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재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19금) 중세마녀, 미국마녀, 한국마녀[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292)] 이승호 동화작가
  • 관리자
  • 승인 2018.07.25 16:50
  • 댓글 0

(1) 중세마녀


1487년 독일, 세상을 혼란에 빠뜨릴 한 권의 책이 태어났다. 책은 이후 2백년 넘게 유럽에서 초베스트셀러, 초스테디셀러가 됐다. 성경 다음으로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마녀의 망치>라는 책이었다. 마녀를 식별하고 사냥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본이었다. 고문하여 마녀라는 자백을 받아내 마침내 처형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과서였다. 책은 앞으로 다가올 피의 마녀사냥을 예고하고 있었다.

저자는 요하네스 슈프랭거와 하인리히 크래머라는 두 수사였다. 이들은 왜 마녀사냥을 주장하고 나섰을까. 당시의 카톨릭 교회는 세상 돌아가는 꼴이 불안했다. 자본주의와 화폐경제의 위세는 교회가 조종하던 중세적 질서를 뿌리부터 흔들어대고 있었다. 르네상스라는 괴물이 나타나 ‘신이 아닌 인간이 중심’이라며 교회를 우습게 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신의 권세, 교회와 사제의 권력이 위기를 맞고 있었던 것이다. 권위와 권력이 위기를 맞으면 빨갱이가 필요한 법이다. 교회가 찾아낸 빨갱이는 외롭고 힘없는 과부, 노파들이었다. 그들은 이렇게 울부짖으며 죽어갔다. “나는 마녀가 아니다!”


(2) 미국마녀

“우리는 마녀다!” 수백년이 흘러, 1960년대 말 미국 뉴욕에 마녀를 자처하는 일군의 여성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급진적 페미니스트 그룹이었다. 역사 속에서 가장 험하게 억압받은 여성들이 바로 중세의 마녀들이라는 점에 착안해 자신들을 마녀(WITCH ; Women's International Terrorist Conspiracy from Hell)라고 불렀다. 그들은 자신들의 메시지를 ‘충격적이며 화를 돋구는, shocking and offending’ 방식으로 전달했다. 비슷한 시기 ‘남성 거세 결사단 선언문, Society for Cutting Up Men Manifesto’이 거리에 등장, 남성들을 화나게 하고 충격에 빠뜨렸다.

또한 케이트 밀렛은 <성 정치학, Sexual Politics>을 출간, 세상을 뒤흔들었다. <타임>은 여성운동 특집호 표지로 그녀의 얼굴을 게재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서평을 통해 그녀가 “페미니스트들의 제사장(high priestess)”이라고 썼다. 그녀의 박사논문 지도교수 가운데 하나였던 조지 스테이드(George Stade)의 <성 정치학>의 독후감은 이러했다. “(남성독자들은) 호두까기 집게에 불알 물린 기분으로 이 책을 읽을 것이다.”

(3) 한국마녀

다시 수십년이 흘러, 한국에 일군의 마녀들이 출현했다. 워마드라는 이름의 마녀들이다. 짐작컨대 그들은 성체훼손, 태아훼손 사진(조작한 사진으로 밝혀짐)을 온라인에 올리는 등의 행동으로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충격적이며 화를 돋구는’ 방식이다. 뉴욕의 마녀들과 닮았다.

나는, 아직은, 그들의 방식에 대해 “맞음, 틀림” 혹은 “옳음, 그름”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댈 자신이 없다. 뉴욕의 페미니스트들이 “우리는 마녀다!”라고 선언한 이유를 조금은 알기 때문이다. 남자들을 거세시켜 버리자는 선언문까지 쓴 배경을 얼마간은 짐작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들의 낯선 방식을 접하면 “호두까기 집게에 불알을 물린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국사회에서 ‘여혐’과 ‘한남’은 이제 웬만한 사람도 다 알아듣는 보통명사가 됐다. 두 단어 모두 한치의 양보 없이 혐오와 경멸이라는 적대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바라건대 지금보다 더 싸우고, 더 충돌하고, 더 갈등하면 좋겠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박 터지게, 징글맞게 싸워보는 것이다. 또한 싸움은 원래 더럽게 시작되고 더럽게 전개되는 법이다. 그러나 좌표를 잃고 결과까지 더러우면, 그냥 "더러운 싸움이었다"고 기록되지 않을까.

100분 토론 윤김지영 교수
"워마드 일베 논란 남성 VS 여성 이분법적 설전" 벌여 '눈길'


MBC '100분 토론'이 워마드, 일베 등 이성 혐오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특히 국내 대표 페미니스트 학자로 꼽히는 윤김지영 교수의 발언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수의 시청자들은 윤김지영 교수가 이성 혐오 및 논란이 된 사이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현재의 현상에 집중하고 분석하기보다 남녀를 이분법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은 최근 가장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성 혐오 문제에 대해 논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 이은의 변호사,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정영진시사평론가 등이 패널로 출연해 토론에 나섰다.

이날 패널들은 워마드와 일베를 같은 선상에 둘 것인지, 미러링과 다른 워마드의 행태, 워마드와 메갈리아의 차이점 등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 가운데 윤김지영 교수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론은 윤김지영 교수가 이성 혐오 및 논란이 된 사이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현재의 현상에 집중하고 분석하기보다 남녀를 이분법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윤김지영 교수는 워마드의 '미러링'을 남혐이라고 받아친 것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남성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의 하드디스크에 몰래 찍은 국산 야동이 없는가. 당신들은 단 한번도 그런 야동을 본 적이 없는가"라고 분개했다.

윤김지영 교수는 “왜 여성은 불법촬영에 대한 공포를 내면화해서 살아가는 게 일상이 되어야 하나. 다시 말하자면 그런 공포를 남성들에게 되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남성혐오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혐오는 당하는 사람에게 공포감을 주고 죄책감을 주는 것인데 남성들이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느냐”며 반박했다.

이어 "'남성혐오'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혐오는 당하는 사람에게 공포감을 주고 죄책감을 주는 것인데 남성들이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이택광 교수는 일베 전문가로 활동한 적이 있다고 밝히면서 "(일베) 만나보니 평범하더라. 세상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워마드도 그럴 것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표현하는 언어들을 획득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최소한 여기 나와 토론이라도 하지만 그 사람들은 누가 불러주는 게 아니지 않느냐. 주목 끌기 위해 과격한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평했다.

그는 "워마드는 여성 이슈와 결합돼있다"면서 "워마드가 제기하는 문제들은 보편적 이슈도 있지만 어두운 측면도 있다. 이 이슈를 한국 사회가 외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김지영 교수는 "'일베'와 '워마드'와 같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윤김지영 교수는 "'일베'는 지난 22일에 여성 노인을 성매수하고 불법 촬영을 해서 모자이크 없이 나체 사진을 유포했다. 일베는 실질적 범죄 행위를 하고 있다. 워마드의 경우 범죄 예고의 글이었지 모방 범죄로 실질적으로 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은의 변호사가 "몰카는 모방 범죄가 맞다"라고 하자 윤김지영 교수는 "맞다, 맞다"라고 답한 뒤 "불법 촬영물이 확산되는 것은 어떠한 잘못을 했을 때도 초범인지 상습범인지에 따라 형량이 달라진다. 그 사람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따라서도 다르다"라고 이어갔다.

윤김지영 교수는 "태아 사진 같은 경우에도 조작이었음이 밝혀졌는데 자가 낙태한 사진이라고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채 이해되고 있다"라며 "'일베'와 '워마드'를 너무 동격화하게 되면 어떤 것이 발생하느냐면, '일베'가 2010년부터 지금까지 반복적으로 여성 혐오 범죄를 해온 것을 '워마드'라는 이름을 통해서 면죄부로 덜어줌과 동시에 '워마드'도 똑같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착시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워마드'가 하고 있는 걸 미러링 수준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미 폭력의 재생산, 양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또 "요즘 여자들이 돈을 밝히고 눈이 높다고 그래서 결혼을 못한다고 '김치녀'라는 말이 탄생했다"면서 "괜찮은 사람인데 이기적인 김치녀들이 사람을 못 알아본다고 여자 탓을 한다. 자기 자신을 바꿔볼 생각은 않고 역차별 당하고 있다며 자기 연민에 빠진다. 다시 말해 남성들은 여성들에 의한 어떤 공포감도 죄책감도 없다. 그런데 무슨 남성 혐오가 생길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또한 방송중 워마드 회원이 출연, 최근 뜨거웠던 워마드 게시글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 회원은 최근 불거진 성체 훼손, 태아 훼손 등과 같은 논란에 대해 “워마드에 대해서 보도하는 게 너무나 편파적인 보도라고 생각한다”며 “워마드는 관심받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있다. 자극적인 언어를 쓰지 않고 좋은 언어를 쓸 때는 아무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 일베가 그런 짓을 할 때는 그렇게까지 관심을 두지 않았으면서 워마드에서 했을 때는 훨씬 더 강경하게 비판을 한다”며 “워마드 입장에서는 일베랑 같은 취급을 받는 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소수자라고 해서 다 착한 것도 아니다. 남자 아동 같은 경우에도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여아를 성추행하기도 한다. 우리도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공격 받았으니까 아동이든 성소수자든 너네도 한 번 당해봐라. 여자들이 살기 좋은 X토피아를 만드는 것을 밀고 있다”고 말했다.'100분 토론'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여혐과 남현 논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은 남성의 시선, 혐오 극복방법 등에 있어서도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발언들이 나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여성 시청자들 일부는 가장 뜨겁게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과 관련, 정확한 페미니스트의 개념을 설명해주길 바랐다며 아쉬운 반응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한편 윤김지영 교수는 대표 페미니스트 학자로 꼽힌다. 홍대 불법촬영 사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해 이목을 끈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문 대통령이 편파수사 논란은 말이 맞지 않는다면서도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 데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편파 수사'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처벌의 미온함과 경미함에 대한 논의로만 여성들의 문제의식을 축소하려 하지 말라"면서 "여성들의 문제의식은 디지털 성폭력이라는 여성에 대한 남성폭력의 사회문제가 수사단계에서부터 판결 단계는 물론 사회적 인식구조의 편향적 구조 전반에 대한 분노였음을 청와대 측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지적한 바 있다.  (아주경제 2018-07-25 장윤정 기자 기사 전문)

(부록)

미국마녀
1960년대말 직장 성차별 철폐 등을 주장하던 기존의 온건주의에 반발, WITCH나 레드스타킹스같은 급진 페미니스트 그룹 출현. 1967년 남성거세결사단 선언문, 1970년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선언(The Woman Identified Woman) 등장.

마녀의 망치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Malleus Maleficarum. usually translated as the Hammer of Witches. It was written by the discredited Catholic clergyman Heinrich Kramer (under his Latinized name Henricus Institoris ) and first published in the German city of Speyer in 1487. It was a bestseller, second only to the Bible in terms of sales for almost 200 years. It endorses extermination of witches and for this purpose develops a detailed legal and theological theory. The book had a strong influence on culture for several centuries. It was later used by royal courts during the Renaissance, and contributed to the increasingly brutal prosecution of witchcraft during the 16th and 17th centuries.

저자는 ‘늙고 미친놈’
In 1484 clergyman Heinrich Kramer made one of the first attempts at prosecuting alleged witches in the Tyrol region. It was not a success: he was expelled from the city of Innsbruck and dismissed by the local bishop as "senile and crazy". According to Diarmaid MacCulloch, writing the book was Kramer's act of self-justification and revenge. Ankarloo and Clark claim that Kramer's purpose in writing the book was to explain his own views on witchcraft, systematically refute arguments claiming that witchcraft did not exist, discredit those who expressed skepticism about its reality, claim that those who practised witchcraft were more often women than men, and to convince magistrates to use Kramer's recommended procedures for finding and convicting witches.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