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 미투운동과 남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공격적일 때는?[한국적 미투 운동 SNS 시대의 사회운동(15)]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 관리자
  • 승인 2018.06.05 14:18
  • 댓글 0

15. 남녀의 감정 상태 표출은 상황에 따라 달라

여성이 항상 부드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남성보다 훨씬 공격적일 때가 있다. 남성은 공격적이지만 여성은 부드럽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상반된 경우는 언제 나타나는가? 취업 조건 등에 대한 협상 과정에서 남녀가 취하는 행동을 관찰한 결과, 남성은 부드러웠지만 여성은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다. 남녀의 일반적 성향과는 다른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이런 조사 결과는 미국 대학의 MBA 전공 대학생 190명을 남녀로 나눠 일반적인 취업 협상장에서 인사 담당 고위 책임자와 취업 희망자 역할을 담당하도록 한 실험에서 밝혀졌다<주 – 1>. 이들 남녀 대학생들은 취업 조건에 대한 협상을 벌이도록 한 결과 절반은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급여를 협상 대상으로 내세우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이런 협상 과정에서 인사담당자 역할을 맡은 남녀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다른 남녀의 모습을 나타냈다. 즉 여학생은 좀 더 공격적인 방식으로 협상에 임했고 남학생들은 설득하는 방식을 주로 취했다. 상대방의 예상을 깬 행동을 한 것이다.

조사 결과 여학생들은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즉 여성은 나약하고 협상에 부적절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반대로 남학생들은 남성이 공격적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그런 고정관념과는 다르게 부드러운 자세로 협상에 임했다. 남녀 대학생들의 협상 자세가 취업 희망자에게 준 인상은 특이했다. 남학생들의 부드러운 태도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여학생들의 공격적인 태도는 그렇지 못했다. 여학생들이 공격적일수록 부정적인 반응이 강했다.

남녀 대학생들이 상식을 깬 태도를 보인 것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남과 협상을 할 경우 상황에 따라서 협상 방식을 선택한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즉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할 때는 양보를 많이 하게 된다. 그러나 경제적인 측면이 중요하고, 상대방과의 인간적인 관계는 그렇지 않을 경우 공격적인 태도가 앞서게 된다. 남녀를 불문하고 상황에 따라 상대방에게 취하는 태도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은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에 반하는 것이다. 즉 남녀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여기면 상대방의 의표를 찌르는 식으로 행동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한편 대학이나 직장 기숙사의 같은 방에서 합숙하게 될 경우 남녀 어느 쪽이 룸메이트에 대해 관대할까? 연구 결과 여성 쪽이 좀더 까다롭다. 한편 직장 등에서 협상을 할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더 공격적인 경우가 발견된다. 남녀를 비교할 때 여성이 항상 더 사교적이거나 상냥한 것은 아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타인에 대해 부드럽고 협조적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성은 남성보다 상대방에게 양보하고 인내심이 많은 것으로 흔히 인식한다. 그러나 미국 3개 대학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와의 친분과 교제 등에 대한 실험을 한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친분관계가 낮은 룸메이트에 대해 여성의 경우보다 더 깊은 아량을 베풀었다. 여성은 남성보다 룸메이트 교체 횟수가 더 많았다. 남자 대학생들은 룸메이트들과의 교제 범위가 여성의 그것보다 더 넓었고 교제 기간도 더 길었다<주 – 2>.

남녀 대학생들이 기숙사 룸메이트에 대해 보여준 태도 차이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남녀가 낯선 다른 동성에 대해 취하는 태도 차이 때문이다. 여성은 다른 여성의 부정적인 정보를 들으면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지 못하는데 그 정도가 남성의 경우보다 심했다. 여성은 친분이 깊지 않은 다른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및 청각적 정보에 대해 남성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위의 연구는 남녀의 우정 관계 전반에 적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즉 남녀가 동성의 다른 남녀에 대해 보여주는 친밀감은 장기 또는 단기적 필요에 의해 좌우되며, 동성의 우정관계에 대한 기대와 기능은 남녀에게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남녀가 자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 상대를 대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고정관념은 동서를 막론하고 매우 집요하다. 20세기 전후 자칭 과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은 남녀 차이가 큰 것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광범위한 연구 결과 인식 능력과 심리적 특성은 남녀 간에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차이가 있는 경우 대부분 남녀 간에 겹치는 부분이 상당하다. 또한 남녀 차이가 다양한 문화권에서도 공통적인지도 분명치 않다<주 – 3>.

남녀가 타인에게 보이는 공격성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지만 이 또한 칼로 무를 자르듯 분명한 것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남녀의 공격성에 대해 두 가지 이론을 제시했다<주 – 4>. 환경이 원인이라는 이론과 생리적인 차이 때문이라는 이론이 그것이다.

먼저 환경 요인을 주목하는 이론의 경우 이 또한 두 가지 이론으로 갈린다. 첫째, 사회적 제재 모델이다. 외부의 공격성에 대해 남녀 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그 대응이 사회적으로 용납되느냐의 여부 때문이다. 즉 여성이 타인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식의 대응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지만 남성의 경우는 그것이 허용되는 인식이 강하다. 두 번째 이론은 위협의 감수 여부다. 남성은 타인과의 갈등에서 위협을 감수할 태세가 되어 있는 반면 여성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은, 체질적 차이가 남성이 여성보다 외부로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라고 보는 이론이다. 즉 폭력적 대응은 테스토스테론 탓으로, 남성에게 이 호르몬이 많은 반면 여성에게는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남녀의 공격성에 대한 이상과 같은 이론들은 좀 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매 맞는 남편이 존재하는 것처럼 여성이 남성보다 더 완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주 – 1> http://www.marshall.usc.edu/news/all-articles/making-a-positive.htm이 논문은 미국 MIT의 Jared Curhan 교수 등이 작성한 것으로 Negotiation and Conflict Management Research 가 발간하는 전문지에 2008년 8월호에 실렸다. .
<주 – 2> http://www.psychologicalscience.org/media/releases/2009/benenson.cfm 이 논문은 미국 에마뉴엘 대학의 Joyce F. Benenson교수 등이 작성한 것으로 2009년 2월 the journal of the Association for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렸다.
<주 – 3> http://en.wikipedia.org/wiki/Gender_differences
<주 – 4> Richardson, D., & Green, L. (1999). Social sanction and threat explanations of gender effect on direct and indirect aggression, Aggressive Behaviour, 25, 425-434.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