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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가면토론회’에 이준석 가면 쓰고 출연, 세계 토픽 감TV와 정당이 정치 선전홍보 앞장서 확증편향 부추겨
[기고]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ㆍ언론사회학 박사
  • 관리자
  • 승인 2022.01.1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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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대선을 앞둔 요즘 국내 TV가 어떤 식으로 선거관련 방송을 하고 있는가를 살피면 제 4부의 역할과 거리가 먼 미흡하고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대부분의 선거관련 TV 대담프로는 주요 정당소속 의원이나 과거 그곳에 몸담았던 정치인들이 패널리스트로 출연하고 사회자는 발언 순서와 시간 등을 교통 정리하는 형식이다.

이 경우 정당 출연자들은 자기 당이나 후보의 정책 등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는 선거에 이기려는 목적이 가장 커 특정 부분을 부각시키거나 심지어 과장하는 경우가 많다. 시청자가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평가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중립적인 전문가가 나와서 사실관계나 객관적인 평가 등을 내놓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종편, 지상파 등이 대부분 이런 식이니 방송사가 정당의 선전홍보 역할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자초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1 야당 대표가 가면을 쓰고 한 종편 TV 방송의 난상토론 형식 프로에 출연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파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근 JTBC의 ‘가면토론회’ 프로에 가면을 쓰고 ‘익명 패널’로 활동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가면토론회’는 지난 5일 첫 공개된 이후 현재 2화까지 방송됐으며 익명의 논객 6명이 정치·사회 분야의 사안을 두고 토론배틀을 펼치는 콘셉트로, 방송인 박미선이 MC를 맡았다. 각 출연자들은 ‘마라탕’ 등 닉네임을 사용하며, 머리와 상의를 모두 덮는 검은색 상의를 걸치고 가면을 쓰고 철저한 익명성 보장을 위해 음성도 변조됐다. 상소문 형식의 ‘시무 7조’ 국민청원으로 이름을 알린 논객 조은산(필명)도 1화에 출연했다(경향신문 2022년 1월15일).

대중매체는 오늘날과 같은 SNS 정보화 시대에 각종 확증편향적 정보가 범람하는 현상을 고려해 무엇이 정답인지를 언론 소비자에게 전달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JTBC가 대중매체에 대한 시대적 책무를 더 멀리한 채 공당의 대표가 가면을 쓰고 정체를 숨긴 채 선거관련 메시지를 여과 없이 방송할 멍석을 깔아준 것은 자못 해괴한 일이다. 어떤 기획과정을 거친 방송제작 인지 알 수 없지만 이는 세계 토픽감이 될 만하다.

▲ JTBC 신규 파일럿 시사교양 프로그램 ‘가면토론회’에서 ‘마라탕’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패널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패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 알려졌다. 사진=JTBC 가면토론회 갈무리

이 프로는 정치를 희화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한 것으로 비춰지는데 오늘날 시청률을 위해 방송계는 모든 소재를 우스개꺼리로 만들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영어권에서는 정보(information)과 오락(entertainment)를 합성한 infotainment)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 해도 내로라하는 TV 방송사가 정체가 아리송한 오락프로에서 거대 야당 대표가 변장을 한 채 공적인 책임을 지지 않을 무차별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발설할 수 있게 기획했다는 것은 기가 찰 노릇이다. 방송사나 제 1 야당 대표는 국민의 축제인 선거를 우스갯거리 또는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TV 방송사와 정치인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형식의 정치적 선전으로 변질시키는 프로를 진행할 경우 정치관련 확증편향을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우리나라 방송사가 주요 이슈를 희화화하는 경우는 어린이 가정문제 등 심각한 주제의 방송프로에 게그맨을 출연시키거나 연예오락 프로 일부로 방영하는 등 그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이번과 같은 일이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중매체, 네거티브 선거, 가짜와 과장뉴스 막기 위해 팩트체크 등 강화해야

선거철이 되면 흔히 등장하는 네거티브 전략에서 선거판을 극단적인 긍정과 부정 또는 선과 악으로 갈라치기 하는 수법이 흔히 등장한다. 이는 유권자의 관심을 쉽게 끌어 모을 수 있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크다. 그러나 그 부작용 가운데 하나가 선거를 주권자 축제가 아닌 극렬한 권력쟁탈전으로 전락시키고 국민을 양분시키는 점이다. 이런 점을 대중매체가 유의해야 하는데 제1 야당 대표까지 정체를 숨겨 등장시켜 선거운동을 하게 만들었으니 이런 퇴행은 정말 너무 심각하고 한심하다.

