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엄마랑 화장실에서 그 짓을 한 목사’

성인잡지 허슬러는 1983년 11월호에 술 광고를 패러디해 제리 폴웰 목사에 대한 가상 인터뷰를 싣는다. 그는 ‘도덕적 다수’라는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를 결성, 레이건의 대선을 지원했던 우파의 기둥.

한 귀퉁이에 깨알 같은 작은 글자로 ‘패러디이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쓰여 있었으나, 전에도 수차례 고약한 대접(레이건과 항문 섹스를 하는 만평이라든지)을 받았던 폴웰 목사는 허슬러의 발행인 래리 플린트(우디 해럴슨)를 명예 훼손으로 고소한다.

“나 같은 쓰레기의 자유가 보장된다면, 다른 모두의 자유도 보장될 것이다.”

합의하는 게 좋겠다는 변호사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래리 플린트는 문제를 대법원까지 끌고 간다.

당시 대법원장은 레이건이 임명한 보수파 법관, 윌리엄 렌퀴스트. 폴웰 목사의 승리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8대 0. 대법관들이 만장일치로 플린트의 손을 들어준다. 판결문이 감동적이다.

‘미국 시민은 공적인 인물이나 정책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 이런 비판이 증오나 악의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허용돼야 한다. 비판의 동기를 문제 삼아 불이익을 주면 공적인 문제에 대한 토론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홧김에 한 말조차 ‘생각의 교환’이고 진실을 찾아가는데 기여한다.’

영화의 절정은 대법관들이 플린트 측 변호사(에드워드 노튼)와 논쟁하는 장면이다. 법관의 성향을 떠나서 ‘지켜야 할 무언가’를 위하여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은, 한국에선 법관들의 진부한 발어사에 불과한 ‘법과 양심에 따라’란 말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것을 웅변한다.

플린트가 음란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 장면. 가운데 앉은 판사는 카메오로 출연한 진짜 래리 플린트.

그밖에

* 플린트는 1978년, 괴한의 총격을 받아 하반신이 마비됐다. 허슬러에 실린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성관계 장면에 불만을 품은 백인 우월주의자의 소행이었다.
** 플린트는 지난해 10월 워싱턴포스트에 트럼프를 탄핵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가져오는 사람에게 1,000만 달러를 주겠다고 현상 광고를 냈다. 그는 “트럼프 탄핵은 모든 미국인의 임무”라고 말했다.
*** 펜트하우스가 2016년, 플레이보이가 2018년에 인쇄판 잡지를 접음으로써, 지금은 미국 3대 성인잡지 가운데 허슬러만 유일하게 종이 잡지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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