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즈 북쪽의 왕은 매일 제 발을 처녀의 무릎에 올려놓곤 발 안마를 시켰다. 피곤을 풀고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처녀의 정기를 얻기 위해서라고 했다. 전쟁을 하려면 미리미리 건강을 챙겨둬야 한다고 했다. 처녀들은 수십년간 별 의심없이 꼬랑내를 참아가며 발 안마를 계속했다. 왕은 절대권력이었다. 누가 감히 뭐라 하겠는가.

그때도 한 처녀가 왕의 황토방으로 불려가 발 안마를 하게 됐다. 그 처녀가 미인이었다. 왕의 조카놈이 처녀를 탐했다. 그러나 왕삼촌 때문에 침만 삼켜야 했다. 놈은 날이 갈수록 더러운 욕망을 억제할 수 없었다. 놈은 형제와 공모하여 왕삼촌을 전쟁터로 보냈다. 계략이었다. 조카들에게 속은 왕은 전쟁터로 떠나고, 조카놈은 더러운 욕망을 채웠다. 처녀를 강간한 것이다.

“연극대본 보고 기슈?”

왕이 돌아와 조카놈들의 악행을 알게 됐다. “짐승같은 놈들!” 왕은 분노하여 놈들을 짐승으로 만들어 버렸다. 짐승이 된 첫해에, 형제는 짐승처럼 교미하여 새끼들을 낳았다. 새끼들은 왕에게 보내졌다. 다시 일년 뒤 왕은 형제를 다른 짐승으로 바꿨다. 또다시 일년 뒤 왕은 놈들을 다시 사람으로 만들었다. 용서해준 것이다. (놈들이 피해 당사자한테 용서를 구했다는 얘기 자료는 못찾았다.)

왕은 “강간당한 여인의 명예를 지켜주겠다”며 피해여성과 결혼했다. 피해보상으로 권력도 나눠줬다. (피해여성이 어떤 기분이었는지, 그 얘기 자료는 못찾았다. ‘권력의 자비’일 뿐이며, 그 ‘자비’는 사실 허구다.)

(부록)

발안마 왕
웨일즈 신화에 등장하는 ‘북쪽의 왕’ Math. 처녀의 무릎에 발을 올려놓고 안마를 받아야 나라를 잘 다스리고 전쟁을 치를 힘이 생긴다고 꼴값떨던 왕. He must keep his feet in the lap of a young virgin at all times unless he is going to war. He marries Goewin, giving her power over his kingdom, in order to make amends. 이런저런 자료를 보니 피해여성과 결혼하고 권력을 나눠준 점을 높이 평가. 미투 전사들이 달려들어 정신 차리게 해줘야 할 놈.

연희단거리패의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의 한 장면. 원작.연출 이윤택, 조민기 등 출연.

피해여성
Goewin. She was raped by Gilfaethwy. 미투운동을 접하지 못해 안타깝다. She is additionally called 'the fairest maid of the land and time'.

조카놈들
강간범은 Gilfaethwy, 조력자는 Gwydion. 조력자 놈은 제 누이를 발 안마사로 추천, 채용비리 저지르기도 했음.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