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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빤스 입에 물고[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492)] 이승호 동화작가
  • 관리자
  • 승인 2019.06.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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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격(格)은 중국 남방지역에 서식하는 괴물이다. 키는 사람의 허리에도 미치지 못하니 괴물치고는 작은놈이다. 대신 달리기를 잘한다. 엄청 빠르다. 일목괴(一目怪)로 머리 꼭대기에 눈깔이 하나 달려 있다.

놈은 가끔 민가에 나타난다. 무슨 민생투어 하는 게 아니다. 놈이 나타나면 그 일대는 가뭄이 든다. 그러니까 놈의 민가 나들이는 민생투어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놈의 지랄을 어떻게 잡나. 옛 중국 어른들이 말했다. “놈을 잡아 변소에 가둬두면 죽을 것이오.” 생포하여 변소에 가두니 과연 그 뒤로는 변고가 없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놈은 죽지 않았다. 놈은 변소에서 똥을 파먹고 오줌을 퍼먹으며 비루한 삶을 이어갔다. 샤워는커녕 양치칠도 못하고 더럽게 살았지만. 입고 다니던 빤스가 똥빤스가 됐지만.

“난 격 아뉴....” (프랑스 화가 오딜롱 르동의 그림. Odilon Redon. Le cyclope, about 1914)

(2)

최근 중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수천 년 변소에 갖혀있던 놈이 탈출했다고 한다. 근데 하필 한국으로 도망왔다는 것이다. 한국사람들은 자신의 정체를 잘 모를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그런가, 언젠가부터 대한민국 곳곳에서 더러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괴물이 얼굴 바꿔가며 똥내를 풍기고 썩은 입냄새를 뿜는다는 것이다. 똥빤스나 똥걸레를 입에 물고 다니는 것도 다반사라 한다.

(부록)

격 혹은 가( )

덩치는 작지만 가뭄을 일으키기로는 괴물 가운데 으뜸이다. 생포하여 변소에 가둬두면 그 안에서 죽는다. 초상화 한점 남기지 않았다.

“난 가 아뉴....”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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