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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문건’ 공개, TV조선은 “실행 계획 아니다”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모니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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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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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7월 20~26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기무사의 이른바 ‘계엄령 문건’ 파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5일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방안’ 문건 최초 공개에 이어 2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기존 문건에 첨부된 ‘대비계획 세부자료’의 일부 내용을 브리핑했습니다.

문건에는 ‘비상계엄 선포문’, ‘계엄 포고문’ 등이 이미 작성되어 있었고, ‘언론, 출판, 공연, 전시물에 대한 사전검열 공고문’과 ‘각 언론사별 계엄사 요원 파견 계획’, 심지어는 ‘국회의원 대상 현행범 사법처리로 의결 정족수 미달 유도’와 같은 국회 무력화 방안 등 계엄을 이행하고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문건은 국회 국방위의 요구에 따라 23일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충격적인 문건 내용과 별도로 24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는 이 사태를 조사하려는 국방부와 적극 방어하려는 기무사 간의 진실공방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민병삼 100기무부대장이 “(송영무)장관은 7월9일 오전 간담회에서 ‘위수령 문건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내가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주장하자 송영무 장관은 “완벽한 거짓말이다. 대장까지 지낸 국방부 장관이 거짓말을 하겠나”라며 부인했습니다. 이는 ‘기무사 하극상 논란’으로 번졌고 26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회 국방위에서 진실 공방까지 벌어져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계엄령 문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기무사가 장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보도 역시 혼란 양상을 보였습니다. 사태의 본질인 문건 내용의 위험성보다는 ‘국방부 VS 기무사’ 진실공방에 초점을 맞춘 보도가 쏟아졌고 TV조선에서는 이 문건이 정상적이라는 취지의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언론 통제’ 당사자임에도 이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TV조선과 채널A

먼저 지적하고 싶은 문제는 20일 공개된 문건 내용 중 언론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언론 통제 계획’입니다. 기무사 문건에는 “KBS·CBS·YTN 등 22개 방송, 조선일보·매일경제 등 26개 언론, 연합뉴스·동아닷컴 등 8개 통신사와 인터넷신문사에 대해 통제요원을 편성하여 보도 통제”라는 무시무시한 계획이 담겨 있었습니다. KBS1 TV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를 통폐합시키겠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과거 전두환 신군부 시절을 넘어선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이를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방송사

보도제목

KBS

<“언론 사전 검열…대사관 상대 홍보전”>(7/20 유호윤 기자)

MBC

<방송사에 계엄군 투입‥SNS 차단>(7/20 임명현 기자)

SBS

<언론·SNS부터 장악.. 국정원 통제계획까지>(7/20 노동규 기자)

<“말 안 들으면 등록 취소”.. 초법적 검열 지침>(7/24 이한석 기자)

JTBC

<비하인드 뉴스/그때 그 ‘통제’>(7/21 안지현 기자)

TV조선

없음

채널A

없음

MBN

<보도검열단 구성해 언론 사전 통제>(7/20 전남주 기자)

△ 기무사 문건 내 ‘언론통제’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비판한 보도 ⓒ민주언론시민연합

하지만 7개 방송사 중 이를 지적하지 않은 방송사가 딱 두 곳이 있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입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문건 내용에 대한 비판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이를 위법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고, 야당의 비판으로 덮어버리기 바빴습니다.

TV조선 <‘67쪽 계엄세부계획’ 국회 제출…여야 검토>(7/23 엄성섭 기자 https://bit.ly/2NLhgq4)에서 엄성섭 기자는 “67쪽짜리 해당 문건에는 계엄 선포 이후 병력 동원과 국회 무력화, 언론 통제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위법 논란이 일었습니다”라고 짧게 소개했을 뿐, ‘언론 통제’의 구체적 내용을 짚어주지도 않았고 “다만, 합참이 보유하고 있는 비공개 계엄 세부 시행 계획과 비교해야만 위법성 논란이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라며 또 ‘계엄 세부 시행 계획과 비교해야 한다’는 주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채널A <언론·국회 통제… 계엄 문건 추가 공개>(7/20 박민우 기자 https://bit.ly/2mID4qO)도 “국정원과 언론을 통제하고, 국회가 계엄령을 해제하지 못하도록 의원들을 통제하는 방안도 담겼습니다”라고 전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오히려 “야당은 문건 공개의 정치적 의도를 문제삼았습니다”라며 “최근 최저임금 문제로 대통령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라는 바른미래당의 입장을 소개해 ‘물타기’를 시도한 야당의 뒤에 숨었습니다.

