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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 오명을 씻어낼 대중매체 전략은?[칼럼]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ㆍ언론사회학 박사
  • 관리자
  • 승인 2020.10.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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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보도를 할 수 있게 기부해 주세요.’ - 가디언
‘당신의 기부가 우리 저널리스트들이 진리를 추구하는 것을 도울 것입니다.’ – NYT

가디언, NYT 등 해외 언론은 전 세계 사이버 공간의 독자들을 예비 소비자로 보고 기부와 기증을 통한 경제력 확보에 일정부분 성공했고 지금도 계속 노력 중이다. 가디언은 2014년 기사 유료화 대신 기부나 기증을 유도하는 멤버십 제도를 도입해 2018년 1백 만 명이 동참하는 성과를 올렸다. NYT는, 자체 발행부수가 주 단위로 계산할 때 2005년에서 2017년까지 50%가 떨어지는 등 종이신문 시장이 위축되자 사이버 공간으로 시선을 돌린 결과 2020년 8월 현재 650 만 명의 유료 독자를 확보했다. 일반 독자에게는 월 20개 기사만 무료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유료로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보산업 기술과 제품의 비약적 발전으로 종이시장이 사양화 되고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영미 등 자본주의 국가의 대중매체는 온라인 소비자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의 경우 대중매체는 그 생산품의 유통과정을 포털 등에 넘겨버린 기형적인 상태라서 인터넷을 통한 소비시장 확대나 수입증대 정책을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본주의 체제라는 특성 속에서 등장한 대중매체는 3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시기까지 광고와 독자 구독료 등으로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해왔다. 대중매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그에 걸 맞는 변신을 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러면 어떻게 시장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부분은 가디언이나 NYT 등에서 그 해답의 일부분이 보인다. 이들 서구 매체가 소비자에게 기부를 요청할 때 내세우는 다짐의 하나는 정확한 정보 전달이다. 거대 플랫폼과 포털, SNS 등의 공존하는 정보 시장에서 오늘날 가장 큰 문제의 하나는 가짜뉴스 또는 거짓 정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주요 언론 매체들이 미국 대선후보 공개토론이 벌어지면  팩트 체크를 통해 후보들의 발언 내용에 대한 진위 여부를 신속히 밝혀주는 서비스를 하는 이유다.

▲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0대들. ⓒ 연합뉴스

오늘날 정보 가공기술의 발달로 일인 미디어 등장도 가증해졌다, 하지만 대중매체는 다양한 정보의 지속적인 생산이나 사이버 공간을 떠도는 정보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 공개하는 기능 등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측면을 서구의 대중매체는 주목하면서 충실한 사실보도, 그리고 정치인들이 특히 남발하는 허위, 과장 정보에 대한 진위를 가려주는 역할에 힘을 쏟는다. 제 4부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 대중매체가 정확한 사실 전달을 중시하면서 그것을 강화할 시스템을 갖추는 것과 동시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은 트럼프 대통령이 생산하는 정보 내용이 허위사실일 경우 자체 매체에서 삭제를 하는 등 가짜뉴스 퇴치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내언론은 기레기, 검언유착 등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 상태로, 그 활로 모색을 위한 토론회 등이 자주 열리면서  정파성이나 진영논리의 프레임에 갇힌 국내 대중매체가 차라리 객관적 보도를 포기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중매체의 문제를 단선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자칫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대중매체가 처한 구조적 문제, 즉 정치와 자본과의 부적절한 관계에서 정파성, 기레기와 같은 부정적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우선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는 서구 언론이 지향하는 모든 외부의 압력을 배제한 작업환경 속에서 사실전달·논평에 주력하고 가짜뉴스 판별 작업, 공익과 공공의 공간을 넓히는 의제설정 노력 등이 아닐까 한다. 대중매체가 정치, 경제, 사회의 일부 세력들이 자기들의 부당이익을 위해 거짓말이나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것을 대중매체가 전달하고 있는 현상은 그 역기능이 심각하고 이는 팩트 체크를 통해 걸러져야 한다. 대중매체가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주체들과의 차별성을 강화하는 것이 21세기 정보환경에서 매우 긴요해지고 있다. 언론이 건강한 공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중요성을 주목해야 한다.

