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중앙일보ㆍJTBC 회장이 지난 주말 돌연 사의를 표명하자 그의 대선 출마설이 확 나돌았다.

그는 사의 표명과 함께 내놓은 메시지에서 “오랜 고민 끝에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심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거대 미디어복합체를 경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작은 힘’이 무얼까?

사람들은 그것을 ‘대통령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홍 회장이 대선에 출마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지극히 논리적 추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첫째, 그는 부유층과 지식인 계층에게는 꽤 ‘괜찮은 인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일반 국민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다. 2개월도 안 되는 단기간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충분히 표를 얻을 만큼 인지도를 높일 도리가 없다.

둘째, 그가 몸 담을 정당이 없다. 자유한국당은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는 그에게 맞지 않고 바른정당은 그에게 힘이 되기에는 너무 세가 약하다. 호남당으로 전락한 국민의당 역시 그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는 있겠으나, 그건 승산이 제로다. 그가 아무리 부자이더라도 바위에 계란던지기에 수 백억을 쏟아 부을 정도로 무모하지는 않다.

셋째, 그가 아무리 훌륭한 교육을 받고 뛰어난 인품을 가진 인물이라 하더라도 그가 대선에 뛰어 드는 순간, 친일파이며 4.19 학살의 주역 홍진기의 아들이라는 일종의 연좌제가 그를 덮칠 것이다.

넷째, 그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처남이라는 것 역시 졸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언정 대선 가도에 역효과가 더 클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권력자가 권력을 이용해 부자가 되는 것도 용납하지 않지만, 부자의 상징이 권력을 잡는 것 역시 좋아하지 않는다.

다섯째,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그가 삼성가를 대표해서 정치자금을 전달하고 검사들을 떡값으로 매수했던 추한 과거사가 무더기로 되살아 튀어 나올 것이다. 그는 보광 탈세로 감옥살이까지 했다.

그러면 홍 회장이 킹메이커 역할은 할 수 있을까?

이것 역시 불가능하다.

첫째, 그가 안철수나 유승민을 아무리 도와 줘 봐야 시너지효과가 나지 않는다. 같은 부류의 스펙트럼에 있기 때문이다.

둘째, 아무리 종씨라고는 하지만 그가 홍준표 같은 망종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셋째, 안희정이나 이재명 등 민주당 주자들을 지지해도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경선판도는 홍 회장 정도의 영향력으로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면 왜 중앙일보ㆍJTBC 회장이라는 ‘큰 자리’를 던지고 ‘작은 힘’을 보탠다고 튀어 나왔을까?

그는 ‘작은 힘’을 보태는데 있어 “구체적으로 저는 남북관계, 일자리, 사회통합, 교육, 문화 등 대한민국이 새롭게 거듭나는 데 필요한 시대적 과제들에 대한 답을 찾고 함께 풀어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혹시 그가 문재인의 오른쪽을 보강함으로써 더욱 확실하게 그를 대통령 만들고, ‘대통령 문재인’과 함께 시대적 과제들에 대한 답을 함께 풀어가고자 하는 것일까?

그것이 내 추론이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인데, 그래도 그가 이 시기에 느닷없이 중앙일보·JTBC 회장 자리를 박차고 나온 최종적 이유가 그런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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