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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 ‘성 소수자’를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야만이다유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한국 정부에 아홉 차례 권고
[기고]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ㆍ언론사회학 박사
  • 관리자
  • 승인 2021.11.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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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차별금지법 검토를 언급한 데 대해 “우리 헌법에 평등의 원칙 조항을 보면 법 앞에 평등하다고 돼 있다. 헌법 원칙만 보면 될 것을 뭐 하러 동성애를 합법화하려고 그런 법률을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비공개 참모 회의에서 “차별금지법을 검토해볼 때가 된 것 같다”는 취지로 한 관련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왜 마지막까지 그러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오마이뉴스 2021년 10월28일).

홍 전 후보의 발언은 지난해 7월17일 미래통합당 기독인회 소속 의원들이 성명을 내고 정의당이 지난달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동성애자 보호법’으로 규정하고 “동성애는 ‘부도덕한 성적만족행위’”라는 소수자 혐오 표현마저 사용하며 그 발의를 저지하겠다고 밝힌 내용의 연장선상에서 해석 된다(한국일보 2020년 7월17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노컷뉴스

당시 국회에서 기독교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가진 통합당 기독인회 의원들은 “차별금지법은 평등을 가장한 동성애보호법이자 ‘동성애 반대자 처벌법’으로 오히려 차별을 조장하는 ‘차별조장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성애자와 성소수자는 선천적인 것이 아닌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성적 만족 행위로, 에이즈 전파 등 사회적 병폐를 야기하는 지양해야 할 가치이자 이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차별금지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담은 법안 4개가 발의돼 있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0일 송두환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2006년 정부에 평등법 제정을 권고한 이후 2013년까지 7건의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국회의 법안심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아 자동 폐기됐다. 인권위 설립 이후 다양한 인권 의제가 공론화되고 법안으로 만들어져 시행되거나 정부 정책에 반영되고 있지만 평등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 입법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조속히 법안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2021년 11월10일).

인권위는 "평등법을 제정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청을 받아 국회가 법 제정을 위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평등법 제정은 더는 거스를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전 사회적 과제이며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라는 명분은 국회가 침묵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14년 만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의견표명을 냈고, 지난 6월에도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6월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성립 요건인 10만 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지만 국회는 그 청원의 심사기한이 당초 이날까지인데도 2024년 5월까지로 연장해 이 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받고 있다.

유엔은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학력 및 병력 등을 이유로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2007~2017년까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한국 정부에 아홉 차례 권고했다. 유엔의 이런 권고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차별의식의 근본적 철폐를 위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한국이 평화통일을 추구하기 위해서도 선행되어야 할 조치로 인식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는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 한다’로 되어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적 지향을 이유로 재화·용역의 공급이나 이용과 관련해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을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규범이 지켜지지 않고 있고 인권과 평등의 주요 척도가 되는 평등법 제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2007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국정과제로 삼고 법무부가 입법예고까지 했지만 일부 종교 세력이 반대하면서 성적지향, 학력, 출신국가 등 7가지 항목을 차별금지 사유에서 뺐다가 결국 폐기했다. 정부와 국회 등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세력에 굴복해 국제사회의 인권존중 요구나 상식에 등을 돌린 것이다.

한국에서 차별받는 소수자가 여러 부류이지만 그 가운데 하나인 성적 소수자를 빌미로 평등을 보편화하는 법 제정이 저지된 것은 심각한 후진적 폭거이다. 특히 성적 수수자의 경우 정부의 행정 문서 등에서 성적 소수자라는 표기조차 배제되었다. 이는 차별금지가 인권보장의 핵심과제이며 국가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는 유엔의 입장에 반하는 것이다. 특정 종교집단이나 정치집단의 요구에 의해 인권을 짓밟는 정치가 행해지는 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손가락질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에서는 양성 평등은 남녀의 평등이고 성 평등은 성적 소수자도 포함한 모든 사람의 평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수 개신교 단체를 중심으로 ‘성 평등은 동성애를 옹호하는 논리’, 양성평등 YES, 성평등 NO!‘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 개신교 단체 등은 성평등 개헌,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정책에 반대하면서 충남인권조례 폐지와 EBS <까칠남녀> 패널인 은하선 작가의 하차를 요구를 했다(오마이뉴스 2018년 2월10일).

