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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에 대한 미국 태도, 한국의 군사적 예속 상태 확인시켜전쟁 없는 한반도의 당위성 부정한 오만방자한 태도, 한미동맹 정상화로 바로잡아야
[칼럼] 고승우 6.15언론본부 정책위원장
  • 관리자
  • 승인 2021.11.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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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성공할까, 아니며? 문 대통령이 얼마 전 이야기를 꺼낸 뒤 한국 정부만 애가 타지 다른 나라는 이견을 보이거나 지켜보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종전선언은 그것을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서 여러 방향에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는 하지만 한반도 당사자인 한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지 않도록 국제적으로 약속하자고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남북한은 물론 동북아의 파멸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반도 전쟁은 종전선언만으로 발생이 저지되거나 그 발생 가능성이 줄어들 것인가? 안타깝지만 그 대답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선언이라는 형식이 구속력이 약하다는 것부터 그러하고 미국, 중국, 북한 등의 입장에서 볼 때 종전선언이 전쟁 방지나 예방 효력을 지닌 것으로 여기지 않는 한 더더욱 그러하다.

문 대통령은 꽉 막힌 한반도 사태의 해결 물코를 트기 위해 종전선언 카드를 내밀었다고 판단된다. 한국이 뭔가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북미협상 개시 등의 조건이 형성되기를 희망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랬을까, 문 대통령은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을 통해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면서 종전선언을 정전협정, 한미동맹, 주한미군의 현 상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하자고 했다.(미국의소리방송 2021.10.30)

이는 현재 한반도를 구속하고 있는 군사대결구조를 그대로 둔 채 종전선언이라도 해서 평화를 추구하는 첫 단계의 조치를 취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종전선언에 동참해야 할 당사자들인 미국, 중국, 북한 등의 입장부터 살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크다. 취지가 아무리 순수하고 생산적이라 할지라고 그것이 객관적으로 통할지 여부는 차원이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실제적으로 구속력이 없는 종전선언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왜 그런 것을 하지?’라는 의문을 불러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도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전략이 포함된 압박과 견제의 장치를 수정할 의사가 전무한 듯 하고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이 선언을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광물 수출 허용 등을 한반도 종전선언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알려져 있다.(미국의소리방송 2021.10.30)

중국은 정전협정 서명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병행 추진하는데 기여하겠다(연합뉴스 2021.10.21)면서 미국이 대만을 빌미로 중국에 군사적인 영향을 미칠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미중 패권경쟁 심화 속에 북한과의 유대와 연대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고 남한에 대해서 미국과 너무 밀착하지 말 것을 직간접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듯하다.

2021년 10월 21일자 연합뉴스 보도 화면 갈무리

이런 상황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이 미국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당사자 가운데 군사 외교적으로 가장 덩치가 큰 미국은 한국의 제안에 응하기는커녕 미중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미국 편을 들 것을 국제적으로 강조하는 식의 행동을 하고 있다. 전쟁을 다시 하지 말자는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미중 군사충돌 시 한미동맹에 의해 한국이 미국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강조한 것이다.

미국, 갑의 위치에서 한국을 세계군사전략 동반자로 강조

미국의 입장은 지난 달 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힌 뒤 미 국무부가 배포한 회담 결과 자료에서 확인됐다. 이 자료에는 ‘종전선언’이란 표현 자체가 아예 등장하지 않았으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블링컨 장관과 정 장관이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그리고 그 너머에 이르는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linchpin)인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고만 적혀있었다.(뉴스1 2021.10.31)

미국의 입장은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그리고 그 너머에 이르는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linchpin)으로 철통같다고 재확인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보장된 갑의 위치에서 조약 적용 범위를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그리고 그 너머라는 점을 밝힌 것으로 한국이 미국의 세계군사전략의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한 의미다.

동시에 미국, 인도, 일본, 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인 쿼드에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희망사항도 피력했다. 미국은 주한미군에 대해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와, 미군을 세계 어디서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 주둔 미군을 유연하게 배치하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전략에 따라 미국의 세계전략 수행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이 희망하는 종전선언과는 거리가 너무 먼 미국의 태도라 하겠다. 미국은 로마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의 군사적인 종속상태라는 것을 국제 환시리에 밝힌 것이다. 이는 한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심각한 사태이면서 동시에 수치스런 일이라 하겠다.

한국 대통령은 한반도 당사국의 입장에서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이 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책무를 수행하려 한 것인데 미국이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는 식으로 대한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남한 수도권에서만 수백 만 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니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한국민의 입장은 보장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면서 한국의 당연한 주장을 깔아뭉개는 것과 함께 국제적으로 한반도 남쪽의 주인공은 한국이 아닌 미국이라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미국이 한국민의 생사여탈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오만방자한 태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한국 입장에서 보면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꼴이 되고 말았다. 문 대통령이 심각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인 한미동맹관계를 몰라서 그랬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작권 전환 등에서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 지, 그리고 유엔사를 통해 어떻게 남북관계에 개입하는지를 고려했을 때 문 대통령이 정전협정을 내세운 이유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임기 말 성과를 내고 싶었다 해도 외교적인 제안을 할 때는 상대가 그것을 외면할 수 없는 형식과 내용으로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한민족 통일역사에서 길이 빛나려면

한미동맹은 군사, 외교, 정치적으로 다방면에 걸쳐 대단히 복잡하고 세밀하게 뒤얽힌 구조라는 점을 살필 때 향후 미국의 갑질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전선언과 같이 그 개념에 대해 십인십색인 것은 실현되기 대단히 어렵다.

외교는 상대가 받아드릴 수 밖에 없는 그런 것을 내미는 것이 실효성이 있고 결과적으로 국격을 세우고 자국민에 대한 책무를 다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한미동맹의 정상화라는 지상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다음 정권을 위한 선행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의 정상화는, 한미동맹의 축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점에서 이 조약의 정상화와 같은 말이라 하겠다. 이 조약은 수정 보완할 조항이 없고 단지 그 6조를 통해 폐기를 상대국에 통고하면 1년 뒤 효력이 발생하게만 되어 있다.

이 점을 살펴서 문 대통령은 이 조약의 폐기를 미국에 통보하고 1년 동안 공론화 하는 과정을 거쳐 필요하다면 필리핀, 일본이 미국과 맺은 군사동맹의 내용과 비슷한 쪽으로 수정하는 등의 작업을 할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인 국민에 대한 도리라 하겠다.

미중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동북아 정세를 볼 때 향후 5~10년이 너무 중요하다. 한국이 군사적 자주권을 회복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휘말려 남북 대치 상태가 심화되어 평화통일 추진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예속된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정치권 등이 자각해야 하고 문 대통령이 임기 내에 그 청산에 기여해야 한다면 엄청난 업적이 될 것이다.

내년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국내외에서 한반도에 미국 전술핵무기 배치, 한국의 핵무장과 같은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반도 군사적 대치 상황을 더욱 심화시키고 대화의 장벽을 높게 만드는 퇴행적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차기 대통령이 평화통일의 거보를 내딛게 할 수 있는 조건을 문 대통령이 만들어 준다면 문 대통령의 업적은 한반도 한민족 역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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