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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학 분야에 여성 진출이 저조한 이유[한국적 미투 운동 SNS 시대의 사회운동(9)] 남녀 능력 차이가 아닌 사회적 요인 때문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 관리자
  • 승인 2018.05.1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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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ouri University의 David Geary와 그의 연구팀에 따르면 남학생 보다 여학생이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우월한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서 남성보다 뒤지는가? 아니다.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면 수학과 과학 분야에 여성의 진출이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여성이 육아 등의 개인적 이유 때문이거나 이 분야의 진출을 꺼리거나 남성이 지배하는 수학, 과학 분야 직장의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남녀 중학생 34,744 명에 대해 4년제 대학 첫 입학 때까지 6 - 9년 동안 과학·기술·공학·수학 융합교육(STEM) 효과에 대해 개인과 환경 적응력 및 STEM에 대한 흥미와 능력 테스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남녀 학생 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2016년 국제 학술지에 발표되었다<주 – 1>.

즉 사춘기에 STEM에 대해 흥미가 있는 학생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남녀 학생 간에 STEM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에는 차이가 없었다. 남녀 학생들이 STEM에 대한 관심과 능력이 동일했을 경우 지속적으로 이를 공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 결과는 수학, 과학 분야에 여성 진출이 저조한 것은 남녀의 이 분야에 대한 능력 차이가 아닌 사회적인 요인 때문인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했다.

한편 미국 남녀 고용주는 수학 관련 업무에 여성을 고용하기를 덜 좋아하는데 심지어 남녀 지원자의 성적이 동일하게 우수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차이는 지원자의 과거 성적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을 때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주 – 2>.

대학 재학생 191명(남학생 83명, 여학생 108명)을 대상으로 수학적 재능이 필요한 직업의 취업에 대한 실험을 한 결과 고용주들은 남녀 지원자의 외모에 대해서만 정보를 제공받았을 때 남성 지원자를 여성 지원자보다 2배 더 선발했다. 또한 지원자들이 고용주에게 자신들의 학업 성적으로 제시했지만 여성 지원자는 남성 지원자의 절반 정도만 취업이 되었다. 이는 남녀 차별 고정관념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에서 소개한 두 자료를 볼 때, 여성이 비록 수학에 재능이 있다 해도 컴퓨터, 과학, 물리학, 화학과 같은 분야의 진출이 저조한 것은 비과학적 이유를 앞세운 남녀 차별 의식이 강하고 또한 육아와 같은 가정적 요인, 안정적인 직업 선택 추세 등의 이유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도의 수학적 재능이 요구되는 분야에 남성이 여성에 비해 훨씬 많이 진출하는 것은 남성의 두뇌와 호르몬 등을 망라한 선천적인 수학적 자질이 여성보다 뛰어나기 때문은 아니다. 이는 지난 35년 동안 학계에 발표된 4백 편의 논문과 관련 서적에 대한 분석 결과 2009년 밝혀졌다<주 –3>.

설령 여성이 수학적 재능이 필요한 분야나 그렇지 않은 분야에 진출한다 해도 부모의 역할 수행의 이유 등으로 고위직에 오르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의과대학에서 여학생의 비율은 50%에 달하지만 대학 교수로 진출하거나 고위직에 오르는 비율은 남학생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2005년의 경우 여성은 전체 미국 대학교수의 15%, 각 단과대학장의 11%에 불과했다.

수학적 재능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도 사정은 비슷했다. 상위 20개 대학 철학과에서 여성으로 평생 지위를 인정받게 될 교직 신분은 19%에 불과했다. 이런 현상은 사회의 많은 분야에 남성들이 여성의 진입을 막거나 여성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공직 사회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다.

만약 수학적 재능만을 고려할 경우, 수학적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이 두 배는 더 고용되어야 한다. 이는 수학적 재능이 요구되는 분야의 1%인 최고위직에도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2:1이 되어야 한다. 수학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대학교수도 여성의 점유율이 33%가 되어야 하는데 당시는 10%미만이었다.

여성들은 수학적 재능이 덜 필요한 분야, 즉 약품, 법, 생물, 심리, 치료와 같은 분야의 최고위직 진출도 저조하다. 여성은 아이들이 자랄 때까지 교수직 진출을 포기하고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쪽을 택했다. 엔지니어링 분야 등의 박사학위 소지자가운데 자녀가 18세 이하인 여성은 남성보다 논문 숫자가 적었다.

한편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은 생물학, 화학, 물리학 등 과학 과목 남녀 교사들에 대한 편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남녀 교사들이 자신들의 대학 입시 준비에 동일하게 기여했지만 남성 교사들을 여성 교사들보다 좋게 평가했다<주 –4>.

물리학을 공부한 고교생은 여성 물리학 교사에 대한 평가가 제일 좋지 않았다. 생물학, 화학 분야에서 남학생들은 여성 교사를 낮게 평가했지만 여학생들은 그렇지 않았다. 물리학에서 남녀 학생들은 여성 교사를 낮게 평가하는 공통점을 보였다.

학생들은 고교 졸업 당시에 과학 과목에서의 남녀 교사에 대한 편견을 굳히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분야에서 남녀 교사의 어떤 역할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고교생들의 판단이 대학 진학을 고민할 때 학생들의 전공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이런 편견이 여학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쳐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분야 진출을 저해했다.

남녀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견해는 다양한 방식으로 조사되었다. 교육 내용, 학습 방식, 실험실습의 방법과 학생의 성적과 가족 배경 등이 그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교사들이 교육 내용을 현실과 결부시켜 교육한 경우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남녀 교사의 학습 방식에 차이가 있었지만 그것이 남녀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편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남녀 교사들은 학생들의 입시준비에 동일한 영향을 미친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고교 과학 교사가 남녀 어느 쪽이었든지 간에 학생들의 대학교 진학 후 과학 공부 성적에 차이가 없었다. 남녀 교사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은 대학 진학 후 과학 과목에서 동등한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과학 분야 진출이 저조했던 이유는 여성이 가사 책임을 무겁게 지거나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인 장벽이나 차별 대우 등이다. 그러나 이는 과거의 이야기가 되고 있는 추세다. 오늘날 부부의 맞벌이가 일반화되고 남녀평등 사상이 보편화되면서 직업에서 남녀의 영역 구분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고등학생들이 과학 과목 남녀 교사들에 대한 편견이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은 사회의 고정관념이 뿌리 깊은 탓으로 추정된다. 이 또한 세월이 지나면 과거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주 – 1>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001879116300380 / Huy Le, Steven B. Robbins. Building the STEM pipeline: Findings of a 9-year longitudinal research project. Journal of Vocational Behavior, 2016; 95-96: 21 DOI: 10.1016/j.jvb.2016.07.002 / University of Texas at San Antonio. "Lack of American engineers and scientists: How educators can identify potential success in the STEM field early." ScienceDaily. ScienceDaily, 11 August 2016.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6/08/160811171649.htm>.

<주 – 2> http://gap.hks.harvard.edu/how-stereotypes-impair-women%E2%80%99s-careers-science

<주 –3>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9/03/090303082807.htm 이 논문은 미국 코낼 대학 Stephen J. Ceci 교수가 작성한 것으로 2009년 3월 the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 실렸다.

<주 –4>
http://www.extension.org/pages/Gender_Bias_Found_in_Student_Ratings_of_High_School_Science_Teachers이 논문은 Geoffrey Potvin 클램슨 대학 교수 등 미국 3개 대학 연구팀이 미국내 63개 대학의 대학생 18,000명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해 작성한 것으로 2009년 2월 the Science Education의 온라인 판에 실렸다.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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