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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의 진실 찾기조선일보 대해부 5권 - 2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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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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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6일 자정을 넘은 시각에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서로 다른 화면을 마주하고 있었을 것이다. SBS는 인기가 아주 높은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중계하고, 다른 방송사들은 각자의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천안함 침몰, 북한 도발 가능성」이라는 ‘특보’가 텔레비전 하단에 나오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북한의 인간어뢰가 천안함을 폭침?’

조선일보 3월 27일자 1면 머리에는 「1200t 초계함 침몰 / 해군사상 최대 함정 참사 / 104명 탄 천안함 백령도 해상서 밑바닥 파괴돼 / 0시 현재 58명 구조」라는 기사가 대서특필되었다.

  26일 오후 9시 45분쯤 서해 백령도 서남방 1.8㎞ 해상에서 우리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초계함 한 척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사고로 침몰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이 전투함은 1200t급 ‘천안함’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오후 11시 45분 현재 선체의 70~80% 이상 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역사상 초계함급 이상 대형 전투함이 폭발에 의해 침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투함의 폭발이 배 안에서 발생한 단순 폭발사고인지, 북한군의 공격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폭발은 배 후미 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여러 가능성을 놓고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일단 북한 대함미사일이나 해안포 공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투함이 갑자기 침몰한 것으로 미뤄 북한의 잠수함이나 잠수정의 어뢰나 기뢰에 의한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합참은 “초계함의 배 밑바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파괴가 있었다”고 말했다. (·····)
  이 배에는 104명의 승조원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인명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해군은 사고 현장에 주변 함정을 총출동시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27일 0시 현재 58명의 승조원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침몰 사건(정부의 공식 명칭은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해군 병사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었다. 언론이 가장 관심을 쏟은 것은 사고 원인이 ‘어떤 폭발’인지, 아니면 ‘좌초’ 또는 ‘충돌’인지, 또는 ‘좌초 뒤 충돌’인지였다.

조선일보는 3월 31일자 1면 머리 기사(「침몰 전후 북 잠수정이 움직였다」)에서 ‘익명의 정부 소식통’의 말이라며 ‘북한군의 ‘공격 가능성’을 가장 먼저 제기하고 나섰다.

  천안함 침몰사고의 원인으로 북한 잠수정 또는 반잠수정에 의한 어뢰·기뢰의 공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발생 지역인 백령도에서 멀지 않은 북한 서해안 잠수함 기지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지난 26일을 전후해 잠수정(또는 반잠수정)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30일 “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미 정찰위성 사진 등을 정밀분석해본 결과, 백령도에서 50여㎞ 떨어진 사곶기지에서 잠수정(반잠수정)이 지난 26일을 전후해 며칠 간 사라졌다가 다시 기지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움직임을 보인 잠수정(반잠수정)의 종류와 숫자(규모)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이 소식통은 “북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이 기지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어서 이번 사고와의 연관성을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
  (···) 김태영 국방장관도 29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 반잠수정은 어뢰 2발을 발사할 수 있다”며 반잠수정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 이명박은 위와 같은 조선일보 기사가 나간 이튿날인 4월 1일 “정황 증거가 없는데 북한이 개입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4월 2일자 1면에 그의 발언 내용이 상세히 실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 “북한의 공격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해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남미지역 특사를 맡은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일부 의원들이 “북한의 연루 가능성이 크지 않으냐”고 질문하자, “만에 하나 섣불리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 지을 경우 북한 등의 반발이나 6자회담 등 외교 문제가 발생하면 파장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북한이 개입된 증거나 정황이 아직 없는 상태”라며 “북한 내부 교신이나 통신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내용이) 잡힌 것이 없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고 원인 중 하나로 항간에 거론되는 ‘피로 폭파’ 가능성에 대해 “내가 배를 만들어봐서 잘 아는데 배가 두 동강이 났다는 것은 뭔가에 의해 들어 올려져서 가장 약한 부분에 충격이 가해졌다는 것이다. 배의 노후성 때문에 이렇게 두 동강이 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고 했다.

