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어제 한명숙 전 총리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한신건영 전 대표 한만호씨(56)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씨는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수사 과정에서 "정치자금 9억여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후 1심 재판에서 "돈을 건넨 바 없다"고 말을 바꿨고 검찰은 그 보복으로 그를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대법원이 한씨의 위증에 대한 원심을 파기할 가능성은 0%였다.

바로 이 대법원이 재작년 8월 한 전 총리의 유죄를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다는 것은 대법원의 자기부정인 것이다.

한씨가 위증한 것이 맞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 총리에 대한 유죄판결이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양승태 대법원은 보수적인 법률가들도 수긍하기 어려운 판결들을 잇따라 내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대법원장은 반헌법행위자 명단에도 그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최근에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파문을 통해 법관들을 통제하고 재판에 간섭해 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금은 개혁의 칼날이 온통 검찰을 겨누고 있으나 사실은 정의수호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 개혁의 중요성도 결코 검찰 개혁에 못지 않다.

천만다행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9월 신임 대법원장 임명을 시작으로 임기 중에 대법원장, 대법관 12명을 임명하고,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한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3명을 모두 임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혁의 핵심이자(혹은 핵심이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인적 청산''이 사법부의 경우 힘 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법관 구성은 대법원장 1명과 재판부를 구성하는 12명에 법원행정처장을 더해 14명이다)

역대 대통령들과 비슷한 수준의 교체라고는 하지만 그 시간적, 시대적 의미가 각별하다.

박근혜가 탄핵이 안 됐더라면 헌재소장과 대법원장도 박근혜가 임명했을 뻔 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분위기도 좋다.

일선 판사들이 전국법관대표회의 개최를 요구하는 등 사법개혁의 열망이 내부에서부터 끓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 촛불 덕분이다.

촛불혁명은 곳곳에 개혁의 불꽃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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