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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신승과 향후 한반도[연속기고 '한미동맹과 한미상호방위조약'(1)]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ㆍ언론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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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1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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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과 관련한 연재를 시작하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논란 끝에 바이든 후보가 당선이 굳어진 뒤 국내 정치권, 언론 등은 미국 새 정부 출범이후 한미관계, 북미관계를 전망하느라 바쁘다. 새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어떤 차이가 있을지 바이든 당사자가 대선 과정에서 언급했던 대북 관련 발언을 놓고 이런저런 추정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국이 무엇을 어떻게 해서 한반도 상황을 개선하거나 미국을 선도할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전망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한국은 미국의 의중을 살피고 따라가는 관행을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되풀이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반복되고 있어서 그런지 모른다. 미국의 시각에 의한 미국의 이익을 깎듯이 중시하는 검은 머리 미국인들의 전망이 난무할 뿐이다. 한국이 미국과 같은 유엔 회원국의 자격으로 당당하게 미국 정부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주도할 것인가 하는 주인공의 역할을 제시하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단지 미국에 의해 좌우될 뿐이라는 심각한 약자의 시각만이 난무할 뿐이다.

국제사회가 힘의 논리에 좌우된다 해도 트럼프의 무뢰한 같은 전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고 그것이 시정되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했다. 그 결과 트럼프가 선거에서 참패했고 바이든 당선자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지난 수년간 추진했던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 “미국 너 그러면 안 돼”라는 호령은 그리 크지 않다.

간혹 그런 호령이 나오면 국내에서 즉각 반론이 제기되어 미국이 목소리를 낼 필요도 없게 만들어 버린다. 예를 들면 이재명 경기 지사가 지난 8일 ‘개성공단 재가동과 내년 초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를 주장했을 때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개성공단 재개, 한미연합훈련 연기 주장은 엉뚱하고도 황당하다. 지금은 더 촘촘한 대북 제재가 필요한 때다’라며 반박했다.

국내외 정세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경제력 10위권, 군사력 6위권의 위상이라면 이제 제 목소리를 내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행복에 기여할 위치가 되었다. 냉전시대의 한미관계를 맹종하는 예속관계를 탈피할 때다. 한국이 한반도 당사자로서 동북아 평화를 창출할 큰 그림을 내놓는 등의 역할을 한다면 미국에게도 합리적인 동북아 정책을 내놓도록 만드는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자율성을 철저히 봉쇄하거나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일은 이제 바로잡혀야 한다. 바이든의 등장을 계기로 이를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

동북아 정세는 미중 대립과 갈등이 격화되면서 지각변동과 같은 급속한 변화가 진행되면서 한미 간에도 그로 인한 갈등과 파열음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이 2018년 세 차례나 열려 많은 과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지만 미국의 반대로 거의 실행되지 못한 것에서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남북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 선언, 평화체제 구축, 남북간 경제 협력 등에 합의했지만 한미 협의와 동의절차를 거치면서 그것은 이행되지 않았다.

이뿐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노골적으로 남북철도 연결, 금강산, 개성공단 재개에 반대하면서 한미군사훈련 연기나 축소, 전시작전권 전환을 이유로 한국이 미국이 무기를 사도록 압력을 가했다. 북한은 남한에 대해 강력 반발, 비판하면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채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종전선언을 강조했을 때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 비핵화 협상이 궁극적으로 한국전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뭉개는 태도를 보였다. 미국은 또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도 갖가지 구실을 내세워 그 이행을 지연, 또는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지난 6일 한국군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이뤄질 경우, 미국 수뇌부와의 소통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는 등 논리에 맞지 않은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전환 조건은 한미 양국군이 각각 군통수권자의 지휘를 받는다는 대원칙 속에서 마련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 당국자의 태도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는 성주 주민들이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미군 기지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국방부나 외교부 장관 등이 소상히 국민에게 밝히는 절차를 통해 주권국가로 가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국내외에 확인시켜야 한다.

미국이 국제 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북 정상이 합의한 것이나 한국 대통령이 국제사회를 향해 한 발언에도 제동을 건다는 것은 심각한 내정간섭 등 국제법 위반의 소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등장하기 전에 재발 방지를 위한 심도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 미국이 한국을 치욕스럽게 만드는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국내에서 내실 있는 검토와 시정을 위한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한미관계가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치닫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반도 평화추진에 관여하는 남북한과 미국 등 3자의 시각차가 커지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방치되어서는 안 될 현상이다. 미국이 남북 정상간 합의조차 백지화 시킨 불행한 일이 반복될 경우 평화통일 추진은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된다.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한미동맹의 근간은 오늘날 동북아 정세의 급변 속에 관련국가의 이해관계가 어긋나면서 그 역기능적 측면이 심화되고 있다.