국군의 최고급 정보를 모조리 보고받고 있는 대통령이 4월 1일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해 “북한이 개입한 증거가 없다”고 단언하고, 국방부도 그런 보도자료를 돌렸는데 조선일보는 어떻게 그보다 하루 전에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통해 ‘북한 잠수함 또는 잠수정의 움직임’을 파악했을까?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라면 ‘기자의 작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하나, 분명히 기억해야 할 일이 있다. 최첨단 위성통신시설을 이용해서 한반도와 주변 바다의 남북한 병력과 함정의 동향을 샅샅이 파악하는 능력을 가진 미국은 천안한 침몰 사고 뒤 닷새가 지난 3월 31일까지는 물론 그 뒤 한참 동안 북한 잠수함(정)이 사고 당일 백령도 부근에 나타났다는 정보를 한국 정부에 건네준 적이 없다고 한다.

4월 11일 천안함 침몰 사고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민간·군인합동조사단이 구성되었다. 조사위원으로는 민간전문가 30명, 군인 100명이 선정되었고, 위원장에는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원장을 지낸 유덕용이 임명되었다.
조선일보는 침몰한 천안함 인양 작업이 한창이던 4월 22일자 1면에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서 ‘놀라운’ 기사(「‘북 인간어뢰 조심하라’ 해군 올 초 통보 받았다」)를 내보냈다.

  군 정보사령부는 올해 초 “북한이 보복공격을 다짐하고 있으며 인간어뢰가 공격해 올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침을 해군에 전달했던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인간 어뢰는 어뢰에 모터 등 별도 추진기를 단 뒤 특공대원들이 직접 조종해서 목표물로 접근, 자폭하거나 별도 추진기에 기뢰 등을 싣고 가 목표 함정을 폭파시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군 당국은 작년 11월 대청해전에서 패배한 북한이 남한 해군에 대한 보복을 실제로 준비하고 있는 정황을 몇 차례 포착했던 게 사실”이라며 “북한은 공격 수단 중 특히 인간어뢰 부대를 집중 훈련시켜 온 흔적이 있었다”고 했다. (·····)
  인간어뢰는 2차 대전 말기 일본의 바다 속 가미카제였던 ‘가이텐’에서 비롯됐다. 북한의 인간어뢰 부대는 해상저격여단 소속으로 제17저격부대로 불리며 동·서해에 각각 1개 여단씩 편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군의 UDT/SEAL처럼 최정예 요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경제난으로 굶주릴 때에도 최상의 대우를 받아왔다고 탈북자들은 전했다. (·····)
  북한의 인간어뢰는 자폭 방식뿐 아니라 반잠수정 등 수중 침투 장비에 경어뢰나 폭발물을 탑재한 뒤 특공대원들이 목표 함정에 접근해 경어뢰 공격을 하거나 함정 밑바닥에 부착한 뒤 탈출하는 방식도 있다.

미국의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4월 26일자(현지 시간)에 「한국 배 침몰로 제임스 본드 이론들이 뜨고 있다」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북한이 인간 자살 어뢰를 보내 남한의 배를 파괴하고 최소한 40여 명을 죽였다?」라는 비아냥성 부제를 달았다. 이 기사는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대니얼 핑크스톤이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을 추적하고 있는 워싱턴 관리들은 나에게 만약 천안함이 어뢰에 맞은 것으로 밝혀진다면 완전히 경악할 일이라고 말했다”며 미국 정부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경향닷컴 2010년 5월 20일자)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한 찬반 양론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해온 민군 합동조사단 공동단장 윤덕용은 5월 20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해저에서 수거한 ‘결정적 증거’인 어뢰 뒷부분 추진부와 군이 확보한 비밀자료 분석에 근거해 “천안함은 북한제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 폭발의 결과로 침몰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의 신형 연어급 잠수정(130t급)이 지난 3월 23일쯤 황해남도 비파곶 잠수함 기지를 출항, 공해상으로 우회해 백령도 서해 수중으로 침투한 뒤 26일 밤 천안함을 공격하고 28일쯤 기지로 복귀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
  윤 단장은 “지난 15일 백령도 해저에서 쌍끌이 어선에 수거된 각각 5개의 순회전 및 역회전 프로펠러, 추진모터와 조종장치는 북한의 수출용 무기 소개 책자에 소개된 ‘CHT-02D’ 어뢰의 설계도면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천안함 침몰 해역에서 수거한 어뢰 추진부 뒷부분 안쪽에서 ‘1번’이라는 한글 표기를 발견했으며, 이는 우리가 확보한 북한의 어뢰 표기 방법과도 일치하는 것”이라며 “이는 어뢰 부품이 북한에서 제조됐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7년 전 수거한 북한의 훈련용 어뢰 구동축에는 ‘4호’라고 적혀 있다고 확인했으며 숫자와 한글을 같이 적는 방식은 북한만 사용한다고 밝혔다(조선일보 5월 21일자 1면).

