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8단’의 얍삽한 짓 - 자유언론실천재단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헬기에서 사격한 것으로 보이는 탄흔이 발견되자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재빨리 전인범 장군부터 걸고 넘어진다.

그가 “광주항쟁 때 공수부대가 발포한 것이 전두환의 지시가 아니라 지휘체계의 문란 탓으로 보인다”고 한 잘못된 발언을 또 끌어낸 것이다

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인범 장군의 현장 방문을 촉구한다. 뭐라고 궤변을 할까”라면서 “아직도 전인범 장군 같은 분은 사실을 부인하고 전두환의 발포 명령이 아니라고 해서 우리를 분노케 하고 있다”며 거듭 비판했다.

그가 전인범을 거론한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전인범을 영입한 문재인 후보에게 상처를 내기 위함이다.

그런데 광주 출신이 아닌 나는 이미 90년대 초부터 광주항쟁 때 헬기 기총사격의 가능성을 알고 또 믿고 있었다.

지난해 선종하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통해서다.

조 신부는 “헬기에서 번쩍번쩍하는 총기의 불빛을 분명히 목격했다”고 증언했는데 그와 같이 그 광경을 목격한 수많은 광주시민들이 있을 것이고, 또 조 신부의 증언은 책으로도 나와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92년부터 국회의원을 한 박지원 대표가 조비오 신부를 만난 적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헬기에서 기총사격을 했다는 증언을 들어 본 적이 없다고도 믿지 않는다.

박 대표는 “역사적 (총탄) 현장을 보존한 것은 하늘이 5·18 진상규명을 다시 요구하고 있는 시대적 요구라 생각한다”며 “이러한 사실을 보존시키고 발견한 위대한 광주시민의 정신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개가 풀 뜯어 먹는 소리다.

전일빌딩의 총탄 흔적은 37년 동안 그 자리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접근금지 구역도 아니다.

박지원 대표 등 다른 수많은 국민의당 의원들이 찾고자 했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던 ‘역사적 흔적’이다.(아마도 이미 그 흔적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한때 권력을 잡고 있기도 했지 않나.

박지원 대표는 “역사의 진실은 누구도 속일 수도 없앨 수도 없다”고 했는데 나는 그가 진실을 숨겼거나 최소한 피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인범 같은 군인들이 광주학살의 진상을 오해하고 있는 것은 박지원 대표같은 정치인들의 그런 직무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박지원과 김종인, ‘정치 8단’이 2명 있다던데 바둑 8단이나 태권도 8단보다 존경심이 가지 않는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