자신들의 언론자유를 빼앗고자 했던 사안에 대해서도 비판 한마디 하지 않는 이런 보도를 내놨던 방송사들이 문건 전반을 어떻게 다뤘을지는 사실 뻔한 일입니다.


문건 수사는 숨기고 문건 실행 계획 부정한 TV조선

문건의 내용과 수사 과정에 중점을 둔 방송사들과 국방부‧기무사 간 진실 공방에 중점을 둔 방송사들입니다. 지상파 3사와 JTBC의 경우 문건 내용과 수사과정을 다룬 보도가 가장 많았습니다. 반면 TV조선, 채널A는 국방부‧기무사 간 진실 공방을 다룬 보도가 가장 많았습니다. MBN의 경우 문건 내용을 다룬 보도와 진실공방을 다룬 보도의 수가 비슷했습니다.청와대가 문건 내용 중 일부를 브리핑한 7월 20일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본질은 문건의 진실’이라고 지적한 26일까지 일주일간, 7개 방송사는 저마다 색깔이 뚜렷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크게 2개 부류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주제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문건 내용

9.5

7

15

8

2

3

7

문건 수사 상황

5

4

9.5

7.5

-

2

7

국방부‧기무사

진실공방

2.5

3

6

5

9

7

8

정부입장

1

1

1

1

1

2

1

정치권 반응

1

1

-

-

1

-

2

문건 실행 계획 부정

-

-

-

-

3

-

-

합계

19건

16건

31.5건

21.5건

16건

14건

25건

△‘기무사 계엄령 문건’ 관련 저녁종합뉴스 주제별 보도량(7/20~26)©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눈여겨 봐야할 방송사는 TV조선입니다. TV조선은 ‘문건 내용’ 보도가 2건으로 가장 적었고 ‘수사 상황’ 보도는 단 1건도 없었습니다. 문건 수사가 초미의 관심사였음에도 외면한 겁니다. 수사 상황을 외면한 방송사는 TV조선이 유일합니다. TV조선은 오히려 기무사 문건이 ‘실행계획이 아니다’는 취지의 보도가 3건에 이르며 이 역시 타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태도입니다. TV조선이 문건의 문제점을 은폐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될 수준입니다.

청와대 브리핑 당일부터 ‘실행계획 아니다’ 외친 TV조선

TV조선의 독보적인 논조는 청와대가 문건 내용을 브리핑한 20일부터 두드러졌습니다. TV조선은 ‘보고 시점’을 근거로 ‘송영무 장관 책임론’에 초점을 맞췄고 ‘기무사 문건은 세부 시행계획이 아니다’는 주장을 20일부터 펼쳤습니다.

TV조선 <67쪽짜리 문건…宋국방에게 3월 보고돼>(7/20 안형영 기자 https://bit.ly/2NNSLbH)에서 신동욱 앵커는 보도를 시작하며 “그런데 이번 역시 공개 시점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말했고 “청와대는 '새로운 문건'이라고 했지만, 사실 이 문건은 기무사가 지난 3월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보고했던 바로 그 문건입니다. 청와대는 쿠데타 예비 음모의 증거로 보는 듯 한데, 정작 국방장관은 석달 이상 문건을 그냥 가지고 있었던 셈”이라 정리했습니다. TV조선이 이 사태의 본질을 ‘국방부장관 보고 시점’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안형영 기자 역시 “송 장관은 기무사 문건을 뭉개고 늑장 보고한데 이어 첨부 문건도 뒤늦게 보고한 셈”이라며 재차 송 장관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청와대는 첨부문건을 쿠데타 예비음모의 증거로 여기는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는데 그 근거로는 김의겸 대변인이 “신속한 계엄선포, 계엄군의 주요 ‘목’ 장악 등 선제적 조치여부가 계엄성공의 관건이라고 적시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한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TV조선의 목적은 ‘청와대가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는 쿠데타 예비음모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안 기자는 “청와대가 공개한 보도 통제 등은 합참이 일상적으로 만드는 계엄 시행 계획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 “계엄을 실행하려면 예하부대를 동원해야 합니다. 국방부 전비태세 검열단은 예하 부대를 돌면서 문서를 수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군 병력 동원 정황이 담긴 문서는 없는 것”이라며 반박했습니다. “군에서는 보도와 유언비어 통제 절차를 비롯 각종계엄훈련과 관련된 공고문 샘플들을 가지고 훈련을 합니다”라는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원의 인터뷰도 덧붙였습니다. ‘실행계획이 아니므로 문건은 문제가 없고 따라서 쿠데타 음모라는 청와대 입장도 사실이 아니다’라는 요지입니다.

