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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보도에 ‘조금 천천히 신중하게’MBC, 검찰 소스에 “해명·반박만큼은 꼭 취재”… “자제력 발휘”하려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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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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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보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에선 검찰 보도에 신중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 장관이 민정수석을 지낸 대통령 최측근인 점에서 감시·견제가 지속 요구된다는 의견도 여전하지만 검찰과 언론의 ‘공생’이 사회에 끼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검찰 보도’에 우려를 표한 언론은 MBC다. 박성제 MBC 보도국장은 언론의 ‘검찰 받아쓰기’에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8일 통화에서 “조국 국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검사의 일방 주장을 받아쓰는 게 좋은 보도가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알면서도 시정이 안 된다는 점”이라며 “우리도 부족하지만 적어도 해명과 반론만큼은 제대로 취재해 담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권력 비판이라는 가치만큼 사실 보도라는 가치도 중요하다”며 “향후 재판에서 검찰 주장 가운데 기각되는 것도 적지 않을 것이다. 재판에서 검찰 주장도 하나의 입장으로 법리 공방이 이어질 텐데 그전까지 최대한 따져보고 검증해보자는 게 우리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MBC PD수첩이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 위조 의혹에 의문을 제기하자 검찰이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사진=뉴스데스크 갈무리.


이런 생각은 검찰 주장에 ‘단독’ 표기를 달아 대중에 전달하는 일부 종편과 배치된다.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 조작 혐의에 검증을 시도한 MBC PD수첩(1212회 ‘장관과 표창장’ 편) 제작진도 검찰 보도에 거리를 두고 이슈를 좇고 있다.

박건식 MBC 시사교양1부장은 8일 언론노조 MBC본부 노보에서 “PD수첩은 지난 10월1일 방송한 ‘장관과 표창장’ 편에서 ‘혐의사실’, ‘피의사실’ 대신 ‘혐의내용’, ‘피의내용’이란 어휘를 사용했다”며 “검찰은 사실을 판정하는 기관이 아니라 의혹을 주장하는 일방적 집단으로 보는 게 타당해서다. 검찰 반대편에는 변호인이라는 또 다른 일방적 상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흘리는 정보를 당연히 사실인양 보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혐의사실’, ‘피의사실(공표)’ 등 사실이 들어가는 검찰 수사 보도를 반복하면 국민이 검찰 수사를 의혹 제기가 아니라 확정된 사실로 여길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관과 표창장’ 편을 연출한 김재영 PD도 8일 통화에서 “이번 방송은 검찰이 기소한 사건, 즉 명확히 드러난 사건을 제대로 들여다보자는 차원으로 제작했다”며 “우리 보도에 ‘조국 구하기’라는 비난을 가할 수도 있지만 국민 알권리라는 원칙이 조국 일가뿐 아니라 검찰 공소장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MBC가 유독 검찰 보도에 민감한 이유는 과거 경험에 있다. 2008년 MBC PD수첩 제작진은 무분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비판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기소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PD수첩 제작진 기소는 MB정권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손꼽힌다. 당시 책임PD였던 조능희 전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 죄가 없는데 집을 압수수색 당해본 사람의 심정은 당해본 사람만 안다”며 검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MBC가 검찰 보도에 민감한 이유는 과거 경험에 있다. 2008년 MBC PD수첩은 무분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비판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기소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기소는 MB 정권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손꼽힌다. 2010년 12월 항소심에서 명예훼손 혐의 전원 무죄를 선고받은 PD수첩 제작진의 모습. 사진=미디어오늘


검찰발 보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검증’이란 명분은 낙종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또 정부·여당 편향 아니냐는 비판도 뒤따를 수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는 노보에서 최근 MBC 보도에 “검찰이 기소 전에 흘리는 수사 내용을 받아쓰지 않겠다는 우리 기조는 보도책임자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바람직한 원칙”이라면서도 “보도하지 않는 것과 취재를 충실히 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검찰이 흘려주는 것을 쓰지 않으려면 더 많은 외곽 취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실위는 “뜨거운 이슈가 불거질 때 적극적인 보도를 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제1원칙이다. 그 결과가 무조건적 정권 옹호나 관행적인 받아쓰기여서도 안 된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서 보도를 자제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법조 기자 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검찰 외 ‘주변 취재’가 실제론 쉽지 않다는 염려도 있다.

신문 가운데선 한겨레가 검찰 소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검찰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경향신문이 “조국 사태, 진보를 가르다”(10월2일 1면), “진영 대결 넘어선 ‘시민 대 시민’”(10월5일 1면) 등 보도로 갈라진 여론을 조명한 반면 한겨레는 “검찰권력의 탄생”(10월5일 1면), “더 커진 촛불 ‘검보다 국민이 더 세다’”(10월7일 1면) 등 검찰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서초동 촛불’에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앞서 젊은 기자들이 조국 검증 보도에 자사가 소홀했다며 대자보를 낸 뒤 자체 TF를 구성한 한겨레는 검찰발 보도 대신 외곽 취재를 통한 팩트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보도 배치에도 신중하다. 지난 3일 4면 “코링크 관계자 ‘정경심에 투자계획 보고됐다 들어’”라는 기사는 TF팀이 취재한 기사로 펀드 투자 내용을 모른다는 조 장관 해명을 반박하는 근거를 담고 있다. 한겨레는 이 기사를 4면 하단에 배치했다.

이와 관련 편집국 내부에서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위법이 확정될 내용인지 논쟁이 있었던 걸로 전해졌다. 한겨레 편집국은 10월3일 면 배치에 “이날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와 화성연쇄살인 사건 등 중요 사안이 있었다. 기사 내용과 취재 과정 등을 다각도로 고려한 판단”이라며 “편집위원회에 팀장 전원과 주니어 대표 등의 참여 폭을 넓혀 활발한 토론을 통해 기사 방향과 지면 배치 등을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검증을 강화하되 신상털이 보도는 지양한다는 공감대가 크다고 한다. 한겨레의 한 기자는 “처음부터 웅동학원과 사모펀드의 위법 여부를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추되 타 매체 보도는 따라가지 않기로 했다”며 “표창장 위조 의혹 같은 경우 검찰이 정보를 많이 흘렸다. 검찰 소스에서 시작한 보도 경쟁에서 기자들도 보도하고 싶지만 자제력을 발휘하는 게 품격을 더 높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겨레와 MBC는 조국 반대 진영에선 ‘친여’ 매체로 꼽힌다. 조 장관 보도를 축소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지만 조 장관 보도가 ‘임계점’을 넘고 언론개혁 요구가 커지면서 양사 데스크의 신중함이 깊어지고 있다.

한겨레 10월5일자 1면. 한겨레는 검찰 소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검찰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 이글은 2019년 10월 10일(목) 미디어오늘 김도연·이재진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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