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및 이사 해임 건의안이 2일 오후 방문진 이사회를 통과했다. 이날 이사회는 구야권 추천 보궐 이사 2명(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ㆍ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이 처음으로 참석하는 회의였다.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회의 핵심 안건은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및 이사 해임 건의 결의 건’이었다.

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회의 핵심 안건은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및 이사 해임 건의 결의 건’이었다. 방문진 이사들은 고 이사장 불신임안을 표결을 통해 통과시켰다. 사진=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지난달 23일 기존 구야권 이사 3명(유기철ㆍ이완기ㆍ최강욱)은 △MBC 경영진의 불법 경영과 부도덕 은폐?비호 △MBC 구성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MBC 특정 임원과 함께 모의하고 교사 △편파적으로 이사회를 이끌고 다수를 내세워 정관이나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등 부당한 방식으로 방문진 운영 △MBC 본사ㆍ자회사ㆍ계열사로부터 골프 접대와 고가의 선물을 받는 등 개인적 비위로 이사장 명예와 품위 실추 △선을 넘어선 이념 편향적 발언 등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언행 등을 이유로 고 이사장 불신임안을 방문진 사무처에 제출했다.
고 이사장은 이날 오전 방문진 사무실에 들렀다가 정오 무렵 떠났다. 고 이사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나에 대한) 불신임안이 상정되면, 어차피 나는 제척 사유로서 이사회에서 퇴장해야 한다”며 “방문진에 있다가 나오나 아예 안 들어가나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구여권 이사 3명(권혁철ㆍ김광동ㆍ이인철)은 고 이사장 불신임에 강하게 반발했고 권 이사와 이 이사는 이사회 도중 퇴장했다.

김광동 이사는 홀로 남아 “이사장을 불신임하면서 어떻게 소명 기회도 주지 않을 수 있느냐”, “(구야권 이사들이) 명확히 의도를 갖고 이사회에 참석했다”, “불신임 절차를 갖춰야 한다”, “명확한 불신임 사유를 달라”며 거듭 주장했다.

이완기 신임 방문진 이사장. 사진=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이에 이사회는 5분가량 정회됐다. 정회 후 고 이사장은 이사회에 배석한 임무혁 방문진 사무처장과의 통화에서 “이번 안은 (고 이사장 본인과 관련된 안건 처리 문제이기 때문에) 제척 사유에 해당해 자리를 떠난 것”이라며 “오늘은 몸이 아파 참여할 수 없다. 다음 정기이사회 때 참석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구야권 이사들은 이사장 불신임안이 제출된 지 일주일여가 지났다는 점, 2일 이사회 당일 출근했다가 퇴장했다는 점, 사무처장을 통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거부했다는 점 등을 들어 표결을 강행했다.

결국 고 이사장 불신임에 대한 비밀 투표가 먼저 진행됐다. 결과는 찬성 5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이후 김광동 이사는 “불신임안 내용은 부적절하다”며 방문진 이사회를 빠져 나갔고 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MBC 기자들은 “사퇴할 의사가 없느냐”, “MBC를 망친 데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고 이사장에 대한 ‘방문진 이사 해임 건의안’도 통과됐다.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고 전 이사장은 2일 오후 현재까지는 방문진 이사 신분이다. 사진=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방문진 사무처는 늦어도 3일까지 고 이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를 방문진 이사 임명권을 갖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한편, 고 이사장의 후임 방문진 이사장으로는 이완기 이사가 선출됐다. 이완기 신임 이사장은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해임안도 남은 이사들끼리 오늘 논의할 것”이라며 “현재 MBC는 방송 파행을 빚고 있다. 파행이 더 지속될 순 없다. 김 사장 해임(결의)안 제출 시기 등을 빠르게 논의해 시일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글은 미디어오늘 2017년 11월 02일(목)자 김도연ㆍ김지숙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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