국내 대중매체를 언론사 내부 구조 속에서 보는 작업도 중요하다. 정파와 진영에 함몰된 보도에 절망한 시각이 비판하는 객관적 보도태도는 현미경적으로 볼 때 존재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사회를 특정시점에 전체적으로 볼 때 큰 틀에 담을 수 있는 경향, 공감대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언론계가 그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생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객관적 보도가 인간의 특성 때문에 100% 불가능하다 해도 동시대인들이 보여주는 평균적 가치관 또는 판단력이 존재하듯 언론인도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정의와 진리를 추구하는 보도라 해도, 체제와 이념이 다를 경우 정의, 진리는 때로는 상반된 방향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일반화하기는 힘들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보도 내용이 다르다는 점은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태도가 다양해서 십인십색이라고 할 정도로 일컬어진다는 사실에서 볼 필요가 있다. 보도 내용이 정파적이냐, 상업주의적이냐 하는 논쟁은 인간의 관점이나 사고방식이 보수와 진보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완전히 근절시키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것을 가급적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언론사별로 취해져야 하고 사회적인 감시, 비판도 생략할 수 없다.

국내 대중매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어 있고 그에 따라 종사자들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구태의연하다는 느낌을 준다. 즉 대중매체가 정보산업의 최강자라는 선별의식을 앞세워 언론 시장을 바라보고 고민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이버 공간 속에 존재하는 정보는 특정한 알고리즘이 작동하지 않으면 특별 취급을 받기 어렵다. 사이버 공간 속의 대중매체 정보가 특별하게 인식이 되려면 그렇게 되도록 언론인 자신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대중매체는 전통적으로 신문과 라디오, TV 등을 지칭했고 그것은 오랜 세월 동안 강력한 권력이었다. 즉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정보 취득과 가공기구와 전문 인력으로 뉴스라는 정보를 생산했고,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판매 조직 등을 필요로 했다. 제 4부로 일컬어진 대중매체는 국내외 다양한 뉴스를 취급하는 전문적인 정보 생산을 담당했고 소비자의 접근 권은 미미한 상태였다. 대중매체 전성기에 정보 생산과 소비는 상호 소통 등의 과정이 생략되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매체는 매체 별로 그 영향력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인식이 수십 년간 지배적이었고 오늘날에도 여전한 측면이 있다. 즉 대중매체의 시각에서 정보시장을 바라보고 판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차이가 있다는 것은 TV가 대중화된 1960년대에 큰 주목을 받았다. 196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사상 최초로 도입된 TV 토론에서 민주당 존 F. 케네디는 공화당 리처드 닉슨에게 선전한 것이 대선 승리로 연결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다. 당시 라디오 중계를 청취한 사람들은 닉슨 후보가 더 잘한 것으로 평가했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캐나다의 언론학자 맥루한은 ‘미디어가 메시지다’라고 단언했다. 같은 내용이라 해도 어느 미디어가 전달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영향력이 달라진다고 본 것이다.

▲ 1960년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 TV토론

오늘날 뉴미디어의 대표주자인 유튜브, 트위터,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에서는 정보 생산과 소비가 구분되지 않는다.  누구나 정보를 사이버 공간에 제공하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사이버 공간에 넘쳐나는 다른 정보들을 소비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전체 사이버 공간에서 대중매체가 차지하는 영역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고 보아야한다. 일인 미디어가 등장하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중매체의 정보 생산 기능 또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난다. 화재나 대형사고 현장의 발생 초기 사진, 영상 등은 대중매체가 외부인의 조력을 받는 형국이 된 것이다. 분초를 다투는 정보 전달을 위해 대중매체는 뉴미디어나 정보 소비자의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대중매체는 자체 생산품을 유튜브 등에 보내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있는데 이 또한 장기적으로 볼 때 대중매체의 유통 소비 부분에 대한 외부 영향력 강화로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대중매체는 급변하는 21세기 정보 환경 전반을 고려해 전체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이버 공간이 더 활성화되고 있는 특성을 살펴 수입 구조를 거기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시대인데 과거의 시각과 전략에 머물러 있어서는 곤란하다. 뉴미디어의 속출과 정보 전달 기술의 발달 로 수많은 정보가 생산되어 유통되는 상황에 대처하면서 대중매체의 강점을 살린 생존 전략이 나와야 한다. 그것은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정보 생산, 공익과 공공성을 지향하는 의제 설정,  가짜뉴스에 대한 대처 등을 통해 21세기에 걸 맞는 제 4부의 영역을 창출하는 철학과 방법론의 개발이라 하겠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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