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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올드 보이스'[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611)] 이승호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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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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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빤스목사 전광훈을 떠받들고 사는 올드보이 김문수. 소식 듣고 어이없어 며칠째 웃고 있었는데 웃음이 그치기도 전 다시 “윤석열을 모시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윤석열을 영입해 대권후보로 세우고 싶다"는 것이다. 헐.

선거철이다. 몇몇 올드보이들이 뭣 빠지게 움직이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여의도 포레스트 검프’ 김종인”(한국일보), "손학규-대안신당-민주평화당 통합 논의 급진전"(뉴스1), “김형오, 김병준에 종로 출마 타진… 黃心은?” (조선일보). 이하 생략한다.

(2)

중국 당나라 때 절친 사이인 두 노인이 살고 있었으니 도태백(陶太白)과 윤자허(尹子虛)였다. 두 노인은 허구헌날 술병 들고 산에 올랐다. 산에서 약초, 버섯, 나물, 복령(茯苓), 송진 따위를 채집하며 안빈낙도의 삶을 살았다.

“우린 신선놀음 하는 겨” “그럼, 신선이 뭐 별거간디? 이렇게 욕심 버러고 사는 게 신선이지.” “그건 그렇고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한번 찍자고 연락왔든디 어쩌까?” “그거 MBN 아녀?”

신선놀음 하던 도영감과 윤영감은 어느날 진짜 신선을 만났다. 행운이었다. 이 얘기는 부록에 정리해 뒀으니 보시든지.

(3)

하여간 도영감과 윤영감은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했는데 이구동성으로 이런 말을 하였다. “요즘 한국 여의도를 왔다리갔다리 하는 김문수, 손학규 등은 모든 걸 버리고 산놀이나 하렴....”

특히 손학규는 이 방송을 보고 뜨끔했다. 그렇잖아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만덕산 입산 권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참, 이분들 나이. 김문수(70), 손학규(73), 김종인(79), 김형오(72), 김병준(66)....  이하생략.

▲ 《列仙全傳》中的毛女和古丈夫

(부록)


전설

어느날 두 노인은 술을 챙겨 숲으로 소풍을 갔다. 자리를 잡은 두 노인은 두세두세 손학규, 김문수 등의 욕을 하며 술잔을 기울였다. 그러고 있는데 문득 소나무 가지 끝에서 사람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남녀의 웃음소리였다. “거기 웃으시는 분, 신선이신 모양인디 같이 한잔 허시쥬?” 두 노인을 술을 권했다.

“허허, 꽁술을 마다할 순 없지요. 허나 우리가 생긴 모습 그대로 내려가면 놀라실테니 옷을 바꿔 입고 올 동안만 좀 기다려주시겠소.” 목소리가 대답했다. “그류, 얼렁 댕겨오슈.”

두 노인이 다시 술잔을 기울이다보니 과연 한쌍의 남녀가 나타났다. 입고 있는 옷을 보니 아주 오래전의 올드패션이었다. 게다가 여자는 털이 많은 털녀였다.

“입고 기신 옷을 보니 요즘 분들은 아닌 것 같은디?”

“지금은 당나라 시절이지만 난 진나라 때 태어났쥬. 근디 웬만큼 크니 시황제가 불사약 구해오라고 동남동녀(童男童女) 천 명을 섬으로 보냅디다.”

“유명한 얘기쥬.”

“그 천 명 중에 지가 있었슈.”

“히야....”

두 노인의 입이 벌어졌다.

▲ 불사약을 찾으러... 不死の妙薬を求めて航海に出る徐福(歌川国芳画)

사내는 모른 척 말을 이어 나갔다.

“간신히 살아 돌아와서는 선비의 삶을 살았쥬. 근디 시황제가 분서갱유(焚書坑儒)를 일으키는 규.”

“유명한 얘기쥬.”

“갱유가 뭐유. 유자(儒者)니 뭐니 하는 지식인들을 묻어버린다는 거 아뉴.”

“그래서, 그때 묻히셨슈?”

