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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언론통제에 “출입처 개방으로 권력 감시를”언론 신뢰도 회복 위한 한일 언론인 과제는… 언론 순치에 우려 커지는日 언론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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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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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와 일본매스컴문화정보노조회의(MIC)가 2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일본 언론인들은 출입처 제도인 ‘기자클럽’ 문호를 개방하는 일이 언론 신뢰도 회복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랜 시간 한국언론의 출입처 제도·문화가 개혁 대상으로 꼽혔고 공영방송 KBS 보도국이 출입처 관행 개혁을 선언한 현 시점에 참고할 만한 이야기다.

일본 언론의 혐한 보도 근절 성명을 주도한 미나미 아키라 MIC 의장(현 아사히신문 기자·일본 신문노련 위원장)은 자국 ‘기자클럽’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베 총리 주최로 일본은 매년 4월 꽃놀이 행사를 여는데 이 행사 초대 손님 절반이 자민당 관계자 등으로 채워지며 혈세 낭비 비판이 일었다.

이와 관련 아베 정부가 공문서를 파기하고 아베 총리 자신도 거짓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언론은 이 문제를 제대로 짚지 못했다. 도리어 각 언론이 가입돼 있는 총리관저 기자클럽 소속의 신문·통신·방송사 캡들이 총리와 식사하는 등 언론 감시가 무뎌진 상황이라는 게 미나미 아키라 의장 진단이다.

그렇지만 미나미 아키라 의장은 기자클럽 해체에 부정적이었다. 그는 “기자클럽을 해체하면 도쿄신문, 아사히신문 등 아베 정권을 비판하는 기자들이 역으로 취재 현장에서 배제되는 일이 발생한다”며 “대신 기자클럽을 기반으로 시민그룹과 함께 취재할 수 있도록 해체보다 ‘개방’에 방점을 두고 신문노련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와 일본매스컴문화정보노조회의(MIC)가 2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한일 언론 노동자들과 시민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권력 순치 사례는 이뿐 아니다. 미나미 아키라 의장에 따르면 비판적 질문을 했던 TV 캐스터·앵커 3명이 하차했다. 공영방송 NHK 회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오른쪽’이라는 것을 우리가 ‘왼쪽’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발언하는 등 언론의 권력 순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나미 아키라 의장은 “현 정권은 위안부 여성 증언을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씨 주장과 보도를 ‘날조’라고 비난하거나 비리 의혹 보도(모리토모·가케 학원 스캔들)를 ‘전후 최대 범죄 보도’라고 공격했는데, 정권의 ‘가짜’ 주장을 제대로 팩트체크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최초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주간 금요일 사장)는 양국 언론과 학생들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일본 언론은 위축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의 언론노조와 교류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내 혐한 세력이 득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일본 히로시마 대학에서 한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소개하자 산케이신문이 이를 공격했다. 학교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룬 교과서를 교재로 사용하면 일본 우익 공격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말도 전했다.

우에무라 다카시 기자는 “그래도 언론인들은 용기를 내 보도해야 한다”며 “일본에서는 역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양국 젊은이들이 교류를 통해 역사를 함께 배우고 토론하는 자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언론노조와 일본매스컴문화정보노조회의(MIC)가 2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한일 언론 노동자들과 시민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한국 쪽 토론 패널로 참석한 박성제 MBC 보도국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언론이 순치되고 세월호 참사 등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기레기’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촛불 혁명으로 정권이 교체되면 공영방송이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 시청자들이 기대를 많이 했지만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국장은 “기존 언론을 대체할 수 있는 미디어가 많이 생겼다. 이를 통해 잘못된 기사가 바로바로 팩트체크되고 있다”며 “단순히 권력 감시만 제대로 한다고 신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례로 조국 사태에서 시민들은 언론이 정확하게 비판하고 있는지 주시했다. 반면 언론은 검찰이 주는 정보를 받아쓰는 관행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팟캐스트 및 유튜브를 통해 언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어준, 유시민과 같은 사람이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현상에 기존 언론인들은 성찰해야 한다”며 “기존 언론이 취재하지 못하는 부분을 그들이 알려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들이 특정인 편을 들거나 진영 논리에 서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국장은 “기존 방식으로 권력 비판을 한다든지 또는 출입처 취재를 더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신뢰 회복이 어려운 시대”라며 “독자들이 언론에 요구하는 건 어떤 시각과 입장으로, 얼마나 정확히 한 이슈를 다루고 있는가다”라며 사고 전환을 주문했다.

전국언론노조와 일본매스컴문화정보노조회의(MIC)가 2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한일 언론 노동자들과 시민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박중석 뉴스타파 기자는 “여전히 좋은 기사는 통한다고 생각한다”며 25일 자사가 보도한 ‘차이나 케이블스’(China Cables)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ICIJ)가 입수한 중국 정부 극비문서를 바탕으로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지역 위구르족과 기타 소수민족이 적법 절차 없이 감시와 집단 구금 등 탄압을 받고 있는 상황을 고발한다.

박 기자는 “국내에선 이 문제에 관심이 없을 수 있지만 뉴스 수용자들이 알아야 하는 기사를 보도하는 것이 우리 책무라 생각한다”며 “민주사회에서 언론 역할은 시민들에게 질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협업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 기자는 “단독이나 보도 경쟁은 사익을 낳지만 협업은 공익을 낳는다”며 “뉴스타파는 이제 공적 기관이 됐다고 자평한다. 지금도 MBC 등 주요 언론뿐 아니라 수많은 1인 미디어, 독립 미디어와 협업 중”이라고 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국 공영언론 과제로 ‘시민 참여’를 꼽았다. 김 교수는 “고 이용마 MBC 기자는 생전에 공영방송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고 시민이 공영방송 주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 KBS는 사장 선임 절차에서 시민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그들 결정을 40%까지 반영하는 획기적 실험을 시도했다”며 “시민이 연대 대상에 머무는 현실에서 언론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시민은 정책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글은 2019년 11월 25일(월)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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