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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가 사라지는 미래가 올까[한국적 미투 운동 SNS 시대의 사회운동(13)]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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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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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인류의 DNA에 모계사회 자질이 숨어 있어


남녀의 탄생, 성장 과정은 차이가 크다. 우선 남아는 태어날 때부터 여아보다 많은 위험 요인을 안고 나온다. 통계적으로 보면, 산모의 진통이 심하면 대부분 남아를 분만한다. 남아는 태아 단계에서도 여아 보다 많은 문제가 있고 태낭의 조기 파열이나 조기 분만과 같은 일을 겪는다. 남아는 자궁 속에서 과도하게 성장해 분만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사실은 이스라엘에서 66,000건의 분만 사례를 통한 연구에서 밝혀졌고 2009년 3월 발표되었다<주 – 1>.

남아는 태어난 후에도 여아에 비해 어려운 고비를 많이 겪는다. 남아는 성장한 후에도 질병에 잘 걸리고, 평균수명도 남성은 여성보다 짧다. 전반적으로, 남성은 여성에 비해 생물학적으로 허약한 존재다.

성장 과정에서 남녀 차이가 관찰된다. 한 살 된 남녀 아이들을 대상으로 엄마를 찾는 모습을 실험했을 때 차이가 확인되었다. 남녀 아이들과 엄마사이에 널빤지 같은 장벽을 만들어서 서로를 떼어놓았을 때 남녀 아이들이 보이는 반응은 달랐다. 남자 아이들은 발로 널빤지를 차면서 엄마를 찾은데 비해 여자 아이들은 가만히 선 자세로 울면서 도움을 청했다. 어린 남자 아이는 사람보다 물건에 더 관심을 보였다. 여자 아이는 남자 아이보다 사람 목소리에 더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주 – 2>.

남녀의 일반적인 특성을 파악키 위해 남녀 청소년의 특성과 개성 등을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친 연구 결과 남녀의 성적 특성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미국 중산층 200가구의 첫째 및 둘째 자녀를 대상으로 7년 동안 인터뷰와 일기 분석. 호르몬 측정 등의 방식으로 밝혀졌다<주 – 3>. 이 연구 조사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남녀 어린이들은 사춘기 초기에 남녀 성적인 특성과 행동을 나타냈다. 즉 소녀는 친절과 감수성과 같은 외향적 성향과 독서, 예술과 같은 여성적인 행동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년은 독립성과 모험심 같은 성향과 함께 스포츠와 수학 공부와 같은 남성적 행동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여학생의 여성다운 모습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았다. 그러나 남학생은 달랐다. 남학생들의 감수성과 동정심은 십대 중반이 되면서 크게 감소했지만 19세에는 증가했다. 이 시기의 남학생은 여학생과 비슷한 감수성과 동정심을 나타냈다.

여학생의 경우 독립심과 모험심과 같은 특성은 십대 중반에 증가했지만 남학생의 이런 특성은 사춘기에 증가했다. 그러나 고등학교 후반이 되면서 남학생들의 이런 특성은 여학생보다 더 강화되었다.

남녀 학생의 성향은 누구와 함께 생활하느냐에 따라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여학생과 생활하는 여학생들은 여성다운 성향을 많이 나타냈다. 다른 남학생과 함께 생활하는 남학생은 남성다운 성향을 많이 나타낸다. 그러나 남녀 학생들이 뒤섞여 생활할 경우 대부분 독립심과 모험심이 증가했다.

