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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미디어 24] 페이스북의 탄생〈이용재 시나리오 작가ㆍ재단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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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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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셜 네트워크 (The Social Network, 2010)
[연출] 데이비드 핀처
[각본] 아론 소킨


페이스북(Facebook)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전기 영화다. 저커버그는 1984년 생. 우리 나이로 서른다섯 살이다. 영화는 얼마 되지 않는 그의 인생 중에서도 4년의 시간만을 다룬다. 2003년, 저커버그가 하버드 대학교 2학년일 때부터 2007년, 창업 과정을 둘러싼 소송에서 상대편과 합의하기까지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저커버그는 다른 학생의 아이디어를 훔쳐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그 때문에 송사에 휘말렸으나 합의를 했다. 토해낸 합의금이 700억 원을 넘지만 가입자 20억 명, 시가총액 600조 원짜리 기업은 고스란히 그에게 남았다.

영화 속 저커버그는 소시오패스다. 타인은 안중에 없고 오직 성공의 욕망으로 부글거리는 그를 아론 소킨은 특유의 엄청난 대사량으로 생생하게 빚어냈다. 거기에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결합하면서 따분한 창업담에 그칠 수도 있었던 이야기는 시종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팽팽한 드라마로 완성되었다. 2011년, 두 사람은 각각 아카데미 각본상과 골든 글로브 감독상을 받았다.

영화의 토대가 된 벤 메즈리치의 책 제목이 신랄하다. <The Accidental Billionaires>. 저커버그가 어쩌다 생겨난 벼락부자란 거다. 부제는 더 고약하다. ‘페이스북 창업에 얽힌 섹스, 돈, 천재, 배신의 이야기’(The Founding of Facebook, a Tale of Sex, Money, Genius, and Betrayal). 책의 부제가 곧 영화의 줄거리다.

창업 초기 동업자였던 왈도 세브린. 저커버그가 교묘한 수법으로 자신을 몰아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저커버그의 노트북을 박살낸다. 저커버그가 증자 과정에서 30%에 달했던 세브린의 지분을 0.03%로 줄여버렸던 것. 동업자 세브린은 학창 시절 왕따나 다름없던 저커버그의 유일한 친구이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단초는 ‘하버드 커넥션’이라 불리는, 하버드생을 위한 서비스였다. 하버드 대학교의 이메일 계정을 가진 진짜 하버드생만 모이는 배타적인 네트워크에서 출발한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 배타성에 주목했다. 배타적 네트워크라는 형용모순의 DNA는 하버드라는 대학을 벗어나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오늘날 페이스북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제 페이스북을 다양한 의견이 부딪히는 공론의 장으로 여기는 사람은 흔치 않다. 내 생각, 우리 편의 의견만 오가는 유유상종의 공간이 된지 오래기 때문이다. 반론을 제기하면 페절(친구 끊기)하기 일쑤다. 친구 목록은 점점 나와 비슷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더 이상 ‘우리’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공감의 뉴스들만 들려온다. 뉴스에 대한 비판적 감수성은 무뎌지고,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가 창궐하기 좋은 공간으로 변질되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저커버그는 옛 여자친구의 페북을 찾아 친구 요청을 한 뒤, 그녀가 수락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끝없이 마우스를 클릭한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35분간을 페이스북 사이트에서 보낸다. 전 세계 사용자의 접속 시간을 모으면 하루 1억 시간이다. 작가와 감독은 우리가 ‘좋아요’를 누르며 끼리끼리 시시덕거리는 동안에도 페이스북은 쉬지 않고 덩치를 불리고 있다는 걸 암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밖에

* 마크 저커버그는 남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페이스북을 만들었다는 영화의 설정을 두고 “허구 그 자체”라며 “사람들은 단지 그냥 좋아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한다”고 주장했다.

* 배우 나탈리 포트먼은 아론 소킨이 각본을 쓰는 과정에 도움을 주었다. 페이스북이 태동하던 바로 그 때 하버드를 다녔던 포트먼은 소킨에게 동창들을 소개하는 한편, 페이스북을 처음 접한 학생들의 반응 등 당시의 학내 분위기를 상세하게 전했다.


평점 : IMDB(7.7/10), 로튼토마토(95/100), 왓챠(3.5/5)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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