조선일보는 5월 21일자 27면에 「북, 이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계속 발뺌할 것인가」라는 사설을 올렸다.

  (·····) 조사단은 먼저 천안함이 ‘어뢰 등의 외부 폭발’에 의해 침몰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천안함 선체 실물 사진 20여장을 공개했다. 이를 보면 두 동강 난 선체 앞·뒤 부분의 절단면 밑바닥이 모두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꺾여 있는 게 뚜렷하다. 천안함 바로 아래에서 강력한 수중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다. 조사단은 “사고 당시 2~3초간 (버블제트 물기둥 현상인) 높이 약 100m의 흰색 섬광 기둥을 보았다”는 백령도 해안 초병(哨兵)의 진술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사단은 북한을 ‘주범’으로 지목하게 된 물적 증거로 쌍끌이어선이 지난 15일 천안함 폭침 현장 부근 바다 밑에서 수거한 길이 1.5m의 어뢰 뒷부분의 동체(胴體)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각각 5개의 순회전 및 역회전 프로펠러, 추진모터, 조종장치, 구동축이 온전한 상태로 달려 있다. (·····)
  어뢰 잔해를 거둬들인 쌍끌이어선 ‘대평호’ 선장은 조사단 발표 현장에 직접 나와 “천안함 뒷부분이 가라앉아 있던 지역을 지정받아 며칠에 걸쳐 수십 차례 조업하던 중 어뢰 잔해를 직접 인양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
  조사단에 미국 대표로 참여한 에클스 준장은 “(조사단의) 국제 대표단은 모두 (조사) 결과에 동의한다”고 했다. 다른 나라 대표들도 같은 의견이었다. 이로써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됐다”는 조사 결론은 국제적으로도 공증됐다.
  북한은 이렇게 명명백백하고 완벽한 증거 앞에서도 철면피하게 천안함 조사가 ‘조작극’이라고 계속 억지를 부릴 수 있는가. 또 북한과 발맞춰 ‘미 군함 충돌설’ ‘미 잠수함 오폭(誤爆)설’ 같은 괴담을 퍼뜨리던 세력은 이런 과학적·객관적 증거 앞에서도 또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괴담을 계속할 텐가. 북한과 그 동조세력은 이제 포악무도한 행위와 그걸 감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민군합동조사단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한 지 30분 뒤인 오전 10시 30분 북한의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천안함 조사결과는 날조됐다”고 주장하면서 국방위 검찰단을 남측으로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군합동조사단은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정전상태이고 정전 관리를 하기 위해 유엔사 정전위가 편성돼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건이 북한과 어떻게 연루됐느냐는 점은 정전위에서 판단할 문제”라는 이유로 북한의 검열단 파견 수용을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자 북한 인민무력부장 김영춘은 4월 22일자로 보낸 ‘통지문’에서 “남측의 말대로 조사결과가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면 우리 검열단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전폭적인 신뢰’를 보였지만, 다수의 진보적 언론과 시민단체들, 그리고 개인들은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군사전문월간지 <디펜스21+> 편집장 김종대는 “북한 잠수정의 제원이나 낙후도 등을 고려할 때 그 수준을 ‘초등학교 야구단’이라고 한다면, 한미 합동군의 수준은 ‘프로 야구단’이라며, 만일 합동조사단의 발표대로라면 초등학교 야구단이 프로 야구단을 이기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조사단에 민주당 추천 민간위원으로 참여해서 활동하다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해군에 의해 고소당한 바 있는 신상철(인터넷매체<서프라이즈> 대표, 필명 독고탁)은 ‘합조단은 국가에서 위임한 조사기관’이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임을 전제로 아래와 같이 제안했다.

