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의 LA, 시카고, 덴버, 뉴욕, 보스톤 등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정권 안에 들어갈 것이다 ? 미 CNN은 29일 북한의 ICBM 시험 발사이후 미사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구촌의 군사문제는 대중매체가 그 선전이나 심리전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북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 국민의 공포심은 급속히 높아질 전망이다.

북한의 이번 ICBM 시험 발사는 이미 예고되어 왔었다. 북한은 유엔 등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치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고 관련 전문가 대부분도 그럴 가능성을 전망했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북한의 이번 ICBM 시험 발사가, 미국 의회가 28일 북한에 대한 원유와 석유 판매 금지 등이 포함된 초강력 제재 법안을 통과시킨데 대한 대응이며 남측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에 대한 답변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이 유엔이나 미국의 강경 조치에 반발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북한이 향후 유엔 제재 등에 대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전망한다.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핵 군축협상을 벌이겠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 등은 거부할 것이라는 점을 밝혀왔다.

미국 내에서도 북한에 대해 압박과 외교적 수단을 병행해야 할 시점이라는 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북한의 미사일과 핵 시험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대북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는 조치를 먼저 취하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고 한국과의 연합훈련도 지속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면 북한의 이번 ICBM 시험 발사에 따른 한반도 상황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관련 국가들의 비중으로 볼 때 미국 트럼프 정부의 선택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선택 가능한 전략은 군사적 대응과 외교적 방식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은 미국 내 정치적 역학관계에 의해 이뤄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의 ICBM 발사 후 정부 성명을 통해 북한을 강력 비판했다. 트럼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은 중국의 탓이라는 논리를 부각시키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으로 북한을 굴복시키겠다는 노림수를 다각도로 구체화시켜왔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은 북미간 문제라면서 미국이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고 있다고 되레 역공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유엔 결정이 아닌 자국 법으로 대북 제재를 가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유엔의 대북 제재도 인도적 사안과 북한 주민의 생계위협, 북한 경제에 타격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제재는 북한 경제 붕괴와 같은 효과를 노리는 성격의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 즉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면서 독자적 전략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전략은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은 그로 인한 남한의 피해가 가공할 만한 것이라는 견해가 대두되면서 옵션 항목에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 군부는 핵과 미사일 시설 타격이이 여전히 고려 대상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그것은 대북 심리전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가 이번 사태를 놓고 군사작전을 펼지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전쟁 선포권은 대통령과 의회가 애매한 상태로 장악하고 있는 점과 함께 트럼프가 최근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국내에서의 기반이 급속도로 약화되고 탄핵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 시 북한의 장사정포 1만 여기가 남한을 조준하고 있어 개전 수 시간 내에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주한미군과 한국 내 미 민간인 30만 명이 큰 피해를 입는 상황을 트럼프가 고려할 경우 대북 선제 타격 발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새 정부도 남북한 전면전이 초래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ICBM 시험 발사를 도발로 규탄하면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의 추가 배치와 미국 전략 무기 한반도 배치, 미군과 미사일 사격을 통한 북한 경고와 함께 군사적 대응과 대북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 등을 쏟아놓았다. 특히 사드의 조기 배치는 중국의 보복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불가피한 것으로 결론 낸 모습이다. 이런 강경한 모습은 향후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북한이 리비아와 이라크가 미국의 침공을 받은 경우를 들면서 미국과의 협상용으로 올인 하고 있는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남한 정부가 대응할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향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사전 포석과 같은 치밀한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이 있어야 한다 -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대미 협상용이라면서 주장하는데 남한은 대남 위협용으로 간주하면서 대응할 경우 한반도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추진하는 쪽으로 선택할 경우는?

한반도 사태가 매우 중차대한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는 바 남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한반도 사태에 대한 남한의 역할은 남북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강화된다. 지금은 남북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쪽으로 묘수를 찾아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군사문제는 그렇다 해도 이산가족 문제의 협상을 위해 북이 요구한 북한 식당 종업원 문제에 대해 국정원 개혁 차원이나 국민적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과감한 조치를 취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인 정부가 촛불혁명을 계승하면서 대북 정책이 이명박근혜 정권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스스로 입증해야 할 것이다. 남한은 한반도 당사국으로 미국 등 외세와는 다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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