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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끊이지 않는 유료방송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IPTV가 케이블SO보다 수익 배분 적지만 근본 문제는 ‘낮은 요금’ 지적
대형PP에 파이 뺏긴 중소PP 형평성 제고, 투자 않는 부실 PP 퇴출 필요성도 제기
  • 관리자
  • 승인 2021.09.1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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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우리가 손해입니다.”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양측은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이 같은 말을 반복해왔다.

오랜 지상파와 유료방송 플랫폼 간 분쟁에 이어 CJ ENM과 유료방송 플랫폼 간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 단체인 IPTV협회는 CJ ENM이 채널 제공 대가(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한 데 대해 “대형 콘텐츠 사업자의 유료방송 가입자의 시청권을 볼모로 한 불공정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CJ ENM은 “IPTV사업자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규모면에서 CJ ENM보다 몇 배는 더 큰 기업”이라며 “을의 입장인 CJ ENM의 하소연”을 강조했다. 양측 모두 자신을 ‘을’에 놓았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방송업계에서 이 같은 분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명확한 개선 방안은 없을까. 이와 관련한 세미나가 연달아 열렸다. 한국방송학회는 7일 ‘글로벌 OTT 시대 합리적인 국내 미디어 산업 거래 체계 정립 방안 모색’을 주제로, 홍익표 의원실은 8일 ‘유료방송시장 콘텐츠 거래 합리화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두 세미나의 쟁점은 다음과 같다.

▲ gettyimages


쟁점1) IPTV 수익 배분 몫 적절한가

8일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방송사업자들이 수익 배분을 적게 받는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흔히 케이블채널이라고 부르는 유료방송채널)들의 사업수익성(EBITDA 마진율)은 9%에 그쳤다. 이는 한국과 GDP 규모가 비슷한 멕시코(18.42%), 러시아(21.36%), 호주(18.40%), 캐나다(30.93%) 등에 비교해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김용희 전문위원은 “PP들은 콘텐츠 사업 제작비를 매년 5% 가량 늘리고 있는데, 이에 비해 회수하는 비율은 낮아졌다”고 부연했다.

플랫폼 사업자(IPTV, 케이블SO 등 유료방송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수익 배분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콘텐츠 사업자(PP)들이 위기에 처한 걸까. 김용희 전문위원은 IPTV(통신3사의 인터넷 기반 유료방송)와 케이블SO(딜라이브, 현대HCN 등 케이블 플랫폼)를 구분한 뒤 “케이블SO는 벌어들이는 규모에 비해 충분히 주고 있고, IPTV는 조금 더 줄 만하다”고 정리했다.

▲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

▲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 발제자료. 한국 유료방송은 저가 구조로 형성돼 있고 콘텐츠 사업자의 투자회수율도 낮다.


그에 따르면 국내 IPTV 3사가 지상파 포함 채널 전체에 지급한 요금(수신료) 대비 콘텐츠 사용료(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비율은 33% 수준이다. 이는 미국(62.2%), 영국(83.6%), 뉴질랜드(58.78%), 인도네시아(50.2%) 등과 비교해 두드러지게 낮다. 또한 기본채널 기준 유료방송 플랫폼의 요금 대비 콘텐츠 사용료 지급 비율은 IPTV가 24.9%인 데 반해 SO는 61.3% 수준으로 격차가 컸다.

김용희 전문위원은 “IPTV가 케이블SO에 비해 남기는 몫이 많지만 전반적인 플랫폼의 이익 규모는 해외 주요국에 비해 한국이 낮은 수준”이라며 “플랫폼사업자든 콘텐츠사업자든 이문을 적게 남기고 있다. 주요 국가 가운데는 투자회수율이 크게 낮다”고 했다.

즉, 한국의 경우 IPTV가 비교적 이익을 내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모든 사업자들의 이익 규모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김용희 전문위원은 원인을 낮은 요금으로 지목한 뒤 “유료방송 시장의 저가 구조 개선이 미흡하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향후 지속 보완 및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요금 인상과 더불어 플랫폼의 최저 배분율을 35~60%로 지정하는 등 배분 몫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쟁점2) 늘어나는 제작비, 인상 기준 어떻게?

콘텐츠 사업자들은 제작비 급증을 이유로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를 견제하고 있다.