  1)합조단의 발표에 의거, 대한민국 국방의 최고책임자인 국방장관은 즉시 해임되어야 하고 그 과실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2)최고의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적의 접근을 탐지하지 못하고 기습공격을 허용함으로써 국토 방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게 한 함장, 전대사령관, 함대사령관, 참모총장, 합참의장 등 모든 지휘관은 군사재판에 회부되어야 한다.
  3)적의 공격인지 사고인지 판단조차 하지 못하여 두 달이라는 시간을 허비할 만큼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국방부 내 정보·작전 부서의 지휘관들 역시 그에 상응하는 징계가 따라야 한다.
  4)사안의 위중함에 대한 판단도 없이, 영토 침해 및 기습공격의 당사자인 적국과 불과 20k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백령도에 대통령이 가도록 만든 청와대 참모 및 안보라인 책임자들 전원을 해임해야 할 것이다. 이는 대통령의 유고를 가져올 수 있는 중대사인 만큼 상응하는 처벌이 따라야 할 것이다.
  5)위의 일련의 조치가 이루어진 후, 사건의 당사자이며 조사의 대상인 군이 조사를 맡아 지휘함으로 인하여 진실이 왜곡되었을 가능성에 대하여 국회 차원의 조사(국정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사건과 이해 관련성이 없는 민간 전문가 그룹이 폭 넓게 참여하여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서프라이즈 2010년 5월 21일자).


6·2 지방선거와 ‘천안함 북풍’ 논란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조사 결과’를 발표한 5월 20일은 제5회 전국 지방자치제선거를 13일 앞둔 날이었다. 한나라당과 야권은 6월 2일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로 보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었다.

역대 선거에서 자주 드러났듯이, 보수세력은 ‘북한의 안보 위협’을 소재로 정치적 위기의식을 일으키는 이른바 ‘북풍’을 가장 강력한 선거운동 무기로 사용해 왔다. 6·2 지방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명박 정권은 ‘천안한 사건’이라는 ‘호재’를 최대한으로 이용하려고 했다. 조선일보는 그 어떤 매체보다도 적극적으로 ‘북풍 몰이’에 나섰다.

조선일보 5월 22일자 27면에 실린 사설(「국제사회는 북 비난에 공동 보조, 그러나 한국 정치권은」)부터 보기로 하자.

  국제사회는 천안함 조사 발표 이후 북한의 테러행위를 강하고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천안함 사태를 “용납할 수 없는 침략행위”라고 규탄하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미국 하원의 민주·공화당 의원들도 20일 “조사 결과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국제 사회는 한국 정부의 대응에 모든 지원을 해야 한다”는 초당적 대북 결의안을 제출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또 미 상원의 존 케리 외교위원장, 조 리버먼 국토안보위원장, 짐 웹 동아태소위원장 등은 개인 이름으로 규탄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안보 동맹 관계인 미국만 이런 것이 아니다. 다음 달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캐나다는 “엄청난 안보 문제가 대두했다”며 천안함 문제를 G8의 긴급 의제로 추가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도 북한을 강력 비난하는 성명과 함께 조사 결과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
  이들과 함께 대한민국 정치권도 국제사회의 대북 규탄 움직임과 딴 걸음을 하고 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정치권은 선거판 손익 계산에만 분주하다. 한쪽에서는 지방선거에 천안함 국면이 유리하게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다른 쪽에서는 ‘북풍’을 거론하며 문책론만을 앞세우고 있다. 이래서야 북한의 무력 도발에 공분을 표시하는 국제사회 앞에 대한민국의 얼굴을 들기 부끄럽다.

