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신을 보노라면 분노보다는 애잔한 생각이 들어.
나와 나이도 비슷하고 공직에 들어선 시기도 비슷해서 그런 감정이 드나봐.
남들은 당신의 외모에서 우직한 뚝심과 신념이 보인다고 하는데 내 경험상 당신같은 사람은 단순하고 우매한 기질 때문에 남의 말에 휘둘리기 쉽상이고 높은 자리에 앉으면 사고칠 우려가 많은 것같아. 검찰총장에 임명됐을 때 특수통 위주로 발탁인사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그래서 다른 검사들의 원성이 좀 많았는가.

이번 검란사태만 봐도 그래. 당신이 발탁한 측근 검새 말만 듣고 덜컥 이번 일을 저질렀다는 소문이 자자해. 그 친구는 처남되는 전직검사의 성추행사건을 검찰 내에서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말도 많던데 같은 식구끼리 봐주는 거 흔한 일이잖아. 장관 지명자를 낙마시키려고 야당이 정치적으로 고발한 사건을 고소인 조사도 없이 대대적으로 나선 것부터가 잘못이지.
근데 당신도 참 운이 없어. 털면 안 나오는 사람 없다는데 하필 조국같은 사람을 찍었으니 당신 운도 다 한거야.

청문회 끝나던 시각에 조국 부인을 서둘러 기소한 것을 보고 빼도박도 못할 실수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구먼. 복사본만 갖고는 위조판별이 불가능한데 정말 멍청한 판단을 한거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유포했던 숱한 의혹들이 이 한 건으로 일거에 판세가 바뀔 수 있는 꺼리를 준거야. 조국 후보를 자진사퇴시키려는 조급한 마음 때문에 오락가락하는 동양대총장 말만 듣고 알맹이없이 공소장 한 장 달랑 작성해서 무리하게 기소한 것이 내내 골칫거리가 되고 있잖아.

표창장 사문서 위조라는게 너무 허접해서 시중에서 웃음거리 되고있는 거는 잘 알지?
위조하려면 포샵떠서 직인 누끼도 따고 보정도 하고 별색으로 금박 인쇄해서 동판만들고 압인까지 해야 하는데 스캔 해상도가 낮은 구닥다리 PC로 가당키나 하겠어? 글구 이런 번거로운 짓을 애터지게 뭐하러 해?. 그냥 사무실에서 표창장 하나 얻으면 될텐데. 이런 코메디같은 짓을 태연하게 흘리고 그걸 받아쓰는 언론도 참 한심한 얘들이야.

그렇지만 어쩔거야 기왕 시작한거 계속 밀고가야지. 그러다가 대통령이 잠시 나간 사이에 직속상관 자택까지 압수수색하는 무리수를 둔 거 아니겠어? 그런데 아무 것도 못찾았지? 그 흔한 야동도 안나왔으니...사모펀드만 해도 그래. 정교수가 실소유주라고 떠들어대더만 실제 소유주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익성’이란게 드러났잖아. 그래서 수사방향을 서울대 인턴증명서로 틀어 조 장관이 위조했다고 몰고 가는 거고.

이런 사실이 다 밝혀졌는데도 장관집을 터는 장면을 언론에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벌인 정치쇼라는 거 다 알고 있어. 조국 부인을 소환하기 위한 사전각본이겠지. 검찰이 노리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처럼 조국 부인을 포토라인에 세워서 망신주고 장관사퇴 여론을 부추길 생각이겠지. 그래서 당신을 단순무식하다는거야. 상황을 그렇게도 몰라?

당신 부하들이 조 장관 자택에서 짜장면 시켜먹으면서 11시간동안 난장판 벌인 것 때문에 여론이 엄청 나빠졌어. 조 장관을 비난했던 사람들마저 검찰권력의 횡포에 두려움을 갖게 된거야. 이런 식으로 털면 누가 살아남겠어? 지금 여론이 급변하고 있는거 알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이번 주말 서초동 청사 앞에 촛불든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들면 다음 주부터 검찰에 대한 여론이 더 악화될텐데 이미 약삭빠른 언론들은 슬슬 빠져나가고 있는 것같아.

하지만 당신 성격상 멈추지 않고 계속 밀어부칠 거라고 봐. 그게 당신의 한계야. 내가 점쟁이는 아니지만 당신은 이미 패배했어. 역사상 가장 불행한 법조인으로 기록될거야. 한편으론 맘이 애잔하지만 당신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검찰의 폐해를 절감하게 되고 촛불을 다시 들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인 것같아.

앞으로 한가해지면 역사책도 틈틈이 읽어봐. 세상일이 힘으로 밀어붙여서 다 될 것같으면 전두환이가 왜 깜빵에 갔겠어? 역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길 바래.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