한미관계를 보면 한국은 다양한 측면에서 미국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이다. 이 조약 4조에 따라 미국의 슈퍼갑 위치가 국제법적으로 보장되면서 미국은 군사, 경제, 외교 등 다방면에서 한국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 조약에 따라 미국의 동북아 전략 추진에 기여하는 주한미군에 대해 기지의 부지와 시설, 주둔비 등을 한국이 미국에 제공해야 한다. 주한미군은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 미 본토에서 보다 훨씬 비용이 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불평등한 측면은 필리핀과 미국의 방위협정에서 확인된다. 미군은 필리핀군의 기지 내에서만 주둔이 가능하고 영구기지는 안되며 필리핀 국내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고 핵무기 반입도 안 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 때문에 비핵화 추진 과정에 한국이 왜소해지고 한반도 당사자인 자주국가의 역량 발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이 조약은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 카드를 휘두르며 북한 정권 교체를 위협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미국이 지난 수십 년간 합리적인 대북 정책을 내놓지 않은 것은 이런 특수성에 안주해온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이 조약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가로막는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21세기 최악의 불평등 조약인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대해 침묵하고 미국이 냉전시대의 기득권에 집착할 경우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은 더 위태로워질 수 있다. 미국 새 행정부가 이런 사실을 깨달아 환골탈태의 개선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 정당, 학계, 언론, 시민사회는 적극적으로 제 소임을 다 해야 할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비합리적인 내용은 박정희 시절 미국에 충분히 전달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21세기에 걸 맞는 대미관계를 재설정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이 조약은 수정 보완 조항이 없고 폐기만 규정되어 있어 그 정상화에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총체적인 한미관계는 유엔 회원국이라는 동질성에 맞게 합리적, 자주적 논리 속에 추진되어야 한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서 가까운 시일 안에 박수갈채를 받을만한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동시에 문재인 정부도 한미관계를 정상화시켜 국민들이 더 이상 치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국민에 대한 정부의 책무다. 문재인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조직이 갖춰질 기간 동안 최대한 노력해서 세계사와 민족에 기여하는 정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은 취지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핵으로 한 한미동맹과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 연재를 통해 다양하게 접근해보고자 한다. 연재할 주요 내용은 ‘바이든 새 정부와 한미관계의 정상화’, ‘전작권 전환’, ‘작계 5015와 5027 등’,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유엔사와 연합사 그리고 주한미군’, ‘필리핀, 일본과 한국의 대미 군사관계 비교’ 등이다. 이번 연재를 통해 한미 당국자들이나 정치권, 학계, 언론계 등이 합리적인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출발점이 제시될 것을 희망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기념비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1. 바이든의 신승과 향후 한반도

46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전 세계적인 주시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다. 미국 하면 흔히 민주주의의 상징국가로 일컬어졌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 막장드라마와 같은 실망스럽고 짜증나는, 그러면서 미국의 실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전 세계에 확인시켰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 미숙 등으로 낙승이 전망됐지만 초반에 패색이 짙다가 막판에 전세를 뒤집고 승리했다. 하지만 전체 득표수에서 트럼프에 3.1% 앞서지는데 그쳤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10일 현재 상원은 이전에 비해 1석이 더 늘어났지만 하원은 4석이 종전에 비해 줄어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트럼프가 앞장서서 큰 논란을 야기했던 미국 이기주의와 백인우월사상이 미국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바이든 당선자가 양분된 미국 사회를 치유하고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나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향후 한반도 정책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전 세계가 주시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대선전은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감을 크게 만들었다는 점이 지적된다. 미 전역의 개표가 거의 끝나고 당락이 분명해졌지만 트럼프는 근거도 없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소송 전을 예고했다. 동시에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와 투쟁하도록 선동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대선 패배 이틀 만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하는 등 상식에 벗어나는 언행을 지속하고 있어 임기 마지막까지 패배에 승복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식 행보를 지속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행태는 이번 대선뿐 아니라 많은 국제관계에서도 반복된 바 있어 부적절한 사람이 권력을 쥘 경우 얼마나 심각한 폐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 전 세계를 향해 확인시켜주고 있다. 미국은 개표가 한참 진행 중인 상황에서 두 대선 후보가 서로 자신의 승리를 발표하는 촌극을 빚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하고 유권자가 즐기는 최대의 정치적 축제라 일컫는다. 그런데 트럼프는 나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식의 전투적 논리와 증오, 적대감정을 내세우는 추한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가 코로나19에 대해 비과학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미국의 많은 지역이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실시된 이번 대선은 선거 전 바이든 후보가 7~8%의 우세를 보이면서 낙승이 예견되었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예상과 달리 트럼프에 대한 지지세가 대단히 크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트럼프식의 정치노선이 미국 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었으며 그의 비신사적인 언행만 아니었다면 재선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근거가 되고 있다.

