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웬떡이랴!"

(1)

가난하여 힘겹게 살아가던 할머니 한분이 길을 걷다 버려진 냄비를 보았다. “오메, 웬떡이랴. 어디 빵꾸라도 났나? 빵꾸 났으면 어뗘. 꽃이라두 꽂아두문 되지!” 할미는 흥분해 중얼거리며 냄비를 살펴봤다. “오메, 웬떡이랴!” 냄비 안을 보니 금조각이 가득 들어 있었다.

할미는 몸에 두르고 있던 숄로 냄비를 묶어 질질 끌고가기 시작했다. 얼마 뒤 할미는 냄비가 잘 끌려오는지 궁금해 뒤를 돌아봤다. 냄비 안의 금조각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대신 은조각이 가득 들어 있었다. “오메, 웬떡이랴!” 할미는 은이 금에 비해 도둑맞을 확률이 낮으니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얼마뒤 할미는 또 돌아봤다. 냄비에는 쇳조각이 가득 들어 있었다. “오메, 웬떡이랴!” 할미는 은보다 쇠를 팔기 쉬우니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얼마뒤 할미는 또 돌아봤다. 냄비에는 돌이 들어 있었다. “오메, 웬떡이랴!” 할미는 돌을 문 버팀돌로 쓰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할미는 마침내 집에 도착했다. 바로 그때, 금-은-쇠-돌이었던 놈이 정체를 드러냈다. 고약한 변신으로 사람 놀려먹는 헤들리 코우라는 놈이었다. 놈은 할미를 비웃곤 제갈길로 떠났다. 할미는 놈의 뒷모습을 보며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보기 힘든 놈을 보게 됐으니 그것 역시 행운이라고 여겼다.

"웬떡이랴...."

(2)

“오메, 웬떡이랴!” 기존의 정치꾼들에게 많이 실망한 사람들은 안철수가 나타나자 환호했다. 안철수는 금과 같은 존재였다. 순식간에 금보다 비싼 정치인이 됐다. 초딩 시절 국어 교과서에 나오던 철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더욱 친밀감을 느꼈다. 사람들은 안초딩이란 애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안철수는 과연 쉴새없이 초딩짓을 하여 이름값을 했다.

“오메, 우리 정치판에 저런 훌륭한 분이 메시아처럼 나타났으니 웬떡이랴!” 안철수가 대통령 출마, 서울시장 출마를 연속 포기하고 철수를 거듭하자 사람들의 환호는 더욱 커졌다. 사람들은 “철수를 하고 또 하니 아주몹시 아름다운 사람”이라며 칭송했다.

“철수야, 우리 철수놀이 할까?” “.......”

안철수는 변신을 거듭했다. 말 뒤집기를 계속했다. 비교적 최근의 예를 마구잡이로 정리하면 이렇다. 바른정당과 통합 없다 --> 바른정당과 통합 있다 --> 백의종군할 것이다 --> 조건부 사퇴하겠다. 안철수의 뒤집기는 금-은-쇠-돌과 같아서 변신할수록 가치가 하락했다.

“지는 그만 철수합니다요~”

“오메, 웬일이랴!” 한편 사람들은 안철수의 변신쇼와 말바꾸기쇼가 벌어질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바꾸기, 뒤집기, 엎어치기, 메어치기 등 별별 난해하고 해괴한 4차기술이 동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술은 결국 초딩 수준이었다.

또한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오메, 알고보니 개떡이여!” “떡 아니고 짱돌이여” “오메, 그 짱돌을 어따 갖다 쓴디야....” “돌이켜보니 철수는 철수할 때만 아름다운 분이여”

금-은-쇠-돌 변신쇼가 실패하자 안철수는 결국 벌거벗은 뒷모습을 보이며 발길을 돌렸다. 돌아서 가는 철수의 길은 쓸쓸했으나 아름다웠다. “오메, 아름다운 거!” “오메, 진작 그럴것이지!” 사람들은 철수의 철수가 꽃보다 아름답다며 다시 칭송했다.

(부록)

헤들리 코우
다리 4개. 이 다리들이 놈을 멀대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 있다네요. 가축 병들게 하는 병균을 공중에 살포하는 등 하는 짓이 초딩 수준. 조지프 제이콥스라는 분이 19세기말에 수집한 영국 노섬브리아 언덕 위 헤들리 마을의 민담. 어디냐구유? 직접 찾아보슈!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