조선일보가 지방선거 투표일인 6월 2일자까지 잇달아 내보낸 ‘천안함 사건’ 관련 사설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 「국민 의식, 천안함 이전과 이후」(5월 24일자)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독자적 대응조치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방안 등 국제적 대응에 대해서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담화에 이어 외교·국방·통일 장관이 구체적 조치 내용을 발표한다. (·····)
  지도자의 리더십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국민의 마음가짐과 의지다. 우리는 천안함 사태 전까지 대한민국의 번영이 얼마나 위태위태한 안보적 토대 위에 세워진 건물인지를 잊고 살았다. 북한 어뢰가 천안함을 폭침시킨 증거들은 북한의 범죄에 대한 증거이면서 다른 한편으론 대한민국 국민이 지금 어떤 나라에서 살고 있는가를 일깨워주는 경고다. 천안함을 두 동강 낸 어뢰는 ‘안보는 물과 공기처럼 값싸게 아무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는 우리의 고정관념이 큰 착각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공짜나 다름없이 싼 값에 이용해왔던 물과 공기가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바로 생존을 위협받는다. 국가 역시 안보 토대가 흔들리는 순간 그 위에 세워진 번영·평화·질서 등등의 가치는 한 순간에 요동치며 주저앉는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다.

· 「 ‘진실’ 모르는 사람은 입이라도 다물어야」(5월 25일자)

  미국 백악관은 24일 대변인 성명으로 천안함 사태에 관한 한국 정부 조치들이 “전적으로 적절하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조사에 참여했던 스웨덴을 비롯해 21개 주요국가와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이 ‘북한의 어뢰 공격’을 비난하고 있다. 국제 사회가 이처럼 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외교 교섭의 결과가 아니라, 천안함 국제합동조사가 외국 정부들도 “놀랍다”고 평가할 정도로 과학적·객관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좌파 인사들은 인터넷에서 여전히 “두 달 만에 (어뢰 잔해들이) 그렇게 녹슬 수 없다” “어뢰 추진부만 온전하게 남은 것이 수상하다”는 괴담을 계속하고 있다. (···)
  도올 김용옥 교수는 어느 강연에서 “천안함 발표를 들여다봤는데 0.0001%도 설득이 안 된다”며 “정부는 천안함 사태의 진실을 가리고 있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가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으로 표창한 사람이 조사단장으로 사건 조사를 지휘했고, 세계 최고 과학기술을 가진 나라까지 “놀랍다”고 평가한 것을 놓고 동양철학 전공 교수가 조사의 과학성·객관성을 이렇게 평가 절하한 것이다. (···)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20대 젊은이들의 47.8%가 “북한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답한 것은 이런 인물들의 무책임한 발언이 미친 영향 탓이다. (···) 지식인에겐 자기 생각과 다르더라도 사실은 사실로, 진실은 진실로 인정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게 싫다면 입이라도 다물고 있는 게 그나마 이름을 더 더럽히지 않는 길이다.

· 「대한민국 정치, 북의 ‘남남갈등 공작’ 조연 될 건가」(5월 31일자)

  북한의 대남공작기구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은 29일 「남조선 인민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천안함 사건은) 보수패당이 꾸며낸 전대미문의 모략광대극”이라며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패당에게 주는 표는 전쟁의 표”라고 했다. 6·15 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도 비슷한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고,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우리는 연어급이나 130t급 잠수함을 갖고 있지도 않다”며 “천안함 조사 결과는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이날 “북의 130t급 사진과 영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북한은 한국 내 일부 세력이 그간 ‘천안함의 진실’을 왜곡하면서 퍼뜨렸던 ‘훈련 중인 미군 오폭설’ “북에선 1번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는다” 같은 주장을 그대로 옮기고 있다. 우리 사회 일부 세력이 허위 의혹과 괴담을 만들어내면 북한이 이를 받아 논거로 써먹고, 그것을 남쪽에서 다시 “북한이 결백을 밝혔다”고 따라 옮기는 희한한 ‘허위와 괴담’의 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
  북한의 거짓말과 남쪽 일부 세력의 괴담이 오가며 공명하는 현상을 막으려면 정치권은 6월 국회가 열리자마자 대북 규탄 결의안부터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치가 이 나라를 둘로 갈라놓으려는 북한의 ‘남남갈등 공작’에 조연 역할을 했다는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다.