미국 주요 대중매체는 대선과 같은 큰 정치행사를 보도할 때 정치권의 말이나 주장을 기사화 하기 앞서 팩트 체크를 먼저 해서 진위 등을 가린 뒤 보도를 하고 있다. 보도부터 먼저 할 경우 그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언론이 제 4부의 역할에 충실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대부분의 대중매체는 정치권의 메시지가 나오면 그 사실관계나 허위여부를 가릴 것 없이 속보경쟁을 하는가 하면 정치대담 프로 출연자 대부분은 정치인 패널리스트가 단골손님이 된 형국이다. 이런 판에 당 대표가 가면을 쓰고 자기 정체를 감춘 채 정치관련 정보를 여과 없이 쏟아내는 프로에 출연하고 있으니 정상적인 방송과 정치인의 자세에 비춰 볼 경우 어떤 평가를 할 것인가.

선거철이 되면 과장 또는 가짜뉴스 외에도 대중매체가 고려할 점이 한 둘이 아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 등은 전문성이 높고 난해하다는 점이다. 이 경우 정당 쪽의 견해만을 듣게 되면 정책의 중요성이나 우열의 차이 등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관련 전문가가 객관적으로 정당하게 평가 소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국내 TV 대부분은 이런 필요성을 외면한 채 정치관련 대담 프로가 정당들의 주장만 난무하도록 하는 장을 펼쳐줄 뿐이다.

방송사가 후보들의 공약과 비전에 대해 시청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실천 가능성 여부 등을 자세히 알려주는 것보다 격렬한 선거전을 벌이는 정치집단 소속 원들을 주로 출연시키게 되면 시청자에게 정당의 일방적 견해만을 언급하게 된다. 이는 시청자가 알아서 판단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행위로 언론의 직무태만이라 하겠다. 이는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 그것은 시청자가 자기가 이해하는 것만 듣거나,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받아드리게 된다. 이른바 확증편향이 심화되는 것이다.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한 트윗, 의사당 난입사태 유발 사상자 발생

방송사와 정치인, 정당이 확증편향을 심화시킬 경우 유권자나 시청자들은 정치를 긍정과 부정 또는 선과 악으로 구분하게 될 위험성이 크다. 오늘날과 같은 SNS가 발달한 상황에서는 편향된 정보가 유통되면서 유언비어, 가짜뉴스를 파생시켜 과격한 행동을 하는 집회, 시위로 비화되기도 한다. 이런 부정적인 선거전과 그 후유증이 심각한 경우가 이른바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대중매체와 선거, 유권자의 관계가운데 확증편향 심화로 인한 비극적인 경우가 미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세기 대중매체의 정치 보도 기능을 깡그리 무시하고 자신의 SNS로 직접 유권자와 소통하면서 가짜뉴스 등을 양산해 논란이 되고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 그는 5년 전 미 대선에 출마한 뒤부터 미 대중매체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매도하면서 자신이 직접 트윗을 날려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을 취했다.

▲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생산, 가공한 정치정보를 집중적으로 제공했다. 그는 대중매체라는 전통적인 미디어를 제치고 자신의 독자적인 소통방식으로 유권자를 양분시키면서 인종차별, 남녀 성차별, 미국익 우선주의 등을 앞세워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는 대통령 재임기간에도 대중매체를 적대시하면서 자신이 트윗을 통해 유권자들에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그 과정에서 백악관 대변인은 개점 휴업상태였다. 미국 대중매체들이 팩트체크를 강화한 것은 트럼프의 ‘아니면 말고식‘ 트윗공세와 무관치 않았다. 그는 대중매체가 가짜뉴스를 양산한다고 공격했지만 그 자신 부정확한 메시지를 남발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 초 자신이 재선을 노렸지만 패배한 대선에 대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자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에 난입하는 미국 초유의 민주주의 파괴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부정선거가 자행된 대선 결과를 인정을 하지 않은 채 당선된 새 대통령 후보자에 의회 인준이 실시될 예정이던 지난해 1월6일 지지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2020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의사당으로 모여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 결과 1500여 명이 의사당으로 몰려가 경찰 1명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치는 심각한 폭력사태가 벌어졌지만 트럼프는 난동이 벌어진 두 시간 동안 침묵했다. 이에 대해 미 의회 진상 조사위원회는 최근 트럼프에 대해 난동 선동 여부를 가리는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KBS 2022년 1월6일). 선거라는 국민적 축제가 지도자급 인사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제적 망신과 함께 국민 분열, 폭력사태발생 등의 재앙이 된 것이다.

