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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주걱과 요괴[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668)] 이승호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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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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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현 모처에 괴상한 주걱 요괴들이 산다. 100년 묵은 주걱들이 요괴로 변한 존재들이다. 이것들은 밤이 되면 쓰레기 모아둔 곳으로 기어나와 음주가무를 즐긴다. 지랄발광하며 논다.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남자가 야심한 밤에 집에 있는데, 밖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뭔일인가싶어 나가보니 처음보는 괴상한 남녀가 술을 마시며 요란스레 놀고 있었다.

남녀는 남자에게 함께 놀자고 권했다. 남자는 권유를 못 이겨 남녀와 함께 밤새 음주가무를 즐겼다. 징하게 놀았다.

놀다보니 새벽이 됐다. 음주와 가무에 지친 남자는 쓰러져 잠들었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보니 해가 중천에 떠있었다. 주변에는 쓰레기, 오래되고 낡은 주걱과 밥그릇 따위가 흩어져 있었다.

옛날에 또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남자가 야심한 밤에 집에 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리는 것이었다. 문을 열고 내다보니 100년은 묵어보이는 주걱 하나가 쓰러져 있었다. (오래된 주걱이라고 함부로 버리지 말라.) 

이순자는 올해 81세다. 위 이야기 속의 주걱처럼 쓰러지지 말고 오래오래 사시길 바란다. 100세 되도록 오래오래 사시길 바란다. 꼭 100세 채우셔야 한다.

(부록)

주걱요괴

밤마다 기어나와 소란을 피우며 노니 사람을 놀래킨다. 노는 꼴이 지저분하다. 식기요괴 나비게(鍋笥) 등 주방용품이 변한 요괴들과 쓰레기장에 집합, 샤비센(蛇皮線)을 울리고 북을 치며 야단법석으로 논다.

정체

주걱이 100년 묵으면 요괴가 된다. 오래 묵은 물건이 요괴로 변한 쓰쿠모가미(付喪神)의 일종.

이름

미시게 마지문. 미시게(ミシゲ-, 飯笥)=주걱, 마지문(マジムン)=악귀의 총칭.

서식지

일본 오키나와현과 가고시마현 일대의 섬.


출몰 예방법

오래된 주걱을 함부로 버리지 말 것.

전설1

밤중에 어떤 마을의 쓰레기장에서 샤비센, 북소리 등이 들려왔다. 어떤 사람이 그곳에 가서 함께 놀았다. 다음날 정신 차리고보니 주변에 주걱, 젓가락, 그릇 따위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었다.

전설2

한 농부가 밤중에 길에서 어슬렁거리는 소 한 마리를 발견했다. 집으로 끌고 와 외양간에 두고 여물을 주니 아주 잘 처먹었다. 이틑날 아침 외양간에 가보니 주걱만 있었다. 소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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