· 「북이 남 주민번호 빼내 인터넷서 천안함 선동한다는데」(6월 2일자)

  북한이 해킹 등을 통해 입수한 남한 초등학생·주부·노인 등의 주민번호를 도용, 남측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발표는 날조”라는 식의 글을 유포시키고 있는 것으로 정보 당국이 확인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국내 사이트에 남측 주민들 이름으로 올려진 「역적패당이 조작한 북 어뢰 공격설의 진상을 논한다」라는 글은 북한 대남 심리전 부서인 통일전선부 산하 ‘6·15 편집사’가 북한 인터넷 사이트 <우리 민족끼리>에 올린 국방위 대변인 논평과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마치 남한 주민들이 스스로 정부 발표를 부정하는 글을 올린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이런 짓을 했을 것이라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
  북측의 이번 ‘주민번호 도용 침투’는 지난해 디도스 공격에 이어 다시 한번 우리의 정보 보안망에 허점이 있음을 확인시킨 측면이 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의 뿌리와 진상을 밝혀내 사이버 안보망의 구멍을 메우고 재발 방지책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인터넷 활용도가 높은 청소년들이 북한의 무차별적인 선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사이버 공간의 홍보 방안도 필요하다.


야권의 지방선거 압승과 미풍이 된 ‘북풍’

6·2 지방선거는 야권의 압승, 한나라당의 참패로 결말이 났다. 조선일보는 6월 3일자 1면 머리기사 제목을 「한나라 완패 / ‘지방권력 대이동’」이라고 뽑았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서울에서 오세훈이 가까스로 민주당의 한명숙을 앞섰고 경기도에서는 김문수가 ‘민주연합후보’ 유시민에 신승을 거두는 한편, 전통적 텃밭인 부산·대구·경남·울산에서 승리했을 뿐, 전남북과 광주, 인천·충남·충북·대전·경남·강원·제주에서 야권 후보들에게 패배했다. 한나라당이 전통적 지지 기반으로 여기던 경남과 강원에서 고배를 든 것은 충격적이었다.

  228명을 뽑는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에서는 무투표 당선 지역 8곳을 포함해 1위 지역은 민주당이 91곳으로 한나라당의 84곳보다 많았다. 선진당은 충청권에서 13곳, 민노당은 인천 2곳과 울산 1곳 등 3곳에서 1위였다. 지난 지방선거 때는 한나라당이 전체 230곳 가운데 155곳에서 당선돼 67%의 당선률을 보였다. 무소속 후보들이 1위를 하고 있는 지역도 전국적으로 36곳이나 됐다(조선일보 6월 3일자 1면).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민주당 대표 정세균은 선거 이튿날부터 곧바로 이명박 정권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다.

  그는 이날 민주당 최고 중진 연석회의에서 5가지 요구 사안을 열거했다. 첫 번째가 정운찬 국무총리 등 내각의 총사퇴를 포함한 전면적인 국정 쇄신이었다. 아울러 4대강 공사의 중단 및 세종시 수정안 철회도 요구했다. “대결적인 대북정책의 전면 폐기”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군 책임자 문책”도 포함됐다. 그는 “오늘부터 선거체제에서 정상체제로 전환한다”면서 “앞으로 강력한 원내 투쟁, 대여 투쟁을 통해 수권 정당의 위상을 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원내 전략도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쪽이다. 민주당은 우선 6월 국회에서 이번 지방선거 고전의 원인으로 꼽혔던 천안함 사건에 대해 역공을 취할 예정이다. “천안함 진상조사특위를 본격적으로 가동시켜 지방선거에서 심판받은 북풍과 관권선거에 대해 추궁하겠다”(박지원 원내대표)는 것이다. (···) 이런 자신감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 권력이 민주당으로 대거 이동함에 따라 가능했다는 분석이다(조선일보 6월 4일자 4면).