국가인권위가 2017년 자신의 정체성(성소수자·여성·장애인·이주민)과 관련해 발표한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즉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비난을 받을까 봐 두려움을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성소수자의 84.7%, 장애인의 70.5%, 여성의 63.9%, 이주민의 52.3%가 ‘어느 정도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했으며 증오범죄 피해 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성소수자가 92.6%, 여성의 87.1%, 장애인의 81%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한국 사회는 자신의 정체성 등으로 인해 받게 되는 비난의 두려움보다 증오범죄 피해 우려가 오히려 더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이 혐오와 차별이 일상을 지배하는 사회가 된 것은 자살이 세계 1위, 출산율 세계 최저로 ‘생지옥’이라 불리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이 사회는 ‘나도 살기 싫고 후손이 살아가는 것도 원치 않는다’는 의식이 팽배해진 것이다. 이는 법과 제도, 사회적 의식의 변혁을 통해서만이 해결할 수 있다. 성적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각 교정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 평등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 사진=gettyimagesbank


세계 29개국 동성애 합법화 – 대만은 아시아 최초로 인정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대우는 많은 나라에서 당연시 하고 심지어 극단적 린치까지 가하는 일이 있지만 네덜란드가 2001년 최초로 동성애 결혼 합법화를 법제화한 뒤 2021년 10월 말 현재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독일, 프랑스, 대만 등 29개 국가가 같은 조치를 취했다.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는 국가는 33개 국으로 일부 국가는 회교 율법에 따라 금기시 되거나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다(https://en.wikipedia.org/wiki/Same-sex_marriage#International_court_rulings).

동성애 결혼은 인권과 시민권, 그리고 정치 사회 및 종교적 차원에서 합법화 되었지만("Inter-American Human Rights Court backs same-sex marriage". BBC News. 10 January 2018. Retrieved 6 April 2018.) 강한 반대논리를 펴는 곳은 주로 원리주의 적 교리를 앞세운 종교단체들이다. 그러나 이른바 선진국이나 민주주의가 발전한 국가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인정과 지원이 증가 추세다.

예를 들어 아시아 최초로 동성 커플의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한 국가가 된 대만은 2017년 5월  대만 최고법원이 동성결혼을 금지한 민법의 혼인 규정을 위헌으로 결정하고 2년 내 관련법을 수정 또는 제정하라고 권고해 대만 정부는 은 2018년 11월 국민투표를 진행해 민법 외 다른 방식으로 동성 간의 공동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항목을 통과시켰고, 행정원은 2019년 2월 동성결혼 특별법 제정안을 정부 입법으로 마련했다. 그에 따라 대만 입법원(국회)은 2019년 5월17일 표결로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내용의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만의 동성 커플들은 혼인 등기를 하고 이성 부부와 같이 자녀 양육권, 세금, 보험 등과 관련한 권리도 갖게 되었다(중앙일보 2019년 5월17일).

동성애 결혼을 반대하는 논리를 보면 동성애가 부자연스럽고 비정상이고 동성애 합법화는 사회적인 동성애를 부추기고 이성애 부부가 키운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발육한다는 등의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Cline, Austin (16 July 2017). "Common Arguments Against Gay Marriage". Retrieved 26 September 2017.). 그러나 이런 주장은 과학적 연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즉 성적 지향은 선택이 아닌 유전적 요인에 의해 주로 결정되며 동성애는 인간의 성생활에서 자연스럽고 정성적인 변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Marcoux, Heather (23 July 2018). "Major long-term study:Kids with lesbian parents grow up to be happy adults". Retrieved 16 June 2019. The researchers note that the kids in same-sex homes actually reported fewer difficulties than those born to heterosexual couples.[permanent dead link]).

21세기 지구상에서는 아직도 누구를 사랑하느냐, 어떤 외모를 하고 있느냐, 그 정체성이 무엇이냐를 놓고 폭력과 불평등의 대상이 되거나 때로는 고문 받고 심지어 처형당하는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성적 지향과 그 정체성은 인간 개개인의 내면적 특성이라서 차별과 폭행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성적 소수자를 비롯해 모든 사회적인 약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국제기구나 사회단체, 대학 등이 성적 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일이다. 한국처럼 성적 소수자와 관련해 후진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곳에서 필독해야 할 사항이다.


