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KBS 아나운서와 기자가 마이크를 놓은 지 오늘(12.12)로 100일입니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KBS의 적폐를 청산하고 KBS를 국민의 품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지 100일째입니다. 한여름에 시작한 KBS 정상화 투쟁은 지금 이 시간 한겨울 칼바람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는 12월 5일부터 KBS 조합원 200명이 넘게 나서 24시간 릴레이 이어말하기를 진행하고 있고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과 KBS본부 성재호 위원장은 12월 7일부터 6일 간 단식을 진행했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한 그야말로 총력투쟁인 바 KBS 정상화가 얼마나 절박하고 중요한 사안인지를 웅변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우리 언론계 선배 그룹인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새언론포럼, 자유언론실천재단은 무엇보다도 KBS 후배 동료들의 싸움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는 이번 파업이 KBS 적폐 청산과 정상화를 넘어 말 그대로 진짜배기 국민의 방송 KBS로 완전히 새로 태어나는 계기임을 확신합니다. KBS 디엔에이(DNA)를 탈바꿈시키는 싸움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종속된 KBS가 아니라 자유롭고 독립된 공영 언론으로 거듭나는 투쟁임을 새삼 확인합니다. 더 이상 과거의 KBS로는 안 된다는 KBS 후배 동료들의 굳은 결의와 눈빛이 그 모든 걸 말하고 있습니다.

파업 100일, 이번 파업은 100% 이기는 싸움입니다. 정의로운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파업을 두고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극소수 극우 언론이 방송 장악 운운하는데 참으로 가당치도 않습니다. 그들의 논리 그대로를 따른다 해도 그들의 방송 장악은 정치권력을 위한 사적인 이득을 위한 것이고 KBS본부의 파업은 온 국민에게 온전한 KBS를 돌려주기 위한 공적인 책무입니다. 온 국민은 다 아는데 그들만 모르는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어제(12.11) 강규형 KBS 이사에게 ‘해임 건의 사전 통지’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이 KBS 비리 이사 업무추진비 사적 이용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지 17일만입니다. 우리는 이 결정이 KBS 정상화를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때늦은 결정임에도 환영합니다. 또한 우리는 방통위가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빨리 법적 절차를 밟아줄 것을 간곡히 요구합니다. 좌고우면 하지 말고 정해진 절차대로 하면 그만입니다. 그것이 방통위의 책무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KBS 조합원들의 고통은 하루하루가 천근만근입니다. 시청자들의 시청권 또한 하루라도 빨리 돌려줘야 합니다. 영국의 BBC나 일본의 NHK가 100일 넘게 파행을 거듭하는데도 해당 정부부처가 손 놓고 있다는 게 상상할 수 있는 일이겠습니까. KBS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방통위는 모든 노력을 다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끝)

2017년 12월 12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ㆍ80년해직언론인협의회ㆍ새언론포럼ㆍ자유언론실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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