기무사 계엄령 문건의 문제를 부정한 TV조선 <뉴스9>(7/20)

청와대가 ‘쿠데타 모의’로 보고 있다? TV조선의 억측

이 보도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박근혜 탄핵 기각’에 맞춰 구체적으로 계엄을 준비한 기무사에 대한 문제의식은 단 한 줄도 없이 일단 송영무 장관의 보고 시점부터 문제 삼는 기본적 시각이 근본적인 결점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더 심각한 문제도 있습니다. 기무사 문건이 사실상 ‘쿠데타 음모’라는 일각의 의혹 제기를 반박하기 위해 그러한 인식의 주체를 자의적으로 ‘청와대’로 설정했다는 겁니다. TV조선은 “청와대는 쿠데타 음모의 증거로 여기는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추측했으나 20일 김의겸 대변인의 발표에서 ‘쿠데타’라는 용어 자체가 언급된 적도 없습니다. 심지어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김 대변인은 “청와대는 이 문건이 단순한 검토가 아니라 실행을 염두에 뒀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에도 “그것은 여러분들이 판단해달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청와대는 ‘실행 여부 판단’도 유보했으나 TV조선은 ‘실행 계획이 아니다’라는 근거를 토대로 ‘청와대의 생각으로 보이는 쿠데타 음모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겁니다.


반론도 보장하지 않고 ‘실행 계획 아니다’ 주장한 TV조선

‘실행계획이 아니다’라는 TV조선의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합니다. TV조선은 ‘예하부대 동원 정황이 없다’는 이유를 댔는데요. 그러나 이는 수사를 통해 수사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TV조선은 ‘예하부대 동원’이 대체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았는데요. 20일 공개된 문건에는 “중요시설 494개소 및 집회예상지역 2개소(광화문, 여의도)에 대해서는 기계화사단, 기갑여단, 특전사 등으로 편성된 계엄임무 수행군을 야간에 전차·장갑차 등을 이용하여 신속하게 투입하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병력을 동원하는 매우 구체적인 계획 자체는 있었던 겁니다. 문제는 이 계획을 TV조선이 말하는 예하 부대, 즉 동원할 병력들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부대들에게 전달했는지 여부입니다. 이 부분은 특별수사단의 주요 수사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TV조선은 이런 사실관계를 전달하는 대신 “지금까지는 예하 부대 동원 정황이 없다”고 잘라 말한 것입니다.

TV조선은 ‘실행계획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합참이 일상적으로 만드는 계엄 시행 계획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실었는데요. 이 역시 일방의 주장일 뿐입니다. TV조선은 ‘합참이 일상적으로 만드는 시행 계획’과의 유사성을 강조했으나 정작 지금 파문을 일으킨 계엄령 문건은 기무사가 생산한 겁니다. 또한 앞서 살펴본 병력 동원 부분만으로도 그러한 지적에 반론이 가능합니다. 기무사는 ‘중요시설 494소 및 집회 예상 지역 2개소’를 특정하여 광화문과 여의도를 지목했고 여기에 기계화사단, 기갑여단, 특전사 등 ‘계엄 수행군’의 구성까지 명시했는데요. 이같은 계획을 기무사가 ‘박근혜 탄핵 기각’에 맞춰 생산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TV조선은 이러한 반론은 무시한 채 일방의 주장만 보도한 겁니다.

“목차가 비슷”하다며 기무사 옹호한 TV조선

TV조선은 23일에도 비슷한 보도를 냈습니다. 합동참모본부의 ‘계엄 실무편람’이 공개되자 ‘기무사 문건은 일상적 계엄 대비 계획과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겁니다.

