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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기자 “우린 운동권 아니야” 30년차 기자 “파이팅 아이템 없어”언론노조 창립 33주년 기념 대토론회에서 확인한 뉴스룸 내 ‘세대갈등’
“간극은 내버려 두되, 차이 인식하고 다차원적 정의(Justice) 적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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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25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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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뽑는 전형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홍사훈 KBS 기자)
“선배가 술자리에서 본인 이야기만 하고 갔다.”(김치연 연합뉴스 기자)

지난 23일 ‘민주화 세대의 퇴장 언론노동의 현장 변화’란 주제로 열린 언론노조 창립 33주년 기념 대토론회에서 뉴스룸 내 ‘세대갈등’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2018년 입사한 김치연 연합뉴스 기자는 “1994년에 태어났다. 세월의 격차를 소통하며 좁힐 수 있는 건 있겠지만 완전히 없앨 순 없다. 내가 MZ세대로 묶이지만, ‘MZ세대’라는 명명은 당사자들의 내용이라기보다는 (우리 세대를) 하나를 집단으로 형상화해 기성세대에게 가르쳐주는 참고서 같다. 사람은 너무 다른데, 청년 세대는 MZ로 묶어놓고 판단 당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치연 기자는 “우린 운동권 세대가 아니고, 민주화가 가장 큰 이슈가 아닌 세대다. 운동의 가치를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우리가 중시하는 이슈는 페미니즘‧에코 이슈다. 내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다루는 이슈”라고 밝힌 뒤 “우리는 엄혹했던 시절의 경험이 없어 과거와 지금의 민주주의 비교가 안 된다. 왜 선배들은 지금 흘러가는 이슈를 등한시하지, 이런 서운함도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1991년 입사한 홍사훈 KBS 기자는 “예전에는 책상도 엎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예전에는 9시 뉴스 임박해서 난리 통이었다. 부장과 멱살 잡는 일도 있었다. 지금은 조용하다. 칸막이까지 있어서 독서실 같다. 그런데 단톡방은 굉장히 시끄럽다”고 밝혔다. 홍사훈 기자는 현 상황을 두고 “서로 얘기를 안 하는, 그래 너 잘났다, 너 하는 대로 가자, 말해봤자 단톡방에서 씹을 테니까, 이런 분위기가 팽배하다 보니 KBS도 의제설정을 못 하는, 그런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젊은 기자들이 왜 파이팅 넘치는 아이템을 안 하는지 불만이 있다. 세대갈등은 물론 있지만, 지금은 세대갈등 문제라기보다 기자를 뽑는 전형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 기자는 “좋은 취재와 용기 있는 취재를 하는데 서울대 출신이 중요한가. 이 시대에는 용기 있는 기자가 중요하다. 왜 이렇게 조용해졌을까. 방송사도 좋은 일자리다. 좋은 대학 나온 그 친구들이 삼성 가듯이 (언론사에) 온다. 이런 채용 방식에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민주화 세대의 퇴장 언론노동의 현장 변화’란 주제로 열린 언론노조 창립 33주년 기념 대토론회 모습. ⓒ언론노조

▲장아영 YTN 기자. ⓒ언론노조

2007년 입사한 장아영 YTN 기자는 “선배들은 왜 모범생을 뽑았나 말하지만 왜 후배들은 뒤에서만 얘기할까. 선배들을 믿지 못하는 어떤 불신이 있다”고 말했다. 장 기자는 “선배 그룹들은 후배 그룹을 언론 기득권으로 보는 것 같다. 역사의식도 없고, 용기 있게 나서서 뭘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은 선배들을 보며 ‘지금 언론 상황에선 지사적 언론은 필요없고 기본으로 돌아가야하지 않나, 저분들은 정파적이야, 특정 집단과 동일시되어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치연 연합뉴스 기자는 “우리도 말을 안 하는 건 아니다. 술자리에서 선배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자고 해놓고 문 닫을 때까지 본인 이야기만 하고 갔다. 이야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는 게 생긴다”고 말했다. ‘용기’와 관련해서는 “뭐만 쓰면 기레기, 죽어라, 기자들 신상 터는 홈페이지도 있다. 그런 사회에서 좀 무섭기도 하다”고 밝혔으며, “이전에는 들이받아도 되는 문화가 암묵적으로 깔려있었다고 보는데 지금은 그 문화가 사라졌다. 오히려 어떤 점에서는 (전보다) 더 권위주의적이라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1993년 입사한 안영춘 한겨레 기자는 “후배들은 정체성 정치에 대해선 관심이 많다. 그런데 좀 더 큰 구조적 이슈에는 덜 민감하다. 기자들 평판이 엄청 저하됐지만 레거시미디어는 소임이 있다. 뉴미디어와 같이 경합한다면 공영방송이나 국민주 신문의 이유가 소멸해버린다. 레거시미디어가 갖는 위치성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방향을 잃을까 두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2020년 입사한 김건우 MBC 시사교양 PD는 “우리 세대는 약자들의 문제, 일터에서 나의 권리, 직장 내 괴롭힘이나 산업재해를 중요하게 보는데 윗세대는 검찰이나 정치 권력 같은 문제가 주요 의제가 돼야 한다고 한다. 젊은 세대의 문제의식이 사소하게 여겨지는 건 문제다”라고 밝혔다. 김건우 PD는 그러나 동시에 “젊은 세대 역시 상호 이해가 이뤄져야 한다. 젊은 세대는 파업 현장 자체에 존재하지 않았다. KBS‧MBC 파업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가 되면 이해할 수 있다. (공부를 통해) 선배들이 과거 회귀에 대한 두려움이 클 것 같다고 체감했다”고 밝혔다.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세대 간)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다르다. 페미니즘‧에코 이슈가 중요한 세대가 있고 여전히 보수우파 반동에 맞서는 민주주의 수호가 중요한 세대가 있다. 토론한다고 좁혀질 수 없다”고 밝혔다.

박권일 비평가는 “지금은 다수결이 익숙한 단톡방 문화다. 과거 세대는 모였는데 지금 세대는 모일 필요가 없다. 소통의 방식이 다르다. 언론관도 다르고 무엇이 우선인지 가치관도 다르다”고 전하면서도 “사회가 좋게 바뀌길 바라는 뜨거운 것이 있는 사람이 결국 언론인이 된다는 점에서는 세대 간이 크게 다르지 않다. 간극은 내버려 두되, 서로 차이를 인식하는 가운데 맥락에 따라 다차원적 정의(Justice)를 적용하는 게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글은 2021년 11월 24일(수)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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