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재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박정희 무덤에 말뚝 박지마[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497)] 이승호 동화작가
  • 관리자
  • 승인 2019.06.20 15:49
  • 댓글 0


(1)

최근 박정희 묘소에서 '쇠말뚝' 수십 개가 발견됐단다. 그래서 파냈단다. 전말은 이렇단다.

지난 2월 60대의 한 여성 참배객이 말뚝을 발견했다. 박정희 무덤에 침은 절대로 뱉지 않겠다는 사람들은 그 소식을 듣고 화가 났다. “박정희의 정기(精氣)를 훼손하려는 의도여!” “박근혜 탄핵을 바란 종북 인사들이 꾸민 짓 아니여?”

묘지를 관리하는 현충원이 해명했다. “경사가 가파른 고지대의 무덤 잔디를 활착시키기 위해 ‘고정용 핀’을 박아 넣은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머쓱해진 음모론자들이 다시 궁시렁거렸다. “나무로 된 걸 박아넣지 왜 흉하게 쇠붙이를....”

근데 ‘쇠말뚝’은 지난 2010년에 박아넣은 것이었다. 당시는 이명박 정권 시절 아닌가. 더구나 박정희 묘지에만 박아넣은 것도 아니다.

하여간 현충원은 궁시렁거리는 자들 때문에 지난 10일 고정핀 제거 작업에 나섰다. 첫날 668개를 뽑아냈다는데, 작업이 다 끝났나 모르겠다.

'쇠말뚝’에 종북  타령하던 사람들에게 권하노니, 쓸데없는 시비걸지 말고 박정희 무덤에 술이나 한잔 따르라. 가급적 막걸리는 피하시라. 왜냐. 박정희가 ‘막걸리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양주를 좋아하던 분이었다. 궁정동 최후의 만찬장에서 발견된 술도 미주(美酒) 시바스리갈이었다. 그때 가수 등 젊은 여자 연예인들도 불러 들였단다.

"막걸리는 없었나요?" "시바만 있었어요."

(2)

박정희의 만찬장은 변사또의 생일 잔칫날보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궁정동을 목격하고 수사를 지휘한 이몽룡은 시까지 썼다. 이몽룡이 전해주는 궁정동 만찬장의 풍경은 이러했다.

금 술잔에 담긴 좋은 술은 천 명 백성의 피요
옥쟁반 위에 담긴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고혈이라
촛농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드높다.

金樽美酒千人血 금준미주천인혈
玉盤嘉肴萬姓膏 옥반가효만성고
燭淚落時民淚落 촉누락시민누락
歌聲高處怨聲高 가성고처원성고

천 명 백성의 피.... 피눈물 나는 말이다. 파티광 박정희와 똘마니들은 백성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와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이제 박정희는 죽어 먼지가 되어 있으니 흡혈귀가 아니다.살아 흡혈귀였으나 죽어 그 업보를 벗어났으니  천만다행이다.

(3)

사실 쇠말뚝은 흡혈귀를 처치할 때 자주 애용되는 도구다. 지구촌 여러 지역의 흡혈귀 얘기에서 흔히 등장하는 게 바로 말뚝이다.

예를 들자. 루마니아 등 동유럽이나 슬라브 지역에 출몰하는 흡혈귀가 있었다. 부하의 총에 맞아 죽었다든가 하여튼 ‘부자연 스럽게 잘못 죽은 사람들’이 흡혈귀가 됐다.

놈을 처치해야 사람이 산다. 근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심장이 두 개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땀 뻘뻘 흘리며 놈의 두 개 심장에 쇠말뚝을 박아 넣었다.

똑똑한 사람들은 죽어 흡혈귀로 되살아날 염려가 있는 시체를 파묻을 때 막걸리 한 박스를 함께 묻기도 했다. 부자 마을에서는 시바스시갈을 한 병 관에 넣어주기도 했다. 막걸리 받아먹은 놈은 흡혈귀로 벌떡 살아났다. 시바스리갈을 받은 놈은 그냥 땅밑에서 술잔만 기울였다.

"어디 가? 한잔 혀" "시바스여?"

(부록)


루마니아 흡혈귀

Strigois, Strzyga or Štrigun. spirits similar to vampires or warlocks.

없애려면....

심장에 말뚝 박기. The typical spike/stake through the heart. 부관참시 즉 시체를 꺼내 파괴. 흡혈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시체는 파묻을 때 시가스리갈을 부어주라. 묻기 전에 사체 훼손도.... ◾Bury a bottle of whisky with the corpse. ◾Destroy the corpse before its buried. ◾Exhume the body, then destroy.

심장이 2개

Most Strigois have two hearts.

놈의 탄생

총 맞아 죽는 등 부자연스럽게 죽은 자, 세례 못받고 죽은 자 등이 흡혈귀 된다. ◾Die unnaturally ◾Die before being baptized ◾Lead a troubled or unfinished life. ◾Be born out of wedlock ◾Birth defects

서식지

루마니아 등지에 서식. Romania, Croatia and other Slavic countries.

생김새

핏빛 머리카락, 남색 눈깔. crimson hair, indigo eyes. 짐승으로 변신. normally transform into animals or spirits. normally take the form of other entities.

식성

짐승피 빨아먹으며 살아감. 가축이 비실거리면 전날밤 놈에게 당한 것임. They survive by sucking blood. they get out of their graves to feed themselves with animals' blood. In the romanian culture, when an animal was sick it was said that it might have been the victim of a strigoi.

밤에...

밤이 되면 마을에 출몰. It is said that strigois haunt villages during the night.

이름 유래

In croatian culture the word Štrigon has been associated with witches and vampires, the most well known of such being Jure Grando(488회 소개) and Baba Yaga(106회 소개).

(관련기사)

'쇠말뚝 논란'은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이 지난 11일 조선일보에 칼럼으로 기고하며 알려졌다. 이후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광일이 유튜브 '김광일의 입'에서 다루기도 했다. 다음은 서지문의 칼럼 일부다. (헐, 김원봉 선생까지 난데없이 호출하신다.)

(전략)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 수백 개(어쩌면 수천 개)의 쇠꼬챙이(지름 약 2㎝ 길이 25㎝ 정도로 보이는 철물)가 박혀 있는 것을 약 4개월 전 한 여성 봉사자가 묘소의 잡초를 매다가 발견했다 한다. 그간 언론 보도는 없었는데 최근 몇 유튜브를 통해 알려졌다.

(중략) 묘지에 잔디묘판을 나무젓가락으로 고정하는 일은 있다지만 음택(陰宅)의 지기(地氣)를 신성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관(棺)에도 쇠못을 쓰지 않는데 묘지에 무수한 쇠꼬챙이가 박혀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변괴가 아닌가? 그리고 같은 구조의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에는 그런 쇠꼬챙이가 전혀 박혀 있지 않다고 한다.

(중략) 또한 애초에 누구의 발의로, 어떤 논의 끝에, 쇠꼬챙이의 잔디 생육 효과를 어떻게 확인하고 그것들을 설치했는지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우리 민족을 3000년의 가난에서 구출해 준 은인을 6·25의 원흉 김원봉보다도 홀대해서야 국민의 도리가 아니지 않은가? (조선일보, 2019.06.11.)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