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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맞댄 서울신문 구성원 ‘자멸 막을 인수 결단 내려야’“호반건설 막으려면 사주조합 인수 나서야”… 7월 내 투표해 결정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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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2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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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구성원들이 만민공동회를 열어 1대 주주인 기획재정부의 지분 공개매각 방침에 구체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 대응 방안과 기재부 지분 인수 여부, 자금조달 방안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이 오간 뒤 2대 주주인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기재부로부터 인수를 진행할지 여부를 표결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22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구성원들은 기재부의 공개매각 통보와 3대 주주인 호반건설의 인수 가능성에 반대 뜻을 같이 하는 가운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놓고 의견을 제시했다.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 등 경영진과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신문지부, 우리사주조합 이사회 등 우리사주조합 구성원 415명 가운데 150여명이 참석해 2시간에 걸쳐 토론했다.

기획재정부 국고국은 지난달 26일 2대주주인 사주조합 측과 만나 보유 지분을 전량 공개매각에 부칠 방침을 밝히고, 사주조합이 7월 말까지 인수 여부를 밝히라고 통보했다. 조합은 이후 공개매각 방침이 그간 정부가 밝혀온 ‘서울신문의 독립성 보장과 지원’ 약속과 어긋난다며 투표로 공개매각 저지 방침을 확정했던 터다. 서울신문의 지분 구성은 기재부(30.49%), 우리사주조합(29.01%), 호반건설(19.40%), KBS(8.08%) 순이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22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장형우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신문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서울신문이 전 구성원을 참여 대상으로 하는 만민공동회를 연 건 지난해 7월 호반건설이 당시 3대 주주였던 포스코 지분 19.4%를 전량을 갑작스럽게 사들인 뒤 두 번째다. 당시 호반건설이 언론사를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섰다는 우려가 높아졌고, 서울신문 구성원들의 격렬한 반발 끝에 양측은 호반건설이 사주조합 동의 없이 추가지분을 매입하지 않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사안이 일단락된 듯했다. 그러나 이번 공개매각 결정으로 호반건설이 다시 인수에 나설 가능성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토론에선 정부가 공개매각 방침을 거두지 않는다면 사주조합이 인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다수를 이뤘다.

장형우 지부장은 “정부가 ‘인수 아니면 공매’를 제안한 상황에서 공매하면 호반건설이 사들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렇게 되면 현재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은 무가치해지는 한편 건설자본의 나팔수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다. 사업부의 한 조합원은 “과거 노조위원장을 하면서도 민간자본에 의해 무너지는 언론사를 많이 봤다. 사원이 주인인 회사에서 어느 정도 희생은 필요하다. 우리가 인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민공동회에서는 우리사주조합이 기재부 지분 매입에 나설 시 자금조달 방안으로 두 경우의 수가 제시됐다. 한 가지는 서울신문 구성원 개개인이 십시일반 대출을 받고 부족분을 회사로부터 대여하는 방식이다. 서울신문 구성원 415명이 모두 대출에 참여한다고 전제할 때 1인당 월 16만원 정도의 이자를 내는 셈이다. 두 번째는 만약 정부가 회사 감정평가로 나온 시세가 270억원 이상을 요구해 가격협상에 난항을 겪으면 서울신문 측이 호반건설과 맺은 상생협약을 근거로 호반 측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22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경영기획실의 한 조합원도 “정부가 제시한 시한은 너무나 짧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상식적으로 제안이라기보다 일방 통보”라면서도 “정해진 시간에 결론을 내지 않으면 우리 손을 떠난다. 더 늦으면 (정부가 공매 절차에 들어가) 우리 지분이 아무 의미 없어질 수 있다. 추가 논의할 기회를 얻기 위해서도 (인수)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소방안전팀과 편집국, 논설실 소속 조합원 등 발언자들도 인수 결단에 동의했다.

내부 결집 필요성과 공론화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편집국 부장급 조합원은 “서울신문을 노리는 세력이 지금 서울신문의 분열을 바란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중요한 건 서울신문이 안에서 자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를 막으려면 구성원들 모두, 과반이 나서 기재부의 지분 사야 한다. 나중에 (사주조합과 노동조합에) 책임을 지우더라도 지금은 대의기구를 믿고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상책”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1400억원 하는 서울신문 사옥을 파는 한이 있어도 인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상훈 경영기획실장은 이에 “서울신문의 가장 큰 재산이 건물이다. 어마어마한 가치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건물 매각 방안에는 의견을 달리했다. 이 실장은 “사원 부담을 최소화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유동성 추가 확보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문소영 논설실장은 서울신문이 처한 상황을 공론화하고 정면 대응하기 위해 편집국과 논설실, 사주조합, 노조가 참여하는 확대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문 실장은 “서울신문은 현존하는 가장 오랜 신문이다. 구한말부터 영광과 오욕, 독재에 부역한 역사까지 있기에 더욱 중요하다. 서울신문을 다른 신문 사기업에 준다는 건 명백한 특혜”라고 했다. 문 실장은 “최악의 경우 직원들이 재정 손실을 감수해야 할지 모르지만, 개개인에 최소한의 부담만을 지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먼저”라고도 강조했다.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이 22일 저녁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이 개최한 만민공동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은 이날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서 인수 결정에 뜻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경향신문을 예로 들며 “경향신문은 십수년 전 한화그룹이 경영에서 손을 떼며 수천억원의 빚을 안고 독립의 길을 갔다. 그리고 어려운 조건에서 빚을 거의 다 갚았다”며 “이에 비하면 서울신문의 조건은 몇배나 좋다”고 했다. 고 사장은 “문제는 우리가 변화 앞에서 어느 결단을 하느냐는 점”이라며 “제가 대표로 있는 한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 실행계획을 만들면 회사가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자원을 동원해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박록삼 우리사주조합장은 끝 무렵 구성원들에게 조합이 기재부 지분 인수를 결정할지를 표결에 부칠 것을 제안했다. 구성원들은 구두로 동의 의견을 모았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비상 상황을 고려해 투표 공고기간을 단축해 7월 안에 표결을 진행하고 인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 이글은 2020년 07월 22일(수)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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