민주당이 ‘천안함 사건’을 ‘소재’로 한 이명박 정권의 ‘북풍 공작’에 역공을 취하겠다고 한 사실은  보수세력에게는 매우 곤혹스런 일이었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6월 3일자 35면에 「 6·2 지방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 한 정권의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전국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하고, 과거 정권들도 임기 중반의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런데도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였던 것은 지난 두 달여 동안 천안함 침몰 사건이 국가적 최대 현안으로 등장하면서 선거와 관련된 다른 정치 이슈들이 묻혀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표심은 결국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집권 세력에 대한 견제’ 쪽으로 크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그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의 호된 평가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수년 간 각종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줬던 국민은 집권 여당이 주류와 친박으로 갈려 싸움을 벌이는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 여권 주류는 지난해 가을부터 세종시 수정 문제를 밀어붙였으나 당내 친박의 반대에 부딪혀 지금껏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간 각종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진두지휘하면서 승리를 이끌어 온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끝내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았다. 또 박 전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도 고전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처음에는 박 전 대표의 지원을 요청하는 듯하다가, 여론조사 결과가 한나라당 강세로 나오자 박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여권이 이 같은 고질적인 내부 분열과 갈등을 그대로 두고서는 임기 후반의 국정 운영은 물론 앞으로 있을 다른 선거에서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조선일보는 6·2 지방선거 기간에 마치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대변지’처럼 북풍에 부채질을 하는 데 온갖 힘을 쏟았다. 그러나 정작 ‘북풍’이 ‘미풍’으로 그치자 이 사설은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그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의 호된 평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당한 말씀’만 하고 있다. 주권자인 국민대중의 정치의식이 정권이나 보수언론이 과장하는 ‘안보 위기론’에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천안함 사건’ 1주년과 보수·진보의 주장

천안함 침몰 사건 1주년이 되던 2011년 3월 26일, 언론의 평가는 보수와 진보로 확연히 나누어졌다. 먼저 보수언론의 대표 격인 조선일보의 3월 26일자 사설(「천안함이 드러낸 안보 현실과 대북 정책의 앞날」)을 보기로 하자.

  (·····) 천안함 사건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한반도 안보의 벌거벗은 현실을 드러냈다. 2010년 3월 26일 늦은 밤 천안함이 침몰 중이라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설마 이것이 북한 소행일 것이라고 짐작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정상회담을 열자고 매달리는 북한과 막후 접촉을 진행 중이던 이명박 정부도, 햇볕정권 10년 동안 김정일은 식견 있는 지도자라는 세뇌를 받아온 일반 국민도 그저 불행한 사고가 터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미국·호주·영국·스웨덴 등 외국 전문가들이 참여한 합동조사단은 두 달여에 걸친 과학적인 조사를 거쳐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로부터 몇 달 후 벌건 대낮엔 북한이 연평도 우리 민간인 거주지역에 포탄을 쏘아 댔다. 북한 김정일 체제는 115명의 인명을 앗아간 1987년 KAL기 폭파 사건, 대한민국 대통령 수행단 17명을 순직하게 만든 1983년 아웅산 테러 사건을 저질렀던 북한 그대로였다. (·····)
  천안함 사건은 우리 내부에 대한민국보다 북한 김정일 체제의 안위를 더 걱정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시켜 줬다. 그들은 “천안함 사건은 북한 소행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그 결론에 도움이 되는 한두 가지 정황으로 합조단 조사 결과에 흠집을 내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
  (···) 내년엔 대선과 총선이라는 정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이명박 정부를 계승하겠다는 여당 후보도 당장 표에 도움이 될 것처럼 보이는 대북정책을 내걸면 대북 정책에 일대 혼선이 올 수도 있다. 정부는 정부가 세워 놓은 대북 정책의 원칙을 우리를 둘러싼 안보 현실과 우리에게 닥쳐올 정치 현실 속에서 끝까지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지 냉철하게 점검하면서 다듬을 부분이 있다면 다듬어 나가야 한다. 

같은 날짜 동아일보 사설「‘사과 거부’에 힘 실어주는 민주당과 친북 세력」)은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북한의 소행임을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아직까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며 북한을 계속 비호하는 친북세력은 국민의 추모 열기를 똑똑히 보아야 한다”고 ‘훈계’했다.

