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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민주화 위해 헌신한 류연창 목사님을 보내며[광주 통신] 임종수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
  • 관리자
  • 승인 2019.07.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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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그분의 사연을 접하고 마음이 아팠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 떠올랐다. 한번도 뵈온 적이 없지만 그분의 삶을 글로 알리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그분의 부음소식을 들었다.

사지로 뛰어드는 아들을 붙잡았지만 아버지의 평소 가르침을 역설하며 팔을 뿌리치고 뛰쳐나간 아들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을 때 아버지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관 속에 든 아들을 매장할 때 삽으로 흙을 세 번 뜨고 “아들아, 너 참 장하다”고 말했지만 참담한 심정을 어찌 가늠할 것인가.

“첫째 아들은 죽고, 둘째 아들은 감옥에 가고... 자식이 비록 의롭고 바른 일을 하다가 감옥에 갔지만 내 자식의 일로 다가서니 참담하더라”고 심경을 밝힌 그분은 자신도 두 번이나 옥고를 치렀다.

오늘 매일신문에 ”‘대구 민주화운동 거목’ 류연창 목사 소천“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떴다. 류 목사는 5.18로 아들을 잃은 슬픔을 뒤로 하고 광주를 떠나 대구로 가서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인물이다.

1928년 경주에서 태어난 류 목사는 1970년대 광주 신광성결교회에서 시무할 때 교회를 세미나와 시국집회 장소로 제공하는 등 광주지역 운동권 학생들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1976년에는 박정희 정권 당시 유신헌법을 맹렬히 비판하여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류 목사의 아들 류동운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민주화운동에 앞장섰으며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당시 한국신학대 신학과 2학년이던 류동운 전도사는 아버지로부터 광주소식을 접하고 서울에서 광주로 내려왔다. 친구 형님의 비참한 죽음을 목격하고 도청으로 뛰쳐가는 동운은 자신을 붙잡는 아버지에게 비장한 작별인사를 올린다. “다른 집 자녀는 다 희생당하고 있는데, 왜 저만 보호하려고 하십니까? 역사가 병들었을 때, 누군가 역사를 위해 십자가를 져야만 큰 생명으로 부활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대문을 나서며 동운은 “아버지, 절대 소신이 변해선 안됩니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도청 안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행방불명자 접수를 앞장서서 하며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뒤로하고 81년 대구로 간 류연창 목사는 대봉성결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면서 언론왜곡보도에 맞서 5.18진실규명운동을 전개한다. 죽어간 자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였다.

둘째 류동인도 장남처럼 불의를 참지 못했다. 언론이 시민군을 폭도로 규정하자 이에 격분, 친구 2명과 함께 대구 모 방송국 사옥에 화염병을 투척하여 2년 이상 옥살이를 했다. 그후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다 지금은 성주에서 부인과 함께 지역공동체 조직활동가로 헌신하고 있다.

대구에 온 류 목사는 전두환 군부독재에 맞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전면에 선다. 83년 대구에서 처음으로 인권운동체 격인 KNCC(기독교 인권위원회) 대구지부를 만들고 혁신계인 민자통(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대구 대표를 맡아 활동하다 투옥되었다,

반부패 국민연대 대구본부 상임대표, 앰네스티 한국지부를 잇는 한국인권행동 공동대표를 지냈다.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헌신해온 류 목사는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 역할을 맡아 민주정부 수립에 기여하기도 했다.

70년대 말 류 목사님이 광주성결교회에서 시무하실 때 많은 신세를 졌던 아내와 동지들이 지난 주 토요일 대구에 있는 류 목사 자택으로 병문안을 다녀왔다. 광주에서 달려온 후배들을 만나고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세상에 대한 미련을 편하게 내려놓고 가신 것은 아닐까.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맥클레인 목사가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며 “그는 아름다웠다”고 말하는 장면과 함께 아버지와 어린 두 아들이 강물에서 플라잉 낚시를 즐기는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평생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오신 류연창 목사님이 아들과 함께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시길 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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