시 카톡 공개…소속사 측 “드릴 말씀 無”’(뉴스엔 11월1일자), ‘“오또맘과 사실혼 관계였던 남자입니다” 전 남친 등판, 오또맘 분노 폭발했다’(위키트리 7월22일자) 등이 사생활 침해로 권고를 받은 기사들이다. 검증되지 않은 자극적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언론의 무분별한 인용보도는 불필요한 논란을 생산하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시정 권고 결정을 받은 인터넷매체가 해당 기사를 수정하거나 삭제한 비율은 63.5%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수정이 37.9%, 삭제가 25.9%였다. 지난해 시정 권고 수용률(61.5%)에 비하면 소폭 증가했다. 언론중재위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정부 광고 지표에 시정 권고 결정 건수가 포함되는 만큼 향후 시정권고 결정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수가 많을 수록 감점을 받아 광고 집행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에 올해는 전반적으로 시정 권고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 이글은 2022년 01월 13일(목)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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