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이 나타나면, 그곳에 삽질이 시작된다. 하천공사가 시작된다. 토목공사가 시작된다. 건축공사가 시작된다. 만리장성 사업이 시작된다. 모두 어마어마한 공사다. 공사장에는 노역자가 동원된다. 강제노역이다. 노역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봉기를 일으킨다.

놈은 중국 남방 요광지산(堯光之山)에 동굴을 파고 산다. 동굴은 아무데나 파지 않는다. 돈냄새 풀풀 나는 곳에 동굴을 판다. 보석, 금 등 비싼 지하자원이 묻혀있는 곳에 동굴을 판다. 요광산만 해도 남쪽에 옥이 많고, 북쪽에 금이 많던 산이라 한다.

얼핏보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사람이 아니다. 온몸에 돼지털이 무성하다. 울음소리가 도끼로 나무 패는 소리와 흡사하다. 하여 울음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토목공사가 생각난다. 놈의 이름은 활회(猾褢)라고 한다.

(부록)

활회
『산해경(山海經)』에 나오는 중국의 토목괴물. 겨울이 오면 동굴에 숨어 동면한다.

猾
교활하다
간사하다
침범하다
어지럽히다
희롱하다
마음이 바르지 않다
가지고 놀다
교활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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