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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방송제도개선 논의 추진에 바란다[미디어개혁시민네트워크 성명] 미래 방송제도의 중심에는 ‘시민’과 ‘공공성’이 있어야 한다
  • 관리자
  • 승인 2019.12.3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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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1월 28일 발표한 중장기 방송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내일(31일)까지 국민 의견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당초 11월 29일부터 12월 10일까지 열흘간 접수할 예정이었으나 참여율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마련한 ‘중장기 방송제도 개선 및 미래지향적 규제체계 개편방안’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 4월부터 운영해 온 『방송제도 개선 추진반』이라는 자문기구의 논의 결과를 담은 정책제안서라고 한다. 미디어개혁시민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언론・미디어운동단체들은 정부 차원의 미디어 제도 개선 논의를 환영한다. 하지만 이 중차대한 논의가 가치와 목표를 상실한 채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이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방송제도 개선 추진반』이 발표하고 공개한 내용은 프리젠테이션용 파일이 전부다. 11월 28일 발표 세미나에 참여했던 토론자들도 불과 이틀 전 이 파일만 살펴보고 토론에 임해야 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 걸려 있는 국민 의견 수렴 접수에도 해당 파일만 첨부돼 있다. 논의의 맥락이 무엇인지, 논의 과정에서 어떠한 주장과 의견이 오갔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 언론・미디어운동에 오랫동안 참여해 온 활동가들도 기조와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운 요약발표문을 올려놓고 국민 의견을 접수 받겠다는 것은 절차를 포장하기 위한 요식행위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에 대한 홍보, 참여 독려 또한 전무해 일부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홈페이지를 찾지 않는 이상 관련 절차가 진행된다는 사실조차 알기 어렵다. 오죽했으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스스로 국민 의견 접수 기간을 연장했겠는가. 이미 공영방송이사회 이사 선임 시에도 동일한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국민 참여와 의견 수렴은 홈페이지 공지 게시로 대체될 수 없다. 정책 제안의 내용을 국민 눈높이에서 설명하고 관련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면서 보다 많은 국민들이 관련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절차부터 잘못됐다.

아울러 내용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고민 끝에 그 같은 결론과 제안을 도출했는지 알기 어렵다. 다만 논의가 지나치게 산업적 분류 체계 잡기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미디어 제도 개선을 검토할 때는 무엇보다도 시민의 권리를 중심에 놓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각급 정부, 규제기관, 사업자, 시민에게 어떠한 역할을 부여할지, 공공적 가치와 목표를 분명히 설정해야 하는데 이번 발표 내용은 마치 시장을 편의적으로 구획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로 읽힌다. 그러다보니 공/민영을 중심으로 체계 개편은 공공영역의 축소와 민간부문에 대한 규제완화를 강조하는 것처럼 비춰져 적지 않은 혼란과 우려를 낳고 있다. 대표적으로 MBC에 대한 PSB(공공서비스방송) 사업자 지위 검토는 지상파라는 공공영역과 공영방송의 역사적 형성 과정,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문제설정이다. 방송의 지역성, 시민/시청자의 참여와 권리 확대 의제 역시 엉뚱한 처방을 내놓거나 기존 제도에 끼워 맞추는 식이다. 정부의 정책 제안이 자칫 공공영역의 축소, 민간부분 활성화와 규제 완화라는 시그널로 기능한다면 미디어의 공적책무는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말한 대로 이 작업은 20년 만에 미디어 법제도를 뜯어 고치는 일이다. 통신대기업이 유료방송 시장 전체를 장악하고, 글로벌-대형화한 미디어기업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지금, 정부는 무엇보다도 시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변화된 환경에 맞게 제도를 재조합할 것이 아니라 시민 권리 확대를 위해 더 나은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방통위원장과 담당 상임위원은 현재의 안이 정부의 입법과 제도개선 로드맵이 될 것이라 공언하며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디어 공공영역의 근간, 시민의 권리에 대한 논의는 한 달 가량의 홈페이지 의견 수렴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요구한다. 방통위는 현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 중인 의견 접수로 국민 의견 수렴을 대체하려 하지 말라. 아울러 『방송제도 개선 추진반』의 논의 결과를 일방적으로 정부의 로드맵인 것처럼 상정해서는 안 된다. 시민, 정부, 사업자, 학계 등 관련 주체가 폭넓게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로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한다. 시민 커뮤니케이션 권리 확대와 미디어 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의 구성과 실행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끝)

2019년 12월 30일
미디어개혁시민네트워크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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