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근혜

저들이 박근혜 석방을 또다시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7일부터 박근혜의 신분이 기결수로 바뀌면서 다시 가열차게 방구를 뀌고 있다. 특히 홍문종의 방구가 따뜻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기간이 만료됐다. 징역 2년을 확정받고, 수의 색깔도 바뀌고, 노역도 해야 하는 기결수 신분이 된 것.....”

아아, 그랬구나. 홍문종은 닭이 노역질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마음 아팠다. 그래서 인간적으로 박근혜를 닭장에서 꺼내주자고 방구질을 시작한 것이다. 근데 닭을 어떻게 인간적으로 대해주냐고....

하여간 닭은 노역을 노역이라 여기지 말라. 노역을 운동으로 승화시키라. 그렇잖아도 무슨 통증 때문에 고생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내가 보기엔 완전 운동부족 탓이다.

그런데 일도 해본 사람이 하는 법이다.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고 살아온 박근혜 아니던가. 노역도, 일도, 운동도 최소한의 기술이 필요한 법이다.

닭에게 러시아 스승을 소개한다. 키키모라라는 러시아 닭귀신이다. 이 닭귀신은 또한 노역귀신이기도 하다. 닭은 이 닭귀신에게 일좀 배우면 노역 따위는 껌일 것이다. 박근혜 파이팅!

(2) 키키모라

닭근혜의 스승 예정자인 키키모라는 슬라브 지역에 거주하는 ‘주부들의 정령’이다. 일꾼인데 특히 주부의 집안일을 귀신처럼 잘 한다.

제자가 된 닭근혜는 스승을 잘 모셔야 한다. 열공해야 한다. 스승은 게으른 여자, 근무태만 주부를 아주 못마땅해 하기 때문이다.

닭근혜가 또 병든닭 코스프레 하며 게으름을 피우면 스승은 결국 폭발하고 말 것이다. 폭발하면, 스승은 닭근혜의 닭장을 개판 오분전의 난장판으로 만들 것이다.

(부록)

키키모라

Kikimora. 슬라브 지역의 닭 닮은 주부들의 정령. 근면성실의 화신. 사람들이 잠들면 몰래 집안일을 싹 해주심. 베짜기 기능보유자. 나이를 먹지않아 보톡스, 마늘주사 따위는 단 한번도 맞은 적 없음.

박근혜처럼 게으른....

박근혜처럼 주사나 맞고 드라마나 보는 게으른 여자에 대해서는 가혹하다. 집안과 살림살이를 엉망으로 만들어 경고한다. 직조기의 실도 엉키게 한다. 심지어 애가 있으면 매일밤 악악 울게 만든다.

생김새

그림 보셔. 닭발. 새부리. 늑대귀.

거주지

민가의 난로 곁.

패션

머리에 붉은 두건.

(관련기사)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석방’을 진짜로 원할까?

홍문종, 형집행정지 요구하며 “무죄 석방 성스러운 투쟁”

민경욱, “국민통합적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 결단 기대”

황교안, “여성의 몸 감당 어려워···국민의 바람 이뤄지길”

유영하, “국론 분열 막고 국격 향상 위해 전향적 조처를”

(전략) 다음날인 4월 17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홍문종 의원이 다시 포문을 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기간이 만료가 됐다. 2017년 3월 30일 구속 수감돼서 어제부로 인신이 구속된 지 740일이 넘어가고 있다. 대통령이 지난 총선에 개입했다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말도 안 되는 얘기이지만, 징역 2년을 확정받고 수의 색깔도 바뀌고, 노역도 해야 하는 기결수 신분이 된 것이다.

“우주의 기운을 받아 운동으로 승화시키겠습니다.....”

저희 당에서도 이 문제에 관해서 내년 총선승리를 위해서 보수 대단결, 보수 대통합을 운운하는데 보수의 아이콘으로서 보수의 지도자로 우리와 함께 정치했던 사람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서 저희 당이 가만히 있는 것은 정치적 도의도 아닐 뿐 아니라, 내년 선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어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한다는 민경욱 대변인의 논평이 있었다. 저는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만 해서는 안되고,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당 차원의 적극적인 후속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략)

황교안 대표의 발언은 이렇게 나왔습니다.

“어제 제 입장을 말씀드린 것 같은데 여성의 몸으로 오랫동안 구금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이런 적이 없었죠, 오래. 아프시고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신 것을 감안해서 국민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중략)

“어머, 쟤를 가르치라구? 애가 맹해 보이네....”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지지가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정치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27 전당대회를 계기로 이른바 ‘태극기 부대’를 포함한 극보수 성향 유권자와 지지자들을 대거 끌어들인 상태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로 내부 갈등이라도 일으키면 내년 총선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당내 친박세력을 향해 최소한의 ‘성의 표시’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문재인 정부를 ‘나이 많은 전직 여성 대통령을 오랫동안 감옥에 가둬두고 있는 잔인한 정권’ 프레임에 가두고 계속 두들겨 팰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덤’이겠지요. 자유한국당 사람들이 자꾸 ‘여성의 몸’을 거론하며 얄팍한 ‘감성팔이’에 나서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라고 저는 봅니다. (후략,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262’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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