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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위안부 최초 보도 기자’ 공격에 언론이 침묵한 이유[토론회] ‘2019 한일 언론노동자 심포지엄’ 일본 재무부 차관의 기자 성희롱 사건 등에 소극적으로 보도했던 일본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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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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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 신문 기자는 1991년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씨의 증언을 처음으로 보도했다가 일본 사회에서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그는 물론이고 그의 딸도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아왔다. 일본 언론은 우에무라 다카시 기자에 대한 이러한 공격에 침묵해왔다. 당시 아사히 신문 외 여러 신문, 내가 속한 홋카이도 신문 역시 우에무라 기자에 대한 공격을 옆에서 보면서도 적극적으로 보도하거나 취재하지 못했다.”

25일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2019 한일 언론노동자 심포지엄’에서 홋카이도 신문 하세가와 아야 기자의 고백이다.

이 심포지엄의 첫번째 세션인 ‘여성인권과 언론노동자의 역할’ 토론에는 하세가와 아야 훗카이도 기자와 최근 개봉한 영화 ‘신문 기자’의 원작자 모치즈키 이소코 도쿄신문 기자, 카오리 사카이 일본 출판노련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일본 언론이 젠더 문제에 침묵하는 분위기와, 언론사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가해자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은 경향을 전달했다.

하세가와 아야 기자가 언급한 우에무라 다카시 기자는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씨의 녹취를 일본에 보도하고 일본 우익의 공격을 받아왔으며, 아사히 신문을 그만둔 이후에도 고베 쇼인여자학원대학에 취업했으나 우익들이 학교에 협박해 그의 취업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관련 기사: 위안부 첫보도 우에무라 기자 “전문기자 왜 없나”)

하세가와 아야 기자는 “최근 일본 법원도 우에무라 기자의 기사가 ‘날조’라는 후퇴한 판결을 내놨다. 그 이유로 위안부 제도에 대해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일한 것’이라고 결정했다”며 “아사히 신문이 우에무라 기자의 기사에 대해 ‘위안부’를 ‘정신대’라고 표기한 것을 수정한 적 있었는데 이 수정 사실을 왜곡하면서 ‘아사히도 기사를 수정했다’는 식으로, ‘날조 기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하세가와 아야 기자는 “2017년 일본의 한 주간지가 보도했던 일본TBS(도쿄방송) 기자의 성폭행 사건도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지만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침묵했다”라며 “2018년, 일본의 재무차관이 TV아사히 기자를 성희롱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때야 일본의 미투운동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25일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2019 한일언론노동자심포지엄 첫번째 세션. 최근 개봉한 영화 '신문기자'의 원작자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모치즈키 이소코 도쿄신문 기자는 일본TBS 기자의 성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이 기자가 성폭행을 저질렀음에도 체포 영장이 정지된 일이 있었는데 그 이후 목소리를 내는 활동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 기자들은 취재하면서 성희롱을 당하는 일들을 견디면서 일해왔는데, 이제 기자들은 자신을 호스티스 취급하는 것에 대해, 직업인으로서 존중을 받고 일하고 싶어하고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카오리 사카이 출판노련위원장은 “출판노련에서 여성 언론노동자들의 성 관련 사건 고충을 상담하는 전화를 개설했고, 그 이후로 매우 많은 제보 전화가 왔다”며 “이후 여성의 직장 내 성폭력 피해 경험 설문조사를 했고 74%의 응답자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에 대해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 나갈 것을 요구하는 방침을 협의 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이 침묵했던 배경에 대해 하세가와 아야 기자는 “우에무라씨 사건에 대해 기자들이 기사를 쓰려고 해도 어떤 데스크는 ‘이미 불난 곳에 기름을 부을 수 없다’는 식으로 보도를 꺼려했다”며 “또한 우에무라씨처럼 협박을 당하고 싶어 하지 않은 기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일본TBS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당시에 피해자가 학생 신분이었고 정사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외면한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세가와 아야 기자는 “일본에서는 언론사에 들어가면 ‘기자 개인’으로서 생각하기보다 ‘회사의 종업원’과 같은 감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므로 조직에 저항해 개인이 성명을 낸다거나 하는 것은 많은 일본 언론인들이 생각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는 일본 미디어 기업이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도 낮은 징계를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TV아사히 건과 관련해 심층적인 보도를 했던 방송사가 있었는데, 그 방송의 한 PD마저도 여성 리포터를 스토킹해 문제가 됐다”며 “그러나 그에게는 ‘경고’ 수준의 조치만 내려지고 징계를 받지 않았다. 이 외에도 관련된 사안에서 낮은 징계 수위를 비판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카오리 사카이 출판노련위원장은 이날 심포지엄 하루 전 사망한 카라 구하라씨의 죽음에 유감을 표하며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 출판노련 산하에 배우 조합이 있는데 배우 조합관계자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한국와 일본이 함께 연예인들의 이런 죽음에 대해 함께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이글은 2019년 11월 26일(화)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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