TV조선 <계엄실무편람·기무사 문건 비교해보니>(7/23 김동현 기자 https://bit.ly/2LsM7v2)에서 이상목 앵커는 “청와대는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 문건이 지침서인 계엄 실무편람과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티비조선 취재기자가 실무편람을 직접 봤더니, 국회 대책을 제외하고는 목차가 비슷했습니다”라며 20일 나왔던 청와대 측의 지적을 3일이나 지나 재반박했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합동참모본부가 23일, ‘2016 계엄실무편람’을 기자실에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일상적인 계엄 대비 문건과의 유사성’을 주장할 수 있게 된 TV조선은 “직접 살펴본 결과 국정원장 지휘 통제, 보도 검열단 편성, SNS 차단 등 유언비어 유포 통제 등 주요 내용은 비슷”하다며 ‘유사성’을 먼저 강조했고, “가장 큰 차이는 국회 대책 부분입니다. 실무편람에는 계엄해제 표결을 막기 위한 국회 대책 관련 내용이 없습니다”라며 차이점을 간단히 언급만 했습니다. 앵커가 “목차가 비슷했다”고 정리했음을 감안할 때 TV조선은 이 차이점을 그리 중대한 것으로 평가하지 않은 겁니다. 그러나 차이점도 발견은 됐기 때문에 유사성만을 주장하기 어려웠는지 20일 보도에서 약간 방향을 틀기도 했습니다. “지침서 성격인 실무편람을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겁니다. 20일 보도에서 “군에서는 보도와 유언비어 통제 절차를 비롯 각종계엄훈련과 관련된 공고문 샘플들을 가지고 훈련을 합니다”라며 ‘계엄 훈련과 관련된 공고문 샘플’과의 유사성을 언급했던 신종우 위원의 인터뷰 역시 23일 보도에서 “계엄 실무편람은 하나의 개념적인 교본과 같은 문건이기 때문에 직접 시행계획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많은 책자 형태의 문건”이라는 내용으로 더 구체적인 ‘시행 계획’과의 비교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습니다. 결국 ‘실무편람과는 조금 차이가 있으나 일상적인 시행 계획과는 비교하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계엄실무편람’과 ‘기무사 계엄령 문건’의 목차가 비슷하다 강조한 TV조선 <계엄실무편람·기무사 문건 비교해보니>(7/23)

같은 차이점 두고 SBS “초법적 방안” VS TV조선 “목차 비슷”

합참의 ‘계엄실무편람’과 20일 공개된 문건을 비교한 TV조선 보도 역시 매우 부실합니다. 타 매체의 경우 이 부분이 핵심 쟁점인 만큼 상당히 구체적으로 비교했고 특히 차이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SBS <‘계엄 실무편람’ 공개…‘국회 무력화’는 없었다>(7/23 김혜영 기자 https://bit.ly/2Oko2E7)는 “결정적인 차이는 '국회 무력화' 부분”이라 강조하며 “67쪽짜리 세부자료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국회의 계엄령 해제 표결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을 체포하겠다는 내용은 편람에 없었습니다. 편람에는 오히려 국회의원이 계엄 상황에서도 신분이 보장된다는 계엄법 13조가 적혀 있었습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기무사가 초법적인 방안을 구상했던 점”이라 지적했습니다. 똑같은 차이점을 “국회 대책을 제외하고는 목차가 비슷했습니다”라고 정리한 TV조선과 확연히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TV조선은 ‘계엄 시행 계획’도 공개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죠.

TV조선이 두 문건이 유사하다는 근거로 내세운 “목차가 비슷”하다는 본질을 벗어난 겁니다. 목차의 유사성과 상관없이 해당 문건을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무사가 작성했다면 엄연한 위법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계엄시 군령권자인 합참의장을 배제한 채 일관적으로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못 박은 부분이 계속 문제가 되는 겁니다. 또한 목차에서 벗어나는 국회 관련 내용에 대해서 TV조선은 단순히 ‘합참의 계엄 실무편람에 내용이 없다’는 설명을 하고 넘어갈 뿐이었습니다. 두 문건의 유사성을 “목차가 비슷”하다는 것으로 주장하면서 정작 목차에서 벗어나는 내용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입니다.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이 “목차가 비슷”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 것은 오히려 TV조선 보도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입니다.


문건 공개 이후에는 ‘진실공방’에 집중한 TV조선

TV조선은 국회에서 국방부와 기무사가 진실 공방을 벌인 24일부터는 아예 문건 내용과 관련된 보도를 하나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대신 문건의 보고를 둘러싼 ‘진실공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실제 9건의 보도가 ‘진실공방’을 다뤘습니다. TV조선이 기무사 문건과 관련해 내놓은 16건 중 절반이 넘는 보도가 ‘진실공방’이었던 셈입니다.