2012년을 전후해 지상파 3사가 연합해 급속도로 CPS(재송신 수수료, 지상파가 채널 전송 대가로 받는 비용)를 올린 사례가 있다. MBC의 경우 연간 CPS가 2012년 146억 원에서 2020년 975억 원으로 급증했다. 종편도 뒤따랐다. 2013년 종편 4사의 프로그램 제공 대가는 방송사당 70억~80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에는 4사 모두 300억 원을 전후한 금액을 받는다. 일반PP 가운데 영향력 있는 채널들을 보유한 CJ ENM 역시 지속적으로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8일 세미나에서 플랫폼 사업자측으로 참석한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플랫폼 본부장은 “(방송사들이) 콘텐츠 제값받기를 추진하는 원인 중 하나는 제작비의 급격한 상승인데, 자세히 보면 작가, 주연배우 등 급격한 몸값 상승 비중이 크다. 이것이 합리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지상파, 종편의 채널 제공(프로그램 사용료) 대가 수입. 자료=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

반면 콘텐츠 사업자측 패널인 서장원 CJ ENM 전략지원실장은 제작비가 절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기생충 등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지만 미국 기준으로 보면 5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경쟁력 대비 값이 비싸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려면 좋은 콘텐츠를 대우해서 제작을 활발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희 전문위원은 다른 측면에서 ‘콘텐츠 사업자’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그는 “해외 다수 국가에서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세제 지원을 펴고 있는데 한국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세제 지원 확대 정책을 통한 콘텐츠 사업자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김혁 SK브로드밴드 본부장과 서장원 CJENM 실장.


쟁점3) 중소PP 격차 해소와 부실PP 퇴출

갈등 구조가 ‘플랫폼 vs 콘텐츠 사업자’이기만 한 건 아니다. CJ ENM과 LG유플러스의 수익 배분 갈등 ‘성명’ 공방 당시 LG유플러스는 “CJ ENM의 일방적인 사용료 인상 요구는 국내 미디어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CJ ENM 몫이 커질수록 작은 PP사업자들이 손해를 본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방송채널 사업자 단체 가운데 하나인 한국중소방송채널협회는 성명을 내고 “중소PP에게 돌아가야 할 최소한의 콘텐츠 대가마저 앗아가는 최악의 결과를 낳고 있다”며 플랫폼이 아닌 CJ ENM을 비판했다.

8일 세미나에서도 플랫폼 사업자측 임준현 LG헬로비전 컨슈머사업 담당은 “힘이 센 PP와 협상하면 실제 평가를 배제하고 제작비와 투자비 등 그들의 기준만을 제시하며 사용료 인상을 요구한다. 어느 정도 협상의 폭은 있어야 하겠지만, 특정 범주 안에서 협의한다는 컨센서스가 필요하다”며 ‘힘이 센 PP’를 지목했다.

앞선 7일 세미나에서 이수연 법무법인 이신 변호사는 MPP(CJ ENM처럼 여러 채널을 겸영하는 콘텐츠 사업자)에 대해 “MPP가 다수 채널을 묶어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라며 “채널 경쟁력에 따른 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채널을 하나만 가진 중소PP 입장에선 여러 채널을 가진 사업자들이 채널 전반에 대한 ‘패키지’ 협상에 나서기에 불공정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 7일 한국방송학회 세미나 발제 장면

그러면서 이수연 변호사는 “유료방송사업자(플랫폼 사업자)가 지상파, 종편, PP에 대해 동일한 성격의 콘텐츠 공급 대가를 지불하는데 상이한 지급 기준과 절차를 갖고 있다”며 “지상파, 종편, PP를 모두 아우르는 전체적인 채널 거래 구조 개선 및 적정 콘텐츠 사용료 배분 규모 도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채널을 우선 공급한 뒤에 계약을 맺는 ‘선공급 후계약’ 관행이 플랫폼 사업자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을 수용해 ‘선계약 후공급’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대형 PP가 먼저 협상을 진행할 경우 중소 PP에 돌아갈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소PP가 받는 차별적 요소를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부실한 PP에 대한 퇴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8일 세미나에서 김용희 전문위원은 “일부 특화된 전문PP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개별PP는 여전히 저가 프로그램을 구매해서 송출하는 ‘편성전문PP’로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대부분의 채널이 자체 기획과 제작을 하지 않고 재방송 전문 채널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김용희 전문위원은 “노력하지 않는 PP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을 (플랫폼 사업자에)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7일 세미나에서 채정화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도 “부실 PP 퇴출을 통해 콘텐츠 대가를 재분배할 수 있는 기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자본금 5억 원 이상’ 등 PP 등록 요건 설정, 기준 달성 못한 PP와 계약 종료 절차 등 제도화된 등록 및 퇴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이글은 2021년 09월 11일(토)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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