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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제 성폭행범과 자매의 '미투 운동'[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207)] 이승호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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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0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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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왕은 이웃나라와 전쟁이 일어나자 다른나라의 양아치왕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바보왕과 양아치는 친구간이기도 해서, 양아치는 바보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줬다. 바보왕은 보답의 표시로 양아치에게 딸을 주었다. 보답이라니, 주었다니! 당시 그리스의 남녀차별 얘기는 생략하기로 한다. 어쨌거나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된 딸에게는 아름다운 여동생이 하나 있었다. 언니는 동생을, 동생은 언니를 무척 아끼고 사랑했다. 하여 헤어지던 날 자매는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양아치나라로 팔려간 언니는 아들을 낳았다. 애비를 꼭 빼닮은 아들이었다. 세월이 흘렀고, 언니는 동생이 못견디게 그리웠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기분으로 양아치남편한테 부탁했다. “처가집 가서 내 동생, 그러니까 당신 처제좀 데리구 오문 안되겄슈?” 웬일인지 양아치는 고개를 끄덕이곤, 배를 몰아 바보왕의 나라로 갔다.

양아치는 처제를 배에 태워 데려오는 동안 커다란  페트병 가득 채울만큼 침을 흘렸다. 앞에서 말한대로 양아치의 처제는 대단한 미인이었기 때문이다. 놈은 제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본색을 드러냈다. 처제를 산속 오두막집으로 끌고가 성희롱, 성폭행 등 온갖 성00을 다했다.

욕심을 채운 양아치의 다음 행동이 더 기가 막혔다. 놈은 처제가 자신의 온갖 성희롱, 성폭행 등 온갖 성00 짓을 동네방네 퍼뜨릴 것이 두려웠다. 자신의 더러운 악행이 소문날까 두려웠다. 처제가 방송에 출연하여 폭로할까 두려웠다. 놈은 처제의 혀를 잘랐다. 말을 못하게 만든 것이다. 놈은 처제를 오두막집에 가두곤 크게 만족하여 궁으로 향했다.

“이이, 개, 색귀!”

“왜 당신 혼자 온 규? 동생은?” 아내가 물었다. “처제는 오는 길에 죽었구먼” 놈은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언니는 저 때문에 동생이 죽었다고 여겨 서럽게 울었다.

한편 혀를, 말을 잃은 동생은 자신의 사연을 세상에 알릴 방법이 없었다. 동생은 태피스트리에 자신이 당한 이야기를 수놓기 시작했다. “놈이 나를 끌고 오더니.... 성폭행하였다.... 말 못하게 혀를 잘랐다..... ” 동생은 수를 다 놓자 하녀를 시켜 태피스트리를 언니에게 전하도록 했다.

“이, 이런.... 개, 개, 색귀를 봤나....” 사실을 알게 된 언니는 피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다짐했다. 복수는 참혹했다. 아들을 잡아 양아치의 밥상에 올린 것이다. “끄윽, 잘 먹었다!” 남편놈은 개트림을 한번 거하게 하더니 아들을 찾았다. “우리 구여운 애지중지 아들좀 딛꾸와봐!”

아들 대신 혀 잘린 처제가 나타났다. 처제의 손에는 아들의 머리가 들려 있었다. “이 개, 색귀야, 니 아들 여깄다!” 아내도 함께 나타나 소리쳤다. 아들을 잃은 양아치는 반미치광이가 되어 도끼를 들고 자매를 쫓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 쟤를 덮었다고 그래!!”

제우스는 이 꼴을 진작부터 보고 있었다. 제우스는 “그냥 뒀다가는 큰일나겠다”며 자매와 양아치를 새로 만들어 버렸다. 동생은 나이팅게일, 언니는 제비, 강간범은 후투티(혹은 매)가 되었다. 제우스가 강간범을 극형에 처하지 않고 목숨을 살려준 이유는 그 역시 강간의 대마왕이었기 때문이다. 초록은 동색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덮어버린 것이다.


(부록)


언니와 동생
동생 필로멜라. 바보왕의 똑똑하고 용기있는 딸 1. 그녀는 말을 빼앗기자 수라는 방식으로 양아치를 고발함. “그냥 조용히 있으라”(silencing of Philomela)는 남성권력에 저항 침묵을 깨고 나온 여성. 미투운동의 계기가 되신 분. In the end, Philomela overcame her censorship by becoming a beautiful singer.
언니 프로크네. 바보왕의 똑똑하고 용기있는 딸 2. 동생과 더불어 미투운동의 계기 마련해주심.

나이팅게일
유럽에서는 소리가 아름다워 검은지빠귀·유럽물새와 함께 삼명조(三鳴鳥)로 불림. 밤낮없이 소리를 내는데, 특히 ‘침묵을 강요하는 밤’에도 소리를 내 이름에 ‘나이트’가 붙어있다는 설이 있음.

그녀는 현대 한국의 나이팅게일이 되었다

양아치왕
트라키아의 왕 테레우스. 처제 성폭행범. 현대 페미니즘에서는 남성의 강압적이며 폭력적인 입막음에 주목하며 놈의 혀 절단을 더 악마적인 ‘2차 성폭행’으로 여김. 테레우스의 발언 억압(suppression of speech by Tereus)이라는 관용적 표현 생겨남. 한편 놈의 변신인 후투티는 투구처럼 생긴 볏, 칼처럼 길고 날카로운 부리를 갖고 있음. 매 역시 매우 공격적인 놈. 놈의 개같은 성정을 반영한다.

바보왕
아테네의 왕 판디온. 테베와 전쟁이 벌어졌는데 양아치 친구 테레우스에게 도움 청함. 딸들을 불행하게 만들었으니 바보가 아닐 수 없다. 딸은 강간당할 때 애비의 이름을 수없이 불렀지만 바보라 듣지 못했다.


아들
이틸루스. 양아치를 애비로 둔 탓에 개죽음 당함. 엄마는 특히 아들이 애비를 닮아 더욱더 분노를 이기지 못했다는 소문 있음.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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