여론조사와는 판이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2016년 클린턴 후보의 낙승을 전망했다가 빗나가는 큰 망신을 한 뒤 조사기법을 많이 보완했지만 미국인들의 표리가 부동한 의식구조를 파악하는데 여전히 역부족이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즉 대다수 미국인들은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합리적인 대내외 정책을 지지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중국의 도전 등으로 미국이 과거와 같은 특권을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 △코로나19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지만 경제적인 불이익을 우려해 트럼프의 무모한 것 같은 대처방식에 대해서 큰 반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이 선거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는 개표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개표 부정이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가 삭제당하는 망신을 당하거나 그의 캠프는 대선 결과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표중단, 재검표 등을 요구하는 소송전을 벌이겠다는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미국 헌법에 의해 내년 1월 20일 새 대통령이 취임해야 한다. 그때까지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예단키 어렵지만 미국의 남북전쟁이 링컨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정치 못하겠다고 하는 정치적 갈등으로 비롯되었다는 점 등을 떠올릴 때 미국 사회가 선거 결과를 놓고 벌여온 분열과 대립의 역사가 깊어서 이번의 사태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헌법이 준수되는 쪽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바이든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할 경우 선거에서 확인된 미국 제일주의와 코로나19의 재앙 속에 닥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대중적 공포와 불편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권 재창출 등을 목표로 할 경우 트럼프를 통해 확인된 정치적 현실을 몽땅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과거 미국의 주도적 정치권이 내세웠던 다자주의를 통한 동맹을 중시하는 외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지원을 보완 강화하는 미국 내 정책 추진 등이 약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와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그랬던 것처럼 미중 관계가 우선이라는 프레임이 작동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중국의 영향력이 비대해지는 것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은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커지고 있어 바이든 집권이후에도 그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과의 관계증진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중이고 이에 대해 중국은 대만을 향해 ‘일국양제’의 원칙에서 벗어날 경우 무력사용을 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관계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내수에 초점을 맞춘 경제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시옷)’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해 핵탄두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이는 북한이 실질적인 핵보유국이며 향후 미국과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벌일 경우에 이를 앞세울 가능성을 강력 시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은 미중관계가 악화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긴밀히 하면서 협상력을 높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과거 바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75일 만에, 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 23일 만에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면서 미국과의 대화를 시도한 바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대선 후보 시절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배’인 김정은과 만났다고 비판하면서도 자신도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전념한다면 북미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오바마 행정부가 밀어 붙인 ‘전략적 인내’를 되풀이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트럼프와 같은 ‘사진찍기 정상회담’은 안 할 것이며 실무회담이 선행되는 전통적인 상향식 외교로 돌아갈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즉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이벤트는 중시하되 합의 내용이 없던 방식 대신 실무회담을 통해 기반 구축을 통한 정상급 협상의 방식이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중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북중 밀착을 가속화시킬 수 있고 북한과 중국이 서로를 협상 지렛대로 이용할 경우 미국의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미중갈등이 계속되고,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인 도발을 가하지 않는 이상 대북지원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미는 한국 정부의 대북 교류협력 추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을 놓고 이견을 노출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는데 바이든 새 정부의 외교 안보팀이 꾸려지는데 필요한 5-6개월 동안은 어떤 진전도 이뤄지기 어려울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정부가 그 이행을 서두르는 전작권 전환에 대해 “북한을 상대로 한국은 재래식 전쟁을 주도하고, 미국은 핵무기 관련 노력을 주도할 경우 전쟁 발발 시 군의 지휘 계통과 국가의 지휘권에 분열을 일으킬 것”이라는 식의 부정적 의사표시를 해왔다.

미국과 한국이 지난 1년 동안 팽팽한 입장차를 보여 교착 상태인 미-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도 단기간 내에 합의를 추진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미국은 애초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인상하라고 요구했고 한국은 지난 3월 말 작년 분담금에서 13%가량 인상하는 안을 제시해 잠정 합의에 이르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50% 가까운 인상안인 13억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한미간 주요 현안으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해 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쿼드'(Quad) 4개국 협의체에 한국이 보조 국가로 참여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간단치 않다.

한반도와 관련해 바이든 당선자와 주요 민주당 당직자들은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는데 미국을 슈퍼 갑으로 인정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건재하는 한 한국이 독자적이거나 자율적인 조치를 내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의 군사력을 한국에 배치하는 권력(right)을 보장받은 국제법적 근거를 들고 나올 경우 한국의 입장이 옹색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새 정부가 트럼프처럼 방위비를 5배 인상하자는 식의 쌩뚱맞은 요구는 안한다 해도 주한미군을 미군의 세계적 재배치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국익을 최대한 보장받는 식으로 한국에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 미중간의 갈등과 대치가 격화되고 한국은 자칫 강대국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국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관계 추진을 위해서도 냉전시대의 유물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정상화시키는 방향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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