9건의 보도 내용도 일방적이었습니다. 9건의 보도 중 양측의 입장을 중립적으로 다룬 보도는 2건밖에 되지 않았고, 7건의 보도가 송영무 장관을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날짜

보도제목

내용

7/24

<장관-부하 엇갈린 증언…위증 논란 번져>

기계적 중립

7/25

<기무사 계엄 문건 파장 ‘점입가경’>

송영무 장관 비판

<‘계엄 문건’ 국회 제출 누가 했나…국방부? 기무사?>

송영무 장관 비판

<"위력에 눌려 거짓에 동조할 수 없었다“>

송영무 장관 비판

<국방장관-기무사 충돌…배경은?>

송영무 장관 비판

<“문제없다”↔“심각한 문제”…宋장관 ‘오락가락’>

송영무 장관 비판

<앵커의 시선/군 수뇌부의 진실게임>

기계적 중립

7/26

<송영무 국방장관 ‘문건 인식’ 규명 필요>

송영무 장관 비판

<‘문건’ 언급 없다더니 말 바꾼 국방부>

송영무 장관 비판

△ TV조선 ‘문건 보고 관련 진실공방’ 관련 보도(7/24~26)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은 일관적으로 민병삼 100기무부대장(대령)의 증언을 토대로 송영무 장관을 비판했는데요. 특히 국방부가 송영무 장관의 ‘기무사 문건 문제 없다’ 발언이 없었다는 사실확인서에 군 간부들의 서명을 받았던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25일 TV조선의 기무사 계엄 문건 관련 보도 6건 중 5건이 ‘사실확인서’를 토대로 송 장관을 비판한 보도입니다. TV조선 <단독/군 수뇌부 10명 서명한 ‘사실확인서’ 논란>(7/25 안형영 기자 https://bit.ly/2LmDySh)에서 신동욱 앵커는 보도를 시작하며 “송영무 국방 장관이 이 문건을 손에 넣은건 지난 3월이었는데 몇 달을 묵혔”다며 또 송 장관 비판에 중점을 뒀고 “새로운 의문이 등장”했다며 “지난 3월 9일 송 장관이 국방부 간부들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기무사 문건은 별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라 전했습니다. 안형영 기자는 “9일 간담회에서 송영무 장관이 '기무사의 위수령 문건은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됐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에 국방부가 9일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서명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서 국방부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서명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으나 “서명을 거부한 기무사 민병삼 대령을 제외하고는 서명란에 있는 모두가 서명을 마친 상태”였고 “송 장관이 애초 법리 검토결과 수사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이제는 직권남용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다른 증언이 나왔다며 “민(병삼) 대령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라 강조했습니다.

25일 보도는 대부분 같은 맥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위력에 눌려 거짓에 동조할 수 없었다“>(7/25 김미선 기자 https://bit.ly/2vanoAm) 역시 ”진실을 진실대로 말했을 뿐 들이받았다는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 “국방부가 3월 9일 간담회에서 송영무 장관의 ‘기무사 문건은 문제 없다’는 발언이 없었다는 사실확인서에 서명을 요구했지만, 양심상 서명할 수 없었다”, “문제의 사실확인서는 청문회나 국감에서 위증교사죄도 적용될 수 있다” 등 논란의 ‘사실확인서’와 관련된 민 대령의 주장을 전했습니다.


‘기무사 계엄 문건’을 ‘국방부 진실게임’으로 바꾼 TV조선

물론 국방부의 사실확인서는 충분히 논란의 소지가 큽니다. 만약 오로지 장관을 보호하기 위해 무리한 서명을 요구했다면 국방부 역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보도하면서 오로지 이 문제만 보도하고,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송영무 장관 책임론을 주장하는 민병삼 대령 측 주장만 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됐던 24일 국회의 진실공방에서는 송 장관의 군사보좌관인 정해일 준장이 “장관이 2월경 위수령 검토는 큰 문제가 없지 않느냐고 이야기하면서 위수령은 현 법령에 맞지 않기 때문에 폐기하라고 했다. 그리고 정확히 4월9일 위수령 폐기를 결재했다. 따라서 7월에는 위수령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없었다”며 민 대령 측을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입장은 TV조선 보도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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