세계 인권 단체들 성 소수자 권익위해 노력 중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HRW)는  LGBT 등 성적 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면서 각계각층의 활동가들과 함께 활동을 하고 있다. HRW는 전 세계적으로 성적 지향과 정체성을 이유로 가해지는 폭력을 폭로하고 공개하고 있다(https://www.hrw.org/topic/lgbt-rights). 현재 세계적으로 자행되는 가혹 행위는 고문과 처형, 부적절한 법에 의한 체포, 부당한 처우, 감시, 의료 악용, 건강과 주거, 취업 등에서의 불평등, 어린이 학대, 가족 인정이나 그 권리의 부정 등이다.  HRW는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보호할 법과 정치를 지지하면서 모든 사람이 자신의 권리를 만끽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권과 언론의 자유 옹호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LGBT 등의 성적 소수자가 차별 없이 동등한 권리와 개인의 자율권,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만끽하도록 노력하고 있는 단체다(https://www.aclu.org/issues/lgbt-rights). ACLU은 LGBT 공동체를 보호하고 방어한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즉 지난 1936년 LGBT의 제도적 정치적 권리를 위한 활동을 시작한 이래 미국 각 주별로 의회와 법원을 상대로 정당한 판결, 입법을 하도록 노력해 왔다. LGBT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더 센터(The 할 수 있는 비즈니스, 취업은 물론  LGBT의 가정 보호 등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성적 소수자를 위한 각가지 조치나 방안을 실천하거나 그런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도 여전히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일부 교육단체들은 LGBTQ 학생들을 위해 LGBTQ에 우호적인 대학이 어디이고, LGBTQ 대학생들의 관심사나 고민이 무엇이며, LGBTQ와 관련해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learn how to become’이라는 단체의 HP에 소개된 LGBTQ 대학생들을 위한 각종 안내 자료 내용이다(https://www.learnhowtobecome.org/college/lgbtq-student-resources/).


결론에 대신해서 - 모든 남녀의 절반은 동성애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동성애가 항상 등장하는 이유에 대한 연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진행되었는데 마침내 그 비밀이 규명됐다. 그 비밀은 미 조지아 주 일리아 주립대학의 지오르기 찰라드제 교수 팀이 동성애자 출생 원인이 유전적인지 환경적 영향인지에 대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 등으로 연구한 결과를 2016년 4월 과학전문지에 발표하면서 밝혀졌다. 연구팀은 동성애 남성이 대가족에서 많이 나오는 것을 밝혀낸 연구결과 등을 참고하면서 개인 차원의 유전자 모델을 이용해 대도시 등에서 동성애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현상에 대한 연구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Chaladze, G. Heterosexual Male Carriers Could Explain Persistence of Homosexuality in Men: Individual-Based Simulations of an X-Linked Inheritance Model. Archives of Sexual Behavior, 2016 DOI: 10.1007/s10508-016-0742-2 /Springer. "Prevalence of homosexuality in men is stable throughout time since many carry the genes: Computer model sheds light on how male homosexuality remains present in populations throughout the ages." ScienceDaily. ScienceDaily, 12 April 2016.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6/04/160412132621.htm>).

-- 모든 남녀의 절반은 동성애 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며 그 결과 후대에 동성애 후손이 태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남성 동성애자가 일정 인구 집단에서 낮고 안정적인 비율을 유지하는 것은, 남성의 절반 그리고 여성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가 남성 동성애자를 태어나게 할 유전자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위의 연구 결과를 주목할 때 동성애는 찬성 또는 반대할 대상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좌우할 수 없는 자연현상으로 받아드려야 한다는 당위성이 힘을 얻는다. 동성애 남성이 유전적 요인에 의한 출생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는 등 이생애자와 등등한 사회적 권리를 향유해야 한다는 정당성이 확인된 것이다.

종교 교리 등을 앞세운 반대 논리가 근거가 없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동성애에 반대하는 이성애자의 경우 자신의 몸속에 동성애 유전자를 지니고 있을 확률이 50%이며 자신의 후손의 일부가 동성애자로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과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덜질 수 있는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성적 소수자에 대해 차별과 폭력을 가한다는 것은 미래 후손의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짓이 아닌가?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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