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애 생기기를 원하는 여자는 삼신경을 외며 삼신할미에게 빌었어요. 생명은 남녀의 결합만으로 생기는게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에요. 생명은 삼신이 점지해야 생기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에요. 여자는 삼신할미 덕에 잉태해요. 삼신할미는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도록 도와줘요. 산모는 산통이 시작되면 삼신을 찾아요. 난산이다 싶으면 더 열심히 찾아요.

마침내 귀한 아기가 태어나요. 어떻게 태어난 아기인가요. 삼신이 점지하고 어미가 뱃속에서 길러낸 아기에요. 인간, 신, 자연, 우주가 합일하여 만들어낸 존재에요. 신성(神性)의 존재, 그야말로 반인반신의 존재에요.

생명을 점지해준 삼신할미의 정성을 잊으면 안돼요. 아기가 태어나고 백일이 되면 할미한테 정성을 드려야 해요. 정성을 어떻게 드리나, 먹는게 최고에요. 삼신한테 한상 차려드리면 돼요. 그래서 백일상은 삼신상이라고도 해요. 이웃들한테는 백설기, 수수팥떡, 인절미, 송편 등떡을 돌려요. 백명에게 떡을 돌려야 아기가 백세까지 산대요.

백일은 아기를 점지해준 삼신할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 아기가 백세까지 살라고 정성을 드리는 날이에요. 사실은 더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이에요. 아기는 그동안 삼신할미의 보호 속에서 살았어요. 하지만 백일 되는 날을 기점으로 아기는 삼신할미의 치마폭을 벗어나 속계(俗界)로 돌아가야 해요. 백일은 아기가 인간으로서의 홀로 서는 독립의 날인 거에요.

마침내 귀한 아기가 태어나 백일을 맞게 됐어요. 대통령 문재인이 내일(17일) 취임 백일을 맞게 됐어요. 어떻게 태어난 아기인가요. 삼신이 점지하고 국민이 산통을 겪으며 난산 끝에 태어난 귀하디 귀한 아기에요. 백일을 맞은 문재인 정부, 온갖 풍파 이겨내며 다시한번 우뚝 서 독립하기를.

삼신

산신(産神)이라 칭하기도 함. 임신, 출산, 육아 담당. 삼신=삼(생명 혹은 생명을 낳는 일)+신(神). ‘삼기다’는 ‘생기다’의 옛말. ‘삼’은 태(胎)를 뜻하기도 함. 고로 삼신은 생명신, 생명을 낳는 신. 민간에서는 삼을 ‘삼(三)’으로 오해하는 경우 있음. 삼신상에 메, 미역국, 종이고깔 등을 3개씩 차리는 것도 이러한 오해에서 비롯. 백일뿐 아니라 초이레, 두이레, 세이레, 백일, 돌에도 삼신께 정성을 드림.

삼신의 신체(神體)

삼신바가지, 삼신단지, 삼신주머니 형태. 이 용기 안에 쌀을 담고 흰실 한 타래를 바깥을 둘러 봉안. 봉안된 쌀은 제물이 아니라 신체로 여김. 이를 통해 삼신의 본질이 곡령(穀靈)임을 알 수 있음. 삼신을 신체 없이 모시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건궁 삼신’이라 함. 예를 들면, 형태를 갖춘 신체 없이 안방 윗목을 ‘삼신께’라 하여 삼신이 계신 장소로 관념화.

삼신주머니

일부 지역에서는 남성의 고환을 상징하도록 변형시키는 경우 있음. 충남 청양과 아산 등 지역에서는 주머니를 반으로 나눠, 그 안에 각각 쌀을 넣고 호두를 한 개씩 매달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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