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소식
어디까지가 피의사실공표일까언론중재위 2018년 언론판결 분석보고서 공개
광고형 기사로 재산권 침해, 피의사실공표 요건, 사전 동의없는 통화 내용 보도 판결 주요 사례로
  • 관리자
  • 승인 2019.08.06 13:54
  • 댓글 0

언론중재위원회가 언론을 상대로 한 주요 사건 판결을 분석해 공개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 내용이다. 향후 언론 보도로 인해 비슷한 논란이 일면 판례로서 기준점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회사 한경닷컴은 지난해 1월25일 소셜커머스 업체 대표의 요청을 받아 2011년 중소기업브랜드대상 소셜커머스 부문 수상자로 선정한 뒤 알짜기업이라는 기사를 쓰고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 해당 기사를 본 사람들은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통해 상품권을 주문하고 대금을 입금했다. 하지만 주문한 상품권 중 일부만 배송 받거나 전혀 배송 받지 못해 입금액과 상품권 수령액의 차액 상당을 편취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원고 35명은 한경닷컴 기사로 재산권 침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한경닷컴 기사는 기사 형식을 차용한 기사형 광고인데도 광고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사가 기재된 이후 상품권 구매 주문이 6천만원에서 10억원으로 올랐다면서 한경닷컴의 기사와 원고들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독자가 광고임을 전제로 정보 가치를 판단해 합리적 선택과 결정을 하도록 언론이 광고 표시를 명확히 해야 하고, 광고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기사화해 해당 기사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면 언론도 공동책임이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결 핵심이다. 이에 재판부는 약 4억 2730만원을 손해배상하라고 인용했다. 2018년 손해배상 인용 최고액이다. 해당 판례는 향후 기사형 광고 작성에 신중을 기하도록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피의사실공표죄 요건의 기준이 될 판결도 나왔다. MBC는 지난 2014년 10월 경찰관의 전화 통화를 바탕으로 A씨가 병원의 실질 운영자로서 환자들을 입퇴원시켜 수익을 얻고,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금여를 받아 노숙인을 환자로 유치하거나 환자들 인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A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기각했지만 2심 재판부는 보도의 공익성을 이유로 피고 MBC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경찰관이 공소제기 전 A씨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에는 사용자인 대한민국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의사살 공표 목적의 공익성, 공표 내용의 공공성, 공표의 필요성이 있다고 해도 공표의 절차와 형식, 그 표현 방법, 피의사실의 공표로 인해 생기는 피침해이익의 성질, 내용 등에 비춰 정당성을 결여했다”며 “피고 대한민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속 공무원인 경찰관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피의사실공표 혐의는 공익성과 개인의 인권 침해 사이 논란이 계속돼 왔던 사안인데 1인에게 피의사실을 알렸다고 해도 불특정다수인이 알 수 있다면 피의사실공표가 성립된다는 판례다.

언론중재위원회 석판.

공익 목적이라도 상대방의 사전 동의 없는 통화내용 보도는 음성권 침해라는 판결도 나왔다.

2011년 여당 소속 B국회의원은 전날 야당 대표실에 열린 회의의 발언 내용이 기재된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 공개 이후 B국회의원이 공개한 문건이 만들어진 과정에서 KBS 내부인사의 도청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뉴스타파는 당시 KBS 보도국장이었던 A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 내용을 토대로 “당시 보도국장은 B의원이 폭로한 녹취록은 KBS가 만든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 해당 녹취록을 직접 봤다는 말도 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사전 동의 없이 자신과 통화 내용을 보도한 뉴스타파에 명예훼손, 음성권 및 사생활 침해에 따른 반론보도청구와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보도 내용이 공공의 이해와 관한 것이고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반론보도 청구를 기각했지만 사전 동의 없이 사적 통화 내용을 익명 처리하지 않은 채 보도한 것에는 음성권 침해를 인정해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했다. 원고와 피고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뉴스타파의 청구를 기각하고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통화 내용이 재생될 때 음성이 변조되지 아니하고 원고의 실명 및 얼굴 사진도 보도 화면에 노출돼 원고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했다”면서 “원고는 개인적인 통화라고 생각하고 의견 등을 거침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내거나 비속어 내지 다소 과격한 표현을 쓰기도 한 것으로 보여 원고의 음성권 등이 침해된 정보가 가볍지 않다”고 판결했다.

한편 지난해 언론관련 소송에서 손해배상청구사건의 원고 청구액 평균은 약 1억 9468만원이었고 중앙값과 최빈액은 5천만원이었다. 전체 손해배상청구 335건 중 1억원 이상 고액 청구 사건은 126건으로 37.6%였다. 최고 청구액은 335억 4천만원이다.


* 이글은 2019년 08월 05일(월)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