경향신문 3월 26일자 사설(「천안함 1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자」)은 국내외 상황을 이렇게 분석했다. “북한 어뢰정 소행이라는 정부의 진상조사 발표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실체가 과학적으로 완전히 규명되지 못한 탓에 국민 여론은 분열되고 한반도 긴장은 고조될 대로 고조되었다. 남북은 긴장 완화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채 미국·일본과 북한·중국·러시아가 대립하는 신냉전의 틀 속에 갇혔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일어난 뒤 1년 6개월이 지난 2011년 8월 22일  의혹 투성이인 그 사건의 진실을 가려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는 재판이 시작되었다. 해군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2010년 5월 중순 <서프라이즈> 대표 신상철(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관한 첫 번째 공판이었다. 고소인 쪽은 신상철이 “<아시아경제>에 실린 ‘작전 지도’ 사진을 인용해서 천안함 좌초설을 계속 주장하는 등 허위사실을 퍼뜨려 해군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8월 22일 첫 번째 재판에서 피고인 신상철은 재판부가 ‘준비기일 공판’에서 허락한 데 따라 천안함 침몰에 관한 동영상(<천안함의 진실 버전 3.3>)을 법정의 화면에 띄우면서 30여 분에 걸쳐  ‘모두진술’을 했다. A4용지로 50쪽 분량의 동영상 첫 화면에는 「본 소송사건의 본질」이라는 글이 실려 있었다.

  정부와 국방부에서 주장하는 바, 1)한미합동군사훈련 중인 서해상에서, 2)야간에 3)북한의 잠수정이 들키지 않고 4)비정상적으로 육지에 근접하여 5)단 한 발의 버블젯 어뢰로 천안함을 격침시켰다는 국방부의 주장에 대하여
  1)당시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대잠훈련’이었던 상황에서 2)천안함은 기동에 제한을 받는 첫 번째 사고에 이어 3)선체가 절단되고 침몰되는 두 번째 사고로 이어지는 일련의 항해사고이며 4)폭발을 입증할 수 있는 그 어떤 증거도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5)소위 스모킹건이라고 국방부가 제시한 ‘어뢰’는 조작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것이 진실인지를 밝히는 것이 본 소송사건의 본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신상철, 「천안함 침몰사건 첫 재판 모두진술 프레젠테이션」, 서프라이즈 2011년 8월 22일자).

한국의 거의 모든 언론매체들은 천안함 재판이 여러 차례나 계속되는 동안침묵으로 일관하다시피 했다. 미디어오늘만이 외롭게 재판 실황을 보도했다.「천안함 구조인양선박, 차량관리 담당자가 맡아」(2011년 8월 27일자), 「해작사 작전처장 ‘천안함 9시 15분 좌초’라고 보고했다」(9월 20일자), 「‘천안함 잠수정 보고 누락’ 감사원 뒤집히나」(9월 22일자), 「천안함 제3  의 부표 정체 드디어 밝혀지나」(9월 24일자) 등이다. 미디어오늘의 ‘천안함 재판’ 보도는 2013년까지 끈질기게 계속되었다.

‘천안함 사건’ 명예훼손 재판이 열리던 시기에 한겨레와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을 비롯한 ‘진보적 매체들’은 ‘침묵의 카르텔’을 맺었던 것인가?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침몰 사고 이래 그렇게 끈질기게 기사와 논평으로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설’을 반박하던 자세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천안함 사건’은 2012년 6월에 다시 언론과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 버클리대학 박사 출신으로 ‘30년 경력의 대잠수함전 전문가’인 안수명(69세)의 단정적인 결론 때문이었다. 6월 23일자 한겨레 1면 머리와 3·4면 전체를 차지한 기사에는 안수명이 그렇게 단정하는 논리와 근거가 상세히 실려 있었다. “서해바다라는 현실의 조건과 잠수정의 공격 능력, 어뢰가 목표물을 탐지해 찾아가는 음향신호 처리의 관점에서 보면 (어뢰에 의한 폭발의) 확률은 소수점이 얼마가 되든 0.00000001% 수준으로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안수명은 2011년 6월 정보공개법에 따라 미국 해군에 ‘천안함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자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자료를 받지 못하자 한국 정부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천안함 폭발 사건’에 관한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연구와 검토를 거듭한 끝에 “어뢰에 의한 폭발은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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