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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MBC 사장 “수신료 지원 요구” 진의는?공영방송 법제화 통해 공적재원 지원 요구… “득보다 실이 많을 텐데” 왜?
  • 관리자
  • 승인 2020.05.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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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MBC 사장이 지난 7일 ‘수신료 지원’을 요구했다. 법제화를 통해 MBC 정체성을 ‘공영방송’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대신 수신료 등 공적 지원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MBC는 흔히 공영방송으로 분류되지만 수신료가 아닌 광고 등 민간재원으로 운영되는 방송사다.

현행 방송법 규정 등에 비춰봤을 때 MBC가 법 개정이나 별도법 제정으로 ‘공영방송’에 묶이는 건 스스로 각종 규제와 통제 밭에 뛰어드는 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수신료가 수입의 40%를 차지하는 KBS를 자극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수신료는 1981년 2500원으로 인상된 후 40여년 동결돼 있다. 2500원을 KBS가 91%, EBS가 2.8%, 한전이 수수료로 6.15% 비율로 나눠 갖는다.

박 사장이 던진 발언이 자원고갈 상태인 지상파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지 아니면 도발적 상상에 그칠지 관심을 끄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박 사장의 ‘노림수’가 무엇일지 궁금해하고 있다. MBC에 대한 수신료 지원이 비현실적이라는 걸 모를 리 없는 박 사장의 속내가 궁금하다는 여론도 있다.

▲ 박성제 MBC 사장. 사진=김도연 기자.


박 사장은 7일 유튜브 생중계된 방송학회의 웹콜로키움 ‘공영방송의 철학, 제도 그리고 실천’에 발제자로 나와 “사회적 신뢰도가 높은 해외 유수의 공영방송들은 공적 재원과 민간 재원의 혼합 재원 방식을 통해 운영된다”며 “공영방송의 주요 재원은 수신료여야 한다. 광고수입 등 민간 재원은 보완적 재원으로 활용하되 적절한 비율 조합으로 운영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MBC가 공영, 민영, 상업 등 정체성 논란을 겪으며 재원 정책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테면 민간상업 방송 범주에 포함돼 수신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고, 광고시장에서는 공영방송으로 분류되며 자유로운 광고영업이 불가능하다는 것. 현행법에 따라 MBC는 코바코(KOBACO)가 위탁하는 방송광고에 한정해 광고가 가능하다. 반면 SBS나 종합편성채널은 자사 미디어렙을 매개로 보다 자유로운 광고 판매와 영업을 하고 있다.

이날 콜로키움 토론자로 참석한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박 사장 계획을 우려했다. 이 교수는 “현행법에 ‘공영방송’을 명시한 규정은 없어도 공정성 규정은 많다. 특히 방송법은 공적 규제가 많은 법이다. MBC를 공영방송으로 규정하는 법제화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재도 차별규제를 받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MBC가 스스로 통제받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방송업 관계자는 8일 “당장 MBC가 수신료를 받게 되면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된다. 각종 규제에 따른 행정 절차도 배로 늘 것인데 MBC가 이를 감당할 역량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콜로키움에 참석한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수신료는 귀한 재원이지만 한편으로 계륵이기도 하다. 국가 공공기금이 들어가는 만큼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만약 박 사장 계획이 현실화한대도 국회의 입법 과정을 거치며 또 다른 정쟁 소재가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공적 의무 수행자로서 공적 책임을 지겠다는 선한 의도가 정쟁에 악용될 수 있다”고 했다.

방송 콘텐츠 면에서 MBC가 SBS, KBS 2TV와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아픈 대목이다. 박성제 사장은 “KBS와 MBC가 공영방송 역할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SBS도 따라온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SBS도 종편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사장은 “냉정히 말해 공적 책무를 제대로 하는 방송은 광고가 붙지 않는다. 공적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공적 재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하며, 시장 주도권을 잃은 공영방송의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이날 “시청자나 시민들을 공적 서비스를 받는 ‘대상’으로 전락시켜선 안 된다. 시민이 공영방송 운영에 참여하고 의견도 피력하는, 시민성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공영방송이 자리 잡아야 한다. 방송사가 제작과 편성·운영 중심에 서기보다 시민들이 콘텐츠 내용과 나아가 운영에도 참여하는 과정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글은 2020년 05월 08일(금)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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