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총장, 성탄을 맞아 안부 전할게. 하늘엔 영광 땅에선 평화~

내가 누차 말했지만 요즘 당신 행태를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어.

처음부터 예견된 바이지만 엇나가도 한참 엇나갔어. 왜들 그래?

몇 달전 조국 청문회 당시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놨을 때만 해도 목적이 확실했지.

검찰개혁을 막겠다는 거 아니었어? 근데 공수처법은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고 추미애 신임장관도 취임이 확실해진 마당에 힘빠진 조국 전 장관만 두들겨패는 이유는 뭐야? 감정적인 보복이 아니라면 뭐하자는 짓인지 종잡을 수 없어.

총선 때 여당에 물먹이려 한다고? 웃기네. 그동안 당신네들이 조국 가족을 난도질하고 너무 설쳐대서 이젠 약발도 안먹혀. 오히려 사법부까지 건드리는 바람에 역풍마저 불 것같아. 정경심 교수의 공소장 변경을 두고 법원과 맞짱뜨겠다고 덤벼들고 있다는데, 대체 어쩌자고 일을 이런 식으로 몰아 가는거지?

연쇄살인범 특징이 뭔지는 잘 알거야. 첨엔 고양이 한 마리 죽이기 힘들던 사람이 한번 살인을 저지르게 되면 이후에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반복적 습관적으로 칼을 휘두르는 게지.

당신도 거사 초기엔 차마 문대통령 얼굴도 마주보지 못하더니 요즘은 청와대를 향해 칼날을 거침없이 휘두르는 폼새가 너무 똑같아.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 당신 말로가 너무 뻔해서 안타까워. 당신 부하들이 전장터에서 적장의 부상당한 말만 붙잡고 두들겨패는 동안 정부 여당은 튼튼한 말로 갈아타고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어. 공수처법과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 후 내년 7월경 공수처를 설립할 거야. 물론 새로 부임한 추 장관은 검찰 인사권과 감찰권을 거침없이 휘두르겠지. 당신 부하들이 온전히 살아남을 것같아? 검찰개혁을 막기는커녕 당장 지 한몸 보신하기도 힘겨운 판에 더 이상 뭐 먹을 게 있다고 당신에게 충성하겠어?

아직도 자한당을 믿고 있는거야? 지금 이네들 하는 것 보면 모르겠어? 대표는 국회에 난입한 극우세력들을 부추기면서 농성하다가 욕만 잔뜩 먹고 병원으로 실려갔고,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법안통과를 저지한다면서 한심하게 필리버스터 쇼를 벌이고 있어.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되는거야?

내가 알려줄께 잘 들어봐. 무제한 토론이라는 필리버스터가 만능은 아니야. 아무리 시간을 끌어도 회기가 종료되면 다음 회기에 해당 법안을 지체없이 표결에 붙여야 한다구. 다음 회기에는 해당 법안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대한민국판 필리버스터라는 거지. 그래서 이틀짜리 임시회를 잇달아 열면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면 자한당이 아무리 무제한 토론을 해도 저지할 방법이 없는거야.

이런 식으로 임시회를 7번 열어서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설치법,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찰청법 개정안, 유아교육법 개정안, 사립학교법 개정안,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처리하면 다음 달 초쯤에는 모든 패스트트랙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는거지.

이틀짜리 임시회가 문제라고? 우얄꼬? 이틀, 사흘짜리 임시회도 국회법 위반이 아니라는군. 근데 자한당이 여당할 때 만든 법인데 어쩌겠어?

악명높은 스크루지 영감이 크리스마스때 개과천선한 이야기는 잘 알거야. 당신도 이번 성탄절에 캐롤송을 들으면서 새롭게 태어났으면 좋겠어. 근데 쉽게 변하지 않을 것같아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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