한편 각 가정에서 첫째 아이는 둘째 아이와 성향이나 관심 영역이 달랐다. 예를 들면 둘째 아이는 사춘기를 거치면서 모험심과 독립심이 증가했다. 그러나 첫째 아이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았다. 이는 첫째 아이는 기존 질서에 순응하지만 둘째 아이는 거기에 반항적이라는 속설을 뒷받침한다. 사춘기 초기에 테스테론 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하는 어린이는 개성의 발달과정에서 사회적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인류는 최초의 조상이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 동안 남녀의 이성, 감성과 체형 등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두뇌 크기나 키, 몸무게 등은 인종 또는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다. 키는 유전자에 크게 좌우되지만 음식물 섭취와 운동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한 영향이 크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일부 청소년들의 체격이나 키 등은 오늘날 서구 청소년 못지않다. 그들의 부모는 한국인 특유의 평균적인 키와 체중인데 그 자녀들의 체형이 바뀐 것은 음식, 주거환경 등이 선진화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일부 과학자들은 사회생활 등에서 발견되는 남녀 차이가 유전자와 호르몬의 영향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생리적인 차이는 남녀의 우열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테론은 남성을 세계를 지배하는 쪽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반면, 이 호르몬이 부족한 여성은 지배를 감수하거나 남을 보살피는 역할을 하는 쪽으로 생활한다.

이런 생물학적 특성이 지구촌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부장제적 가족제도가 존재하는 이유로 설명되기도 한다. 인류는 호르몬의 영향 때문에 가족의 최고 권력자는 남성이 되고 가정의 권력과 재산 등이 남성에게 승계된다는 것이다<주 – 4>. 이런 논리는 일견 그럴듯하지만 반대의 논리도 분명히 존재한다. 즉 소수이기는 하나 여성 중심의 사회가 지구촌 일각에 존재한다. 모계사회의 특성을 지닌 그런 사회에서는 여성이 가족의 중심이 되고 경제권 등을 행사한다.

중국 사천성 남부에 거주하는 모소족은 그들이다. 모소족은 주혼(走婚)이라는 혼인방식으로 어머니가 아이를 낳아 자신이 혼자 기른다. 아이는 어머니의 성을 따르고 집안에선 할머니가 최고의 어른이다. 주혼은 남녀가 짝을 맺으면 낮에는 각자 생업에 종사하고 밤이 되면 남자가 여자네 집으로 찾아가 사랑을 나눈다. 날이 밝기 전에 남자는 여자의 집을 떠나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이런 결혼 형태는 평생 유지되는데 실제 한번 짝을 맺으면 90% 이상은 죽을 때까지 혼인관계를 유지한다. 모소족은 생활과 사랑은 분리되어야 한다면서 "혼인은 하되 생활은 같이하지 않는다"는 모계사회 전통을 2000년 넘게 지키고 있다. 모소족은 3만- 4만 명으로 추정된다. 모소족의 경우 등을 살피면 가부장제는 남녀의 생리적 차이가 아닌 사회적 요인에 의해 생성된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가부장제 사회와 모계사회에 대한 학자들의 추정은 대략 다음과 같다 - "원시사회에서는 여성이 어머니로써 권력을 행사하는 모계사회가 유지되다가 사유재산제도가 생기면서 부계사회로 전환되었다. 부계사회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약화시키는 갖가지 제도들이 만들어져 남녀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이런 추정이 사실이라면, 인류의 역사에서 모계사회가 존재했다면 먼 미래에 가부장제가 사라지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인류의 DNA에 모계사회의 자질이 숨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세기 들어 남녀평등, 인권 존중이 강조되면서 여권이 크게 신장되는 추세다. 제도적으로 남녀평등이 규정되어 있고 현실 사회에 존재하는 남녀 불평등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딸이 아들보다 귀하게 여겨지는 변화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 모계사회의 등장이 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주 – 1> http://www.aftau.org/site/News2?page=NewsArticle&id=9201
<주 – 2> Steven Goldberg, The Inevitability of Patriarchy, Open Court, Peru, Illinois, 1993, p. 23.
<주 – 3> http://www.medicalnewstoday.com/articles/148133.php 이 논문은 미국 펜실바니아 주립대학 등에서 작성한 것으로 2009년 4월 the journal Child Development에 실렸다.
<주 – 4> Steven Goldberg, The Inevitability of Patriarchy, Open Court, Peru, Illinois, 1993, p.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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