미국의 주요 소셜 미디어는 트럼프의 비신사적인 메시지 남발을 이유로 그의 계정을 폐쇄해 퇴출시켰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6일 자신의 지지자들을 부추겨 그들이 미 연방 의사당에 난입해 사상자가 발생하게 한 한 혐의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요 소셜 미디어 계정이 폐쇄됐다. 트럼프는 그러자 지난해 하반기 자신의 플렛품을 만들겠다고 나서 이에 호응한 지지자들의 투자액이 10억 달러를 넘었다. 그는 올 2월 새 플랫품인 '트루스소셜'을 개설할 예정이다(파이낸셜뉴스 2022년 1월8일).

트럼프는 2024년 대선에 도전할 것을 호언장담하고 있으며 현재 미 공화당 정치인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의 등장이후 미국 일부 유권자들은 사실관계나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자기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행동하는 확증편향의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미 공화당이 주도하는 일부 주에서는 트럼프가 2021년 대선에서 우편투표에 의해 부정선거가 이뤄졌다고 주장하자 이를 반영한 법안을 만드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언론 제 4부 역할 충실한 객관적 정치 보도로 언론 소비자에게 봉사해야

TV의 등장이후 SNS 등 첨단 영상미디어가 대중화되면서 대통령 선거 등의 양상이 그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이른바 미디어 정치가 본격화된 것이다. 이는 유권자가 시청각적으로 정치 후보자를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정치가 미디어를 선거전에 부당하게 이용하려고 시도하는 일이 많아져 방송사의 선거보도 기준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높다. 각 후보자의 화면 노출 시간이나 발언 시간 등이 동일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방송사가 후보자나 정당에 대해 공평하게 기계적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식의 관행이 굳어졌다.

그러나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1985년 방송사의 선거방송 보도 원칙을 백지화했다. 즉 방송사가 선거보도를 할 때 대립하는 양쪽의 의견을 똑같은 분량으로 제시는 기계적 균형을 요구하던 종래의 원칙을 언론의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폐지했다. 언론사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공평의 원칙’ 규정을 폐지한 것이다. 이는 우리 방송도 깊이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방송이 제 4부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당의 정책, 비전 등에 대해 상세하고 과학적인 분석과 설명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TV의 정치관련 대담 등에서처럼 언론의 책무인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경중을 가려주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체제에서 선거는 국민의 주권을 행사하는 가장 소중한 정치 행사인데 정권잡기에 혈안이 된 정치세력들이 피 튀기는 형식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정치인과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다 보니 선거의, 선거에 의한, 선거를 위한 선거공학이 기승을 부린다. 그 가운데 하나가 편 가르기와 증오의 정치다. 정치를 선과 악,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라 치는 전략 전술을 구사하는 일이 많다. 나도 잘하지만 상대도 잘한다는 식의 정치적 의사 표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가능한 상대를 깎아내리고 흠집 내는 방식이 춤을 춘다. 이런 것을 방송 등 언론이 바로잡아야 한다. 사회의 소금과 목탁이라는 제 4부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시청자 등 언론소비자에게 최대한 봉사하는 것이 대중매체의 사명가운데 하나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사회적인 확증편향을 심화시키고 그로 인한 심각한 사회적 갈등과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JTBC는 제 1 야당 대표의 가면을 벗기고 정상적인 프로에 출연해 정책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상식적인 틀 속에서 프로를 진행한다는 것을 제 1의 원칙으로 삼고 시청률 고민은 그런 발상이후 하는 것과 같은 성숙된 자세를 자져야 할 것이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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