“어찌어찌 꾀를 내어 목숨은 건졌는디 유자로 살아가긴 힘들겠단 생각에 또 직업을 바꿨슈. 기냥 사람 눈에 띄지 않게 일개 토역꾼으로 살아가자.....”

“토역(土役)꾼이라면 미장이? 그거 이명박 전공인디.”

“세상일이 참 희한합디다. 미장이로 직업을 바꾸니 시황제가 또.....”

“만리장성?”

“어떻게 알았슈?”

“유명한 얘기쥬.”

“증말 만리장성 짓느라 죽도록 고생했쥬. 그때 씹장이 이명박이라고 아주 고약한 자가 있었쥬. 또 꾀를 부려 공사장에서 간신히 탈출했쥬.”

남자는 털녀를 보며 이런 말도 했다.

“그때 이 여자를 만났쥬..... 하여간 그건 그렇고, 하여간 미장이로 살기도 힘들겠다싶어 돌 다루는 기술을 배웠쥬. 근디 어느날 시황제가 죽은 겨.....”

“드디어 시황제의 손아귀를 벗어나셨구먼!”

“아뉴, 내가 또 시황제 무덤 만드는 공사장으로 끌려갔쥬..... 갱도에 갖혀 죽을 뻔했슈..... 또 간신히 탈출했는디, 그렇게 여러 번 생사의 고비를 넘다보니 나와 세상이 서로 맞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디다. 그래서 이 산으로 도망쳐온 규.”

“말하자문 그때부터 나는 자연인이다 컨셉으로 사신 거구먼유?”

“그렇쥬. 산열매 따먹고 송진 받아 먹구.... 그렇게 자연식을 하다보니 오래오래 살게 되더구먼유. 벌써 천년의 세월이 흘렀구먼.....”

“듣다보니 정말 별걸 다해보시구 사셨구먼유.”

“그렇쥬. 미장이고 뭐고간에 내가 해봐서 다 알쥬.”

“그거 이명박이 즐겨 쓰던 말인디.”

“사실 그 양반은 해봤지만 나는 못해본 게 하나 있쥬.”

“뭐래유?”

“감옥살이. 감옥 살다가 머리털 빠져 나오는 거. 그거 하나 못해봤구먼유.”

“예, 오래오래 사셔야쥬.”

“그류, 한잔 합시다.”

“예...”

그들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곤 헤어졌다. 남녀가 떠나는 장면 묘사는 이렇다. 그들이 입고 있던 옷은 꽃잎과 나비날개로 변하여 바람결에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별 걸 다해 본 사내

고선(古仙). 꽃미남. 요괴 서복(徐福, 뱀의 얼굴을 한 요괴)의 무리에 의해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음. 일명 고장부(古丈夫, 옛날옷을 입고 있어 붙은 별명)

고선의 노래

첩첩 산중에서 잣 먹으니 몸 가벼워지고,

속세에서의 시시비비는 아무 의미 없어라.

옛 의복을 잠시나마 갖춰 입고 헛된 속세를 논했으되,

금새 저 푸른 하늘가에서 구름 타고 노니리.

▲ 털 제거 수술 전(왼쪽), 수술 후.

털녀

모원의(毛媛醫). 진나라의 궁녀(宮女) 출신. 진시황이 죽자 다른 궁녀들과 함께 순장될 운명이었으나 고장부가 구해준다. 미인이었으나 몸에 털이.... 털 문제를 해결해보려 의술을 배워 의녀가 됨.


털녀의 노래

예가 옳고 지금이 그른 것을 그 누가 알려나?

한가로이 푸른 노을 밟고 서니 심산유곡의 여린 비취빛 아득하기만 하네.

피리소리 울려 퍼지던 진나라 누대도 적막해졌으리니,

오색 구름은 헛되이 설라의(薛蘿衣) 입은 신선을 부추기네.


두 노인이 남녀에게 술값을 받았으니.....

만 년 된 송진과 천 년 된 잣이었다.

출전

고선기(古仙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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