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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과잉: 박권일씨의 경우〈강기석 재단 운영위원〉
  • 관리자
  • 승인 2017.07.2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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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권일이란 분(나는 이 분을 잘 모르므로)이 어제 한겨레에 쓴 ‘서사과잉: 김어준씨의 경우’라는 칼럼을 늦게 찾아 읽어 봤다.

꽤 바빠서 자칫 읽지 못하고 넘어갈 뻔 했는데 하도 온라인이 시끌벅쩍했기 때문이다.

우선 글이 독하다.

‘서사과잉’이라는 제목부터 심기를 건드리는데다 ‘조선 제일의 음모론자’ ‘김씨의 은밀한 취미생활’이란 말솜씨에 이르면 완전히 상대를 조롱하는 투다.

또 이 분은 공격 대상자의 글 전체의 논리가 아니라 글에서 인용한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통계수치같은 작은 부분을 트집잡아 글 전체 뿐 아니라 글쓴이의 인격까지 공격하는 용감성을 보이고 있다.

이 분이 얼마 전 조기숙 교수에 대해서도 역시 한겨레에 ‘서사과잉’이란 타이틀을 붙여 칼럼을 쓴 기억이 나는데, 내가 보기엔 조기숙 김어준 같은 이들이 서사과잉이 아니라 이 분의 칼럼이 ‘서술과잉’이다.

언론인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합리적 의심’을 단칼에 ‘음모론’으로 매도하고 있다.

이 분이 한겨레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는 것을 보면 이 분도 진보로 분류되는 칼럼니스트가 아닌가 싶다.

박씨처럼 진보 지식인이 다른 진보 지식인을 비판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우리 진영의 오류를 교정해서 우리 진영을 더 튼튼하게 만들자”는 갸륵한 뜻이 절대 아니다.

“나는 진보이지만 결코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진리만을 추구하는 참된 지성인임”을 광고하고 그에 따른 정신적 사치를 누리고 싶을 뿐이다.

누군가는 꽤 오래 전 이 분이 역시 한겨레에 ‘안철수씨의 건투를 빈다’는 칼럼을 썼던 사실을 끄집어 내 이 분의 배후에 친안철수 성향의 일부 한겨레 편집국 인사들이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건 아니라고 본다.

굳이 하나 더 있다면 ‘센 놈을 비판해 내 글의 주가를 올리는’ 박씨 개인의 계산이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박권일씨의 김어준 비판의 내용이나 방식에 동의하지 않지만 동시에 김어준이 전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나도 김어준이 잘못하는 것도 있고 부족한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혜훈이나 장제원 김성태 같은 이들을 꽤 괜찮은 정치인이라고 착각하게 만든 것은 잘못한 것이다.

홍준표나 박지원 같은 이들을 잘 다루지 못 하는 것은 그가 아직은 부족한 것이다.

그 밖에는 거의 당대 최고봉의 뉴스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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