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윽, 내 뽕알!!"

(1)

귀신들도 온갖 웃기는 짓거리를 다한다. 그들도 곧잘 웃기는 말을 하고, 어이없는 짓을 한다. 귀신들의 온갖 웃기는 짓거리 가운데 내가 백미로 꼽는 게 있다. 귀씻소 최다 등장 로키 놈 얘기다.

복잡한 얘기 다 생략하고, 딸은 아빠의 복수를 위해 신들을 찾아 길을 떠났다. 아빠에게 나쁜짓 한 신들을 혼내주기 위해 길을 떠났다.

딸이 찾아오자 당황한 신들은 사과했다. 딸은 사과를 받아들이고 신들을 용서했다. 조건부 용서였다. 여러 조건 가운데 하나는 “나를 웃겨보라”라는 것이었다. 웃겨보라고? 웃기는 요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빠한테 안좋은 일이 생겨 슬프고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와중이니 이해할만도 하다.

신들은 고민에 빠졌다. 서울시장에 당선되게 해달라든가, 자한당 대표를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든가 하는 그런 부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신들이 고민하자 “내가 한번 웃겨보쥬!” 하고 놈이 톡 나섰다. “웃다 까무러치게 만들어주겄슈.”

놈은 끈으로 한쪽끝은 염소 수염, 다른 한쪽끝은 제 뽕알에 묶었다. “지금부터 나는 뽕알을 걸고 염소와 줄다리기를 할 것이여.....” 세상이 창조된 이래 가장 웃기는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염소는 메에, 놈은 으악, 난리가 났다. 놈이 고통을 못이겨 딸의 무릎에 쓰러지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딸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소, 이게 내가 들은 귀신들의 웃기는 얘기 가운데 최고올시다. 백미 중의 백미올시다. 어이없고, 터무니없고, 기상천외하고, 상상불허의 얘기 아니오. 장소팔-고춘자 만담보다 더 재밌구려, 으하하하하!

"네 이놈, 거세시켜주마! 매에~"

(2)

지 뽕알 희생하여 딸 웃긴 놈보다 더 웃기는 인간들을 보고 말았다. 이번 선거과정을 통해 거세된 홍준표와 안철수 얘기다. 주말내내 두 인간의 코미디+개그+만담을 보면서 아주 재밌어 했다. 웃음꽃 피어나는 행복한 주말이었다.

우선 홍준표의 ‘마지막 막말’. 자한당 사장시절 “친박앞잡이·사이코패스 등을 청산 못해 후회된다”는 막말이다. 내 기억에 홍준표는 자신의 이전 막말에 대해 단 한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반면 이번엔 첨부터 막말이라고 스스로 전제하고 발언했다. 근데 내용을 보니 이 발언이야말로 조금도 막말이 아니다. 구구절절 옳은 얘기다. 막말을 막말 아니라 하고, 바른말을 막말이라 바꿔 말하니 웃기지 아니한가.

사실 더 웃긴 건 안철수다. 아이고, 서울시장 당선 소감문을 미리 써뒀단다. ‘간절하면 이뤄진다’는 좋은말이 있다. 하지만 간절함이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비논리적으로 간절하면 또라이 된다. 불가능에 가까운 로또 당첨을 간절히 바라다, 당첨될지도 모른다는 비논리적 망상을 품다가, 뚜껑이 열리는 순간 결국 어벙 또라이 된다. 안철수 별명 중에 내가 가장 감탄하는 게 ‘안어벙’이다.

(부록)

딸
스카디. 대담하고 당당한 거인족. 노르웨이 특히 북부지역에 거주. 그때 웃지 않았음. “Since my father died, I've brimmed with anger or been drained by fatigue. I'll never laugh again!”

놈
로키. 존 린도우라는 분은 이 에피소드가 거세를 상징하는.... 얘기라고 추측.

거세
去勢. (1) 생식기능을 빼앗음. 수컷의 뽕알을 없앰. (2) 세력과 힘을 없앰.

뽕알 스토리
The story follows that Thjazi was killed by the gods after he kidnapped Idunn who was the custodian of apples that preserved youthfulness. Horrified, Skadi takes up her armour and weapons and travels to Asgard, the place where the Gods lived, to avenge his death. The Gods are remorseful and offer Skadi the opportunity to choose a husband from amongst them as compensation for her loss. She is only able to see their feet whilst she makes her decision. She selects a pair of feet that she finds particularly beautiful and they belong to the God of wind and sea Njord.
The second part of the compensation settlement was that the Gods were to make Skadi laugh. This was considered seemingly impossible. The God charged with this task making her laugh was Loki. In an attempt to make her laugh he takes a cord and ties one end of the cord around his testicles. He then ties the other end of the chord to a goat's beard. He then proceeded to tug against the goat. As the two squealed Skadi could not control her laughter and the God's achieved atonement.

홍준표의 ‘마지막 막말’
6·13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일부 의원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이들 때문에) 속 끓는 1년을 보냈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이어 "마지막으로 막말 한번 하겠다"면서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로 생각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국비로 세계 일주가 꿈인 사람' '카멜레온처럼 하루 몇 번씩 변색하는 사람' 등을 '청산돼야 할 의원'으로 꼽았다. 또 '감정 조절 안 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얼굴·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 하는 사람' 등도 '정리돼야 할 의원'으로 지목했다.
홍 대표는 이 글에서 청산 대상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다. 그러나 당내에선 "홍 대표 체제에 반기를 들었던 일부 '진박(眞朴)' 성향 의원과 중진들을 겨냥한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해당 의원으로 거론된 한 의원은 "독단과 막말로 당을 망친 장본인이 엉뚱한 데 책임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전여옥 전 의원은 "(홍 전 대표가 언급한 청산 대상) 리스트에 해당하는 이들이 당대표를 하겠다고 나서질 않나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정풍 운동'을 하겠다는데 '역대급 철판'"이라며 "(홍 전 대표의) 마지막 말은 들을 만하다"고 했다. (조선일보 2018.06.18.)

꼴찌안철수의 당선소감문
야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6.13 지방선거는 선거 전부터 어느 정도 결과가 예측돼 왔지만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선거 전날 당선소감문을 미리 써둘 정도로 자신의 당선을 확신했던 것 같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3일에 방송된 한겨레TV 정치시사 프로그램에서 밝혀졌다.
유튜브 한겨레TV 채널의 정치시사 프로그램 '한겨레 The 정치'는 지난 13일자 방송에서 이번 선거 결과 야당이 참패한 원인을 기자들의 대담 형식으로 분석했다.
이 자리에서 사회자인 김태규 기자(한겨레 정치팀)는 자유한국당에 이어 바른미래당을 분석하며 "홍준표 대표 만큼 또 한 명의 패자가 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 측근은 전날 당선소감문을 쓴다고 하던데 충격의 3등,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고 덧붙인 뒤 "정치인 안철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고 패널들에게 물었다.
이에 송호진 정치팀 기자는 "안철수 후보 측근들은 이번 결과 때문에 안철수 후보가 정치적으로 은퇴를 한다든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측근들은) '당의 요청에 의해서 어렵게 선거를 출마했기 때문에, 희생을 감수하고 출마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명분은 있다', '중도보수 지형에서 안철수 후보를 대신할만한 다른 인물 대안이 없기 때문에 정치적 공간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은데, 3등이라는 패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득표력이 계속 하락세에 있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정치적 재기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성한용 정치팀 선임기자 또한 "사실 2등을 하면 당을 위해 희생을 한 게 되지만 3등을 하면 바보가 되는 거다"면서 "안철수가 정치